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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주민 자조모임 : ②'베트남 부채춤에 빠졌어요'

담당부서
여성가족정책실 외국인다문화담당관
문의
2133-5069
수정일
2015.08.17

연합뉴스 2015-08-03


 
'베트남 부채춤에 빠졌어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달 24일 관악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자조모임 '우리 마음 하나되기' 회원들이 베트남 부채춤을 연습하고 있다.
 
관악구 베트남 이주여성 자조모임 '우리 마음 하나되기'
한국서 뒤늦게 고국의 부채춤에 눈떠…"춤으로 지역민과 소통"
 
<※ 편집자 주 =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이주민에게 자조모임은 타국 생활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삶에 활기를 더해주는 만남의 장입니다. 모임 구성원들은 악기 연주부터 육아, 봉사활동까지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며 소통의 즐거움을 나눕니다. 연합뉴스는 건강한 다문화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에 앞장서는 이주민 자조모임을 4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매주 금요일 오후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 관악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화려한 부채춤이 펼쳐진다.

음악에 따라 부채를 쥐었다 펴며 대형을 만드는 모습이 한국의 부채춤과 비슷하지만, 부챗살보다 길게 뻗어나온 진분홍색 부채 날개가 꽃잎처럼 흔들리며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부채춤을 선보이는 이들은 관악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베트남 전통춤 자조모임 '우리 마음 하나되기' 회원들.

한국에 산 지 3∼10년 된 베트남 이주여성인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고국의 부채춤을 연습한다.

비가 내리던 지난달 24일에도 회원 8명이 어김없이 센터 3층 연습실로 모였다. 평소에는 편안한 차림으로 모이지만 이날은 특별히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까지 챙겨 입었다.

한국으로 귀화한 모임장 한선희(31) 씨는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며 "일주일에 두 번 모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춤을 가르치는 강사는 따로 없다. 연습은 모두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동영상을 보고 회원들끼리 서로 가르쳐주는 '상부상조' 방식이다.

놀랍게도 이전까지 춤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회원은 아무도 없단다. 춤에는 모두가 초보인 셈이다.

춤에 사용되는 베트남 부채 '까이 꾸앗'은 센터가 직접 구입해 제공했다. '까이 꾸앗'은 한국 부채와 흡사하지만 부챗살을 감싸는 천을 길게 늘어뜨려 화려함을 더했다.

판김후에(31) 씨는 "처음에는 춤추는 게 쑥스러웠지만 함께 연습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밝게 웃었다.

한 씨는 "한국 사람들처럼 베트남 사람도 춤과 노래를 좋아한다"며 "춤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즐겁게 출 수는 있다"고 자신했다.

 
'베트남 부채춤에 빠졌어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달 24일 관악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자조모임 '우리 마음 하나되기' 회원들이 베트남 부채춤을 연습하고 있다.
 
모임이 결성된 건 지난 2013년.

서울시가 다문화가족 자조모임 지원사업을 시작하던 해 관악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이주여성을 위한 자조모임을 만들었다. 3년째 매년 10명에 가까운 회원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센터 자조모임 담당 고선 씨는 "센터 이용자 가운데 베트남 출신이 많아 이들을 위한 모임을 따로 만들게 됐다"며 "자조모임 영향으로 더 많은 이용자가 찾아오면서 모임이 센터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에서 베트남어 통·번역 일을 하며 모임에서도 활동 중인 홍영란(27) 씨는 둘째를 임신 중이어서 춤을 출 수 없음에도 모임에 참석해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홍 씨는 "지금은 회원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항상 춤을 함께 추고 싶은 마음"이라며 웃었다.

회원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으로, 절반가량은 한국어가 아직 서툴다.

여전히 한국 땅이 낯선 이들에게 자조모임은 단순한 취미 활동 이상이다.

루엔(22) 씨는 "예전에는 집에 주로 있어서 심심했는데 모임에선 나와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서 사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흡족해했다.

지난해 입국한 '막내' 뚜엔(21) 씨는 "외국 사람에게 거리감을 느끼며 '한국의 것만 배우라'고 하는 한국 사람이 많아 좀 답답했는데 이곳에서는 친구도 사귀고 고국의 전통춤도 배울 수 있어 즐겁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우리 마음 하나되기'는 매년 관악구청에서 주최하는 축제 무대에 오르며 지역사회와도 소통에 나선다.

다음 달 5일에 열리는 올해 축제에서는 베트남의 '국민가요'격인 '사랑해요 베트남'(트엉 꾸아 베트남)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씨는 "춤을 추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런 무대를 통해 베트남의 춤과 노래를 알리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며 "앞으로도 모임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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