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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귀농지원을 받아 경북 영주 소백산 귀농드림타운에 체류하면서 전문 귀농 교육에 참여한 이덕용 씨.
평소 약용작물에 관심이 많던 이씨에게는 약초 심화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
성공적인 귀농 생활을 꿈꾸는 이씨를 만나 어떻게 귀농을 준비했는지 들어봤다.
서울에서 20여 년간 시설물 안전관리와 관련한 직장 을 다닌 이덕용 씨(62)는 3년 전부터 차근차근 귀농을 준비했다.
“10년 전부터 경기 시흥에서 텃밭 농사를 했어요. 농 사가 적성에 잘 맞아서 은퇴 후 귀농을 꿈꿨지요. 귀 농·귀촌에 관심을 갖고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에서 농업과 작물 등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배웠어요. 수도 권은 농업 지원 정책이 부족해서 귀농할 지역을 물색 하다가 서울시 도시농업과의 체류형 귀농지원 사업에 지원했어요.”
이씨는 소백산 귀농드림타운에 체류하며 받은 귀농 교육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다. 과수와 밭작물 등 기본 농사 교육 외에 영주시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대학에 서 사과·약초·한우 등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어 큰 힘이 됐다.
“예비 귀농인이 가족과 함께 귀농드림타운에서 생활 하며 귀농을 준비할 수 있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돼 요. 1년 동안 체류하면서 귀농 기초 교육만 받고 당장 정착하기는 쉽지 않아요. 실제 농사로 소득을 올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기초 교육 후 1~2년은 더 귀농 준 비를 해서 농업인의 체질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약용작물 재배로 성공 귀농 꿈꿔
소백산 귀농드림타운에 온 뒤 아내 김옥자 씨(57)도 이씨와 함께 행복한 농촌 생활을 꿈꾸게 됐다. 얼마 전 영주 문정동에 농사지을 땅 약 1만㎡(3100평)를 마 련한 이씨는 먼저 내년 농사 준비를 위해 토양을 관리 할 계획이라고.
“귀농 정착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땅과 집을 구하 기 쉽지 않은 거예요. 저는 운 좋게 농장을 꾸릴 곳에 서 10분 거리에 있는 농가 주택을 임차해서 집수리도 마쳤어요. 2~3년 동안 농가 주택에 살면서 농사와 농 촌살이에 적응한 다음 정착할 집을 지을 생각이에요.” 그동안 많은 선도 농가와 성공적으로 정착한 귀농 선 배를 만나봤지만 적합한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씨가 약용작물을 선택한 것은 귀농인이 소 득을 올리기에 적합한 작물이라는 판단에서다.
“사과와 인삼 주산지인 영주는 경쟁력 있는 농가가 너 무 많아서 농사 초보인 귀농인과 소농은 특용작물을 선호해요. 우선 구기자와 작약 등 3~4가지 약용작물 을 시험 재배해보고 이곳 기후와 토양에 잘 맞고 수익 성 좋은 작물을 선정해 집중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1~2년 동안 약용작물 재배와 관련한 심화 교 육을 받고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씨 는 ‘팜 셰어(공유 농장)’를 통해 도농 교류를 활성화하 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은퇴 후 귀농 계획을 세워도 선뜻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요. 기존의 과수와 약용작물 농가 등과 도시민을 연계해 함께 농사짓는 팜 셰어를 구상하고 있어요. 단 순 체험이 아닌 농작물 재배에 도시민이 참여하면 노 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도 도움 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안상술 씨에게 귀농을 제안한 건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관심이 많던 부인 강영옥 씨다.
강씨는 몇 년 전 한국방신통신대 농학과에 진학한 것을 시작으로 숲해설사·산림치유지도사·도시농업관리사 등
농업 관련 자격증을 땄다. 안씨는 든든한 귀농 동반자인 부인과 함께 전남 구례에서 체계적으로 귀농을 준비 중이다.
