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야 누리집 -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 혁신 도시와 조직들이 몰려온다 ②

담당부서
경제진흥실 사회적경제과
문의
02-2133-5487
수정일
2014.10.20

사회적경제 혁신 도시와 조직들이 몰려온다 ②

GSEF 2014 참가 도시와 기관 소개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의 힘은 대단합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들, 오히려 혼자이기에 쓸쓸하고 힘들고 나약할 수밖에 없어 좌절하고 포기해야만 하는 여러 어려움들은 이제 경쟁과 갈등의 대상으로만 보였던 ‘이웃’과 함께 사회적경제의 큰 힘을 통해 하나 둘씩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빈곤, 양극화, 고용불안이라는 구조적인 큰 문제에서부터, 차별, 소외, 위험과 같이 혼자이기에 아프게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들을 이웃과 함께 이겨나가는 것이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이미 우리는 크고 작은 협동조합 운동, 사회적기업과 자활기업의 활동,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큰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회혁신, 그리고 삭막하기만 했던 마을의 생기있는 변화들을 경험해왔습니다. 이 변화는 비단 보이는 주변 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따뜻하게 회복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경제는 우리 주변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오래된 협동조합의 역사, 아시아 농촌과 중소도시에서 나타나는 마을의 혁신적 변화, 그리고 이윤만을 쫓는 신자유주의적 경제가 아닌 사람 중심의 착한경제를 추구하는 전 세계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 나아가 성장과 경쟁의 고독한 도시를 다시 이웃사이 따스한 호흡이 넘치게 하는 도시재생과 사회혁신의 과정들은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적경제의 위력을 새삼 확인시킵니다.

 

오는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청 신청사 등에서 개최되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창립총회 및 기념총회(GSEF 2014)’는 바로 전 세계에서 모인 우리의 이웃들이 서로 사회적경제의 힘을 나누고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성숙한 협동조합, 크고 무성한 나무만큼 필요한 시간, 그리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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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생협 S그룹과 이탈리아 트렌토 협동조합

 

 

이번에는 핀란드 생활협동조합 S그룹과 이탈리아 트렌토 협동조합을 소개합니다.



SOKOS 백화점(출처: 핀란드 위키피디아)

 

시장이 아닌 ‘저잣거리’를 만들어가는 핀란드 생협 ‘S그룹’

‘S그룹’하면 많은 분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의 모 재벌기업을 떠오르실지 모릅니다. 그런데 저 멀리 겨울여왕의 전설이 시작되었음직한 눈의 나라 북유럽 핀란드에도 아주 유명한,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은 생소한 ‘S그룹’이 있습니다.

“SOKOS”라는 대형 백화점 운영은 물론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레스토랑 사업, 주유소 사업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그리고 장례사업과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한 신용카드 발급도 하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 소비유통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니 가히 핀란드 ‘S그룹’은 대형 기업이라고도 불릴만합니다.

S그룹에서 발급하는 신용카드와 모바일서비스(출처: S-PANKKI페이스북)

 

사실 핀란드 S그룹의 실체는 이보다 더 대단합니다. 핀란드 전체인구는 서울시 인구의 절반에 못 미치는 약 550만 명입니다. 그 중 S그룹 조합원수가 핀란드 인구 40%에 달하는 약 210만 명이고 핀란드 전체 가구 수 중 약 80%가 S그룹 조합원이라 하니 핀란드에서 S그룹의 영향력과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히 핀란드인들의 생활 곳곳에서 느껴지는 S그룹의 영향력은 지구 반대편 한국인들 사이 S그룹이 끼치는 그것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그 영향력은 정반대입니다. 무엇보다 핀란드 S그룹은 기업의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S그룹의 최고경영자는 한명의 총수나 총수주변집단이 아니라 201만 조합원입니다. 다양한 협동조합의 연합체 형태로 유지되는 핀란드 생협 S그룹은 철저히 협동조합의 정신에 따라 조합원 사이 민주주의적 절차에 따라 S그룹을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S그룹의 경영진/임원은 조합원 직선으로 선출된다고 합니다. 2백만 명이 넘는 조합원들은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활용해서 투표에 참가한다고 합니다. S그룹 생협은 자체 조합 상품을 이용해서 조합원들의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인다고 하니 선거비용조차 생협의 활기로 이어지니 그야말로 정치참여와 조합의 경제적 이익이 함께하는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소위 이상적으로만 생각하는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일주 일표가 아니라 일인 일표로 기업 CEO와 경영진을 뽑는 상황이 거대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핀란드 생협 S그룹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거죠.

