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인식개선> ①축구로 다문화아동에 희망…FC서울 축구교실
서울 전역에 100여개…다문화가정과 일반 가정 함께 땀흘려
<※ 편집자 주 =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는 어른보다도 주변의 환경에 민감합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위해 서울시와 FC서울은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어린이에게 신체적 건강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는 즐거움까지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편견과 차별이 없는 건강한 다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한국 어린이들이 함께 땀을 흘리는 축구교실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여름의 따가운 햇볕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9월 한 평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초등학생과 7세 어린이 20여명이 모였다.
축구화를 신은 이들은 여느 다른 유소년 축구교실과 다를 바 없지만, 이들 중에는 엄마가 일본인인 다문화가정의 이성윤(9)·상윤(7·이상 가명) 형제도 끼었다.
형제는 엄마가 일본인이라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축구할 때만큼은 그렇지 않다. 친구들과 한팀이 돼 골을 넣으려고 땀을 흘릴 뿐이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성윤이는 "축구가 재미있고, 축구를 하면서 친구들과 더 친해졌다"고 천진난만하게 웃어 보였다.
엄마 오오니시 나츠미(39·가명) 씨는 "다른 다문화가정과 달리 친구들과 외모가 비슷해 다행히 많이 놀림을 당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친구들과 더 많이 친해지게 하려고 축구를 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FC서울과 함께 마련한 '다문화가족 자녀와 함께하는 유소년 축구교실'은 서울 전역에 100여개에 이른다.
다문화가정 자녀들만의 축구교실이 아니라 일반가정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축구교실은 그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운영됐다.
2007년 5천여명이었던 다문화가정 자녀 수가 올해 들어 3만명에 이를 정도로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우리 사회 적응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문화가정 자녀의 정규 학교 재학률은 87.3%로 10명 중 1명 이상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일반가정의 자녀 재학률이 98.9%인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2013년부터 매년 400여명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무료'로 축구교실에 참가하고 있으며, 3년간 1천명이 넘는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축구교실을 다녀갔다.
만 12세의 초등학교 및 미취학 자녀인 이들은 2명에서 많게는 5명까지 일반가정 아이들이 주를 이루는 축구교실에 참가한다.
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서울시내 약 30개 운동장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1년간 40회에 걸쳐 전담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는다.
일반가정 아이들과 한팀을 이뤄 10월에는 FC서울이 주최하는 'Future of FC서울' 대회에도 출전한다. FC서울 경기도 보고, 선수들을 만나는 기회도 주어진다.
이런 축구교실을 활성화하는 목적은 어릴 때부터 일반 가정 자녀와 다문화가정 자녀가 함께 어울리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인교대 장인실 다문화교육원장은 "다문화 교육의 가장 큰 부분은 '같이 하는 것'이다"라며 "운동이라는 목표하에 일반가정 아이들이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따로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편견이나 차별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가정 아이들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면 인위적인 교육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며 "다문화 자녀도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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