“이쪽은 김장채소 배추와 무·적갓·대파·부추예요. 옆에 배추처럼 보이는 건 식감이 좋고 잘 자라서 최근 인기 있는 배추갓이고요. 시금치·상추·아욱도 심고, 당근·방울양배추·브로콜리도 심었어요. 33㎡(10평) 텃밭에 좀 많이 심었나요? 하하.”
강영옥 씨(60)의 텃밭 설명이 한참 이어진다. 4~5가지 작물을 심은 다른 텃밭에 비해 확실히 다채롭다. “서울에서는 직접 심고 가꾸지 못했는데, 여기서 교육 받고 실습하며 자신감이 생겨 많이 심었어요. 기본 원 리를 알고 심으니까 기대 이상으로 잘 자라네요.” 텃밭에 물을 주며 잡초를 뽑는 안상술 씨(61)의 얼굴 에도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고향 남원에 갈 때마다 지리산을 찾곤 했습니다. 그때 부터 지리산 자락 구례에 관심과 애정이 생기더니 은 퇴하면 여기에서 살고 싶더라고요. 막연히 귀농을 생 각하다가 서울시 체류형 귀농지원 사업 지역에 구례가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지원했어요. 와보니 체류 공간이 독립적이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마음에 들었고 요.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해 귀농에 꼭 필요한 교육을 받고, 정보를 얻을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이론 + 실습 교육에 자신감 생겨,농촌 적응 연습도 유익
부부는 대부분 교육이 오전에 이론을 가르치고 오후 에 실습으로 이어져 배움의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개 인 텃밭에서 자유롭게 농작물을 심고, 언제든 전문가 에게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안씨 는 귀농이 주는 ‘건강·재미·의미’를 힘줘 말했다. “귀농은 정신과 신체 건강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도시민에게는 새로운 농사를 배우고 작물을 재배해 거두는 즐거움도 크고요.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 한다는 의미 또한 크지요.”
강씨는 교육생들과 지내며 새로운 공간과 사람에 적 응하는 법을 배워 유익하다고 말했다.
“여러 지역에서 온 교육생과 소통하며 친해지는 즐거 움이 컸어요. 각자의 장점과 특기를 나누면서 농업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우고, 농촌 생활에 소소한 즐거움 이 될 천연 염색과 비누 공예, 압화도 배웠지요.” 부부는 요즘 귀농한 뒤 지낼 집과 농지를 알아보고 있 다. 집과 농지를 정하는 대로 내년 농사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우리 같은 60대의 귀농·귀촌은 ‘돈’을 버는 것보다 농촌에서 ‘할 일’이 있느냐가 더 중요해요. 세대별 귀 농인 모임을 만들어 귀농한 뒤 할 일을 찾아볼 생각입 니다. 농촌에서 체계적으로 귀농 연습을 했으니, 내년 엔 실전 귀농을 해야지요.”
40대 중반부터 귀농을 준비하던 박승우 씨는 서울시의 소개로 전북 무주군의 ‘체재형 가족실습 농장’에서 내공을 쌓았다.
올해는 공동 재배 ·수확한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고 자신감을 쌓았다.
박승우 씨(54)는 30년 가까이 서울에서 정보기술(IT)장비와 관련한 업종에 종사했다. 귀농을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기 전까지 40대 중반부터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관련 정보를 모았으며, 수도권 근교의 주말농장에서 소규모로 농사를 짓기도 했다.
“체재형 가족실습 농장의 정보는 서울시농업기술센터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접했어요. 교육을 마친뒤에도 서울시농업기술센터는 문자 메시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 등을 통해 교육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했어요.”
공동 재배 비닐하우스·버섯재배사 유익
전북 무주군의 체재형 가족실습 농장에 머물며 귀농준비를 한 박씨는 이곳의 장점으로 공동 재배할 수 있는 시설하우스와 버섯재배사를 꼽았다.