가입출자금 100유로(약 13만 4천원)만 내면 누구나 될 수 있는 조합원 스스로가 주인이기에 동네 어느 곳에서도 다양한 소비재들을 접할 수 있는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적정 가격에 맞춰 물건을 구매하고, 구매할 때마다 그 이익이 직간접적으로 본인들에게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조합원으로서의 자부심도 높다고 합니다. 사실상 자신들이 직접 뽑은 경영진들이 책정한 상품 가격이니만큼 상품과 가격에 대한 신뢰도는 그만큼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핀란드 생협 S그룹의 역사는 그 규모와 운영방식에 맞게 깁니다. 무려 110년 전인 1904년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시절 12개의 지역생협들이 모여 S그룹을 만들었으며, 주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여러 경제위기 속에서도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봉합적 위기관리가 아닌 철저한 협동조합 방식을 지키면서 위기를 극복해 온 S그룹은 한 때 180여개의 지역생협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현재는 37개로 합병하여 자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의 삼박자를 유지하면서 핀란드 소비유통시장 점유율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핀란드는 협동조합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제도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누구나가 인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안정된 복지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배경으로 S그룹은 핀란드에서 다른 어떤 자본주의 대기업보다 사랑받고 성공한 기업이자 생협이 될 수 있었습니다.

 

헬싱키에 위치한 S그룹 본사(출처: 위키피디아)

 

안정된 복지제도를 안락함보다는 역동적인 조합원 활동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면서 핀란드인 삶의 기업으로 성장한 S그룹 생협은 협동조합의 꿈을 키워나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주인이 소수가 아닌 기업에 참여하는 모두일 때, 가치있는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고, 그것이 기업뿐만 아니라 마을과 사람들 모두에게 커다란 행복을 안겨준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신자유주의식 경쟁방식에 따른 기업 합병이 아니라, 지역생협들 사이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의 꿈과 방식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합병해 나가면서, 삶의 시장, 그야말로 서로의 욕망을 즐거워하고 위로하고 웃음이 넘치는 ‘저잣거리’를 넓혀가는 핀란드 생협 S그룹의 모습은 우리가 협동조합을 통해 꾸는 꿈 중 일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기에 대한 자연 치유력과 면역력, 이탈리아 ‘트렌토 협동조합’

 

트렌토 협동조합 건물 정경 (출처: 공식 홈페이지)

 

다음으로 유럽의 남쪽으로 내려와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트렌티노알토아디제로 넘어가서 또 다른 협동조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이탈리아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는 잘 알려졌고, 그만큼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탈리아에서 협동조합이 잘 발달된 이유는 중세시대 ‘길드’와 자치도시라는 뜻의 ‘꼬뮤네(Comune)’의 역사적 전통과 경험에서 찾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상공업이 발달한 북부지방에서 전개된 산업화시기 ‘공장평의회’라는 현대적 경험이 현재 이탈리아 협동조합의 역사적 힘이라고도 말합니다. 두 역사적 경험 어느 것 하나 쉽게 폄하할 수 없기에, 이제 다시 협동조합의 힘을 부활시키려는 우리에게 이탈리아의 역사는 많은 교훈을 줍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지역인 볼로냐가 속한 에밀리아 로마냐州 북쪽으로 이탈리아 북부경계를 끼고 있는 트렌타노알티아니제州에도 탄탄한 협동조합 도시 트렌토가 있습니다. 전국 평균 8%대, 남부지역의 경우 무려 25%대의 실업률에 신음하는 이탈리아에서 트렌토는 볼로냐가 3%대 실업률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실업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협동조합의 힘이라 할 수 있지요.


