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도시서민의 마을이야기
지난 반세기, 서울은 6·25 전쟁과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유례가 없는 ‘압축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 틈에 등장한 ‘판자촌’, ‘달동네’는 변화하던 서울의 단편입니다. 그곳은 비록 무허가의 허름하기 짝이 없는 불량주택이지만 힘겨운 시대를 버텨나가는 서울 시민들의 소중한 주거 공간이었습니다. 무허가 불량 주택은 1960년대 서울시 전체 주거형태의 35%를 차지할 만큼 매우 익숙한 우리네 터전이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 불량주택의 정비를 목적으로 주택개량사업이 추진되면서 주거환경 개선, 주택의 양적확대라는 얼마간의 성과와 함께 지난 30여 년간 시민들의 삶을 지탱해준 이들 주거공간이 해체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라진 것은 비단 서민 주거지뿐이 아닙니다. 아파트가 대신한 그 자리에 이제 훈훈한 ‘마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가난했지만 희로애락을 나누며 서로를 보듬었던 ‘이웃사촌’ 역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철거와 재개발의 소용돌이를 꿋꿋이 견뎌 내거나, 여러 이유로 개발에서 배제된 몇몇이 여전히 고층의 아파트 숲 사이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6·25 전쟁을 겪은 실향민들이 꾸려온 마을도 있고, 관 주도의 도심 정비로 형성된 집단 이주 정착지도 있습니다. 서울의 아주 오래된 마을, 이른바 도시서민의 주거지로서 이곳엔 잃어버렸다고 여겨졌던 공동체성이 살아있고, 이웃사촌이 더불어 살아갑니다.
서울시는 마을, 사람, 그리고 서울시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그동안 배제되었던 도시서민들의 삶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는 그 첫 번째 기록으로 남아있는 도시서민의 주거지를 보여주는 한편,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에 묻어나는 ‘공동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성찰적 자세로 우리의 서울을 세심하게 돌보고, 가꾸어 나가고자 하는 서울시의 땀방울이 여기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지금, 서울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도시서민 그리고 그들의 터전을 함께 만나러 갑니다.
* 서울시가 만드는 도시재생 작은 전시 : 2014.7.14 ~ 23 (신청사 1층 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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