“기존의 주말 농장에서는 주로 노지에서 키우는 작물을 접하고 재배했지만 이곳에서는 소규모이지만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양액 재배를 접할 수 있었어요. 또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표고버섯 재배사도큰 도움이 됐어요.”
박씨는 함께 체류하는 예비 귀농·귀촌인과 공동으로토마토 등을 재배하면서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무엇보다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인근 무주농협과 지역 장터는 물론 지인들과 직거래해유통한 경험이 소중했다고 말했다.
“표고버섯은 말려서 팔기도 하고, 토마토는 즙으로 가공해서 판매한 경험이 농사에 자신감이 생기게 한 원인인 것 같아요.”
박씨는 귀농한 뒤 재배할 작물을 무주 특산물인 천마로 정하고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경험했던 버섯과 재배 기술이 공유된다는 점도 천마를 선택한 이유가 됐다.
“주거지와 재배 단지가 마련되면 무주군에서 지원하는 천마를 생산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소득도 올릴 생각이에요.”
서울 태생인 엄재학·이대희 씨 부부는 평소 텃밭 농사에 매료돼 충북 제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 입교했다.
귀농에 앞서 1년간 살아보며 직접 작물을 재배하는 교육을 받은 덕분에 농업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젊어서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5년 전에 의료기기 사업을 했어요. 그동안 쉼 없이 일했으니 은퇴한 뒤에는 공기 좋은 농촌에서 여유 있게 살고 싶었어요. 2년 정도 서울에서 텃밭을 해보니 힐링이 되고 좋아서 귀촌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때마침 서울시의 체류형 귀농지원 사업 정보를 접한엄재학(65)·이대희(63) 씨 부부는 제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 지원했다.
“제천은 우선 서울에서 가깝고 교육 시설이 잘 돼 있어 좋아요. 올해 2월에 면접을 와서 보니 자연 환경도좋고 마음에 쏙 들었어요.
농촌에서 여유롭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인 이씨는 주저 없이 체류형 귀농 교육에 따라나섰다.
“이곳은 180㎡(약 54평)의 세대별 텃밭에서 다양한 농작물을 심고 직접 재배해볼 수 있어요. 토마 토·콩·감자·쌈채·토란·울금·고추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봤어요. 1년 동안 농촌에 살면서 귀농에필요한 교육을 받고 적성에 맞는지 파악할 수 있어 큰도움이 됐어요. 특히 이곳에서 만난 선배 귀농인(멘토)과 전문가에게 언제든지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것도장점이지요.”
농산물 재배법 배우고 귀농 멘토와 전문가 도움에 자신감 생겨
평소 약용작물에 관심이 많던 부부는 제천시 백운면에 760㎡(약 230평) 규모의 땅을 빌려 마와 토란 등도심어봤다.
“약초 교육을 통해 당귀·황기 등의 기본적인 재배법을 배우고 직접 심어보기도 해서 도움이 됐어요. 요즘인기인 새싹삼에 관심이 있어서 수경 재배법 등 관련자료를 찾아서 공부하고 있어요.”
특히 엄씨는 1년 남짓 귀농 교육만 받고 곧바로 농사로 소득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힘줘 말했다.“귀농 교육을 통해 재배 기술을 익히기에는 시간이다소 짧은 것이 아쉬워요. 그래서 1년 동안 작물별로기초 교육을 받은 다음, 2~3년 차에는 관심 작물의 심화 교육과 직접 상품화하는 단계의 교과 과정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어요.”
부부는 앞으로 1년 정도 제천에 살아보고 귀농할 곳을 결정할 생각이다. 기존 마을 사람들과 귀농인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백운면의 마을 등을 다니며 땅과 집을 물색 중이다.
“지역민과 갈등이 많으면 정착에 어려움을 겪어 역귀농하는 사례가 많아요. 귀농인이 먼저 지역민에게 친근하게 대하고 화합하면 정착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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