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축구교실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는 이요한 <<fc서울 제공="">>
미국인 아버지·한국인 어머니 사이 태어나 미국서 살다 한국으로 이사와
학교 부적응 우려해 홈스쿨링을 하다 축구를 시작한 후 정규학교에도 들어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축구 덕분에 친구들과 친해졌어요."
프로축구 FC서울이 운영하는 다문화가정 축구교실에 3년째 다니는 이요셉(11) 요한(9) 형제는 7일 축구를 통해 생활에 활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요셉·요한 형제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건너온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다.
부모는 요셉·요한 형제가 집에서 영어로 주로 대화해 한국말이 서툰데다 다문화가정 학생이라는 이유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학교에 보내는 대신 집에서 교육시키는 홈스쿨링을 택했다.
그렇지만 학교생활 경험이 없어 사회성이 부족해지지는 않을까 항상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바로 다문화가정 축구교실이었다.
요셉이는 "엄마가 축구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라면서 "옛날엔 축구를 많이 좋아하진 않았는데 하다보니 재미가 생겼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요한이도 "예전엔 축구를 잘 몰랐는데 지금은 친구랑 같이 놀고 축구를 해서 재미있다"라고 거들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 패스나 드리블 연습을 하거나 실제 경기를 하면서 친구들과 뛰노는 시간이 마냥 즐거운 것이다. 축구교실에는 요셉·요한 형제뿐 아니라 다른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있었던 덕분에 또래들과 어울리기도 한결 쉬웠다.
요셉·요한이는 축구교실을 통해 또래 아이들과 친해지는 법을 알았고 올해 들어 인근 초등학교에 각각 5학년과 3학년으로 들어갔다.
요셉이는 "축구를 하다보니 학교에서 하는 발야구도 잘하게 됐다"라고 말하자 요한이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라고 거들었다.
요셉·요한이는 FC서울 측에서 매년 1, 2차례 프로축구 리그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덕분에 축구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특히 2013년까지 서울에서 뛴 외국인 공격수 데얀을 좋아하면서 공격 포지션에도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요셉이는 처음 축구를 시작할 당시 공격보다 수비를 맡는 경우가 많았지만 3년간 축구교실에서 기술을 익힌 결과 이제 골을 넣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요셉이의 소속팀은 매년 열리는 FC서울 축구교실 팀 대항전에서 초반 탈락을 면치 못했지만 요셉이는 올해 대회에서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벼르고 있다.
요한이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FC서울 고요한처럼 플레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요한·요셉이의 어머니는 "교육기간에 제한이 있는 다른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과 달리 3년동안 계속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다만 학기 중과 달리 방학 때는 수업료를 내야한다는 점은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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