트렌토는 우리의 강원도처럼 면적의 70%가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로 주로 농업 중심의 1차 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인구도 약 40만 명의 작은 규모이지요. 그런데 이 작은 도시에서 협동조합원의 수는 전체 주민의 반이 넘는 약 27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 지역의 전체 협동조합 매출은 2010년 기준 약 28억 유로(약 4조 370억 원)이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 규모는 신용협동조합의 경우 그 수가 57개이고 은행 점포 또한 383개라고 합니다. 농업협동조합은 92개가 있으며, 생협 또한 79개의 협동조합기업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렌토는 노동자, 서비스, 주택 및 사회적 협동조합이 295개나 되어 이 지역 전역의 공공부분을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 탄탄한 사회적 협동조합은 이 지역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신자유주의의 무게 속에서 많은 공공부 분들이 민영화되고, 그만큼 서민들의 고통이 커졌지만, 트렌토에서는 대부분의 공공 부분이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저비용 고품질의 공공서비스를 도시주민 전체가 고르게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명실상부 지역경제 자체가 협동조합 시스템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말 트렌토 지역은 많은 젊은이들과 가족들이 아메리카 이민자를 자청할 정도로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공업이 발달한 북부의 다른 지역과 달리 산간 지역이라 새로운 공업을 형성할 노동자들의 수도 부족했습니다. 빠른 인구유출을 막고 트렌토 고유의 경제 활성화와 자립을 위해 트렌토 사람들은 독일의 라이파이젠 신협운동, 그리고 영국 로치데일의 경험을 연구하면서 생협과 신협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트렌토에서 협동조합운동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처럼 활발하게 타올랐고, 얼마 되지 않아 약 170개의 협동조합이 생겨나면서 2만 명정도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흐름 속에서 1895년에 탄생한 ‘트렌토 협동조합연맹(Federazione Trentina della Cooperazione)’는 현재 조합원 수 약 24만명에, 약 5,500명이 임원으로 그리고 약 15,000명이 고용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동조합 중심의 경제를 기반으로 현재 트렌토의 재정자립도는 100%라고 합니다.

협동조합 마켓(출처: 공식 페이스북)​

 

트렌토를 포함해서 이탈리아에서 판매되는 소비자협동조합 브랜드인 ‘COOP’은 5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① ‘편의(보다 좋은 품질과 보다 좋은 가격)’, ② ‘품질(조합원으로 구성된 위원회 승인 품질)’, ③ ‘안전(철저한 안전 관리)’, ④ ‘윤리(인권과 노동권 존중 생산과정)’, ⑤ ‘생태(친환경 생산 및 포장)’

그런데 여기에는 협동조합 상품이라 우선 구매한다거나, 일반 상품을 배제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펼쳐진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COOP의 상품을 스스로 선택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그래서 시장에서 경쟁력과 친화력을 높이도록 하는 역량강화의 원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허울뿐인 광고나 트렌드 조성, 경쟁사 죽이기 같은 신자유주의 시장원칙이 아닌 협동조합 정신과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기반 한 시장원칙이지요. 트렌토 협동조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의 도시 트렌토에서는 다른 지역 협동조합 상품, 그리고 일반 상품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렌토 협동조합들이 여전히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당장의 일자리 창출이나 매상올리기가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위 5가지 원칙에 충실한 상품 경쟁력과 시장친화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트렌토의 적지 않은 협동조합들이 이러한 기본원칙들보다는 당장의 생존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고민이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닌, 바로 우리의 현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요?

오는 11월 17일 시작하는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창립총회 및 기념포럼(GSEF 2014)’에 오시면 핀란드 생협 S그룹과 트렌토 협동조합연맹의 생생한 경험들을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함께하셔서 서로의 생각은 물론 협동조합이 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힘도 함께 나누시기 바랍니다.

 

글. 이승원(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국제사업단장)

 

GSEF 2014 사무국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국제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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