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 도시를 뒤덮는 생활불쾌곤충의 위협
삼육대학교 교양교육원 김동건 부교수
벚꽃이 지면 한강변을 중심으로 아파트 및 상가 주변을 하얗게 덮은 동양하루살이 떼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5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동양하루살이와 초저녁 산책길에 눈앞에 무리지어 나타나는 깔따구 무리들, 그리고 최근 들어 6월이면 나타나는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들. 이들은 사람을 물지도 않고, 병원체를 직접 옮기지도 않지만 분명히 우리의 일상을 괴롭히는 존재들입니다.
이처럼 늦은 봄부터 급증하는 “생활불쾌곤충”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위생·환경·안전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새로운 도시재난 요소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이상기후, 도시화, 조명환경 변화 등의 복합적 원인으로 이들 곤충이 더 자주,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과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생활불쾌곤충이란?
‘생활불쾌곤충’은 학술적으로 정의된 개념은 아니지만, 보건·환경 분야에서 직접적인 해를 가하지 않지만 일상 속 불쾌감, 위생문제, 사회적 불편을 유발하는 곤충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동양하루살이, 깔따구, 붉은등우단털파리 등이 있으며, 이들은 특히 조명, 하천, 하수구, 습기 많은 곳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생활불쾌곤충은 감염병을 직접 매개하지는 않지만, 대량으로 출현할 경우 사체가 쌓이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배수구를 막거나 식품에 혼입되어 2차적인 위생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도로에 쌓이게 되면 교통사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들의 사체를 먹기 위해 쥐, 바퀴벌레와 같은 질병을 매개하는 다른 생물이 몰려들어 도심 내 위생 안전에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생활불쾌곤충은 환경적인 측면으로 볼 때, 유충은 하천이나 토양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여 환경을 정화시키는 순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충으로 우화하게 되면 도심으로 몰려들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와 혐오감을 주는 존재가 됩니다. 붉은등우단털파리의 경우, 아무리 환경 정화 기능이 있고 성충이 화분 매개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인 만큼 국내 토착종과의 경쟁 문제, 생태계 교란 가능성 등 잠재적인 부작용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적극적인 방제가 필요합니다. 외래침입종 관리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첫걸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전생물학적 관점에서 중요한 관리 대상입니다.
동양하루살이의 경우, 하천이나 강의 중하류 지역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우화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성충으로 탈피하는 생태적 특성은 이미 쥐라기 시대에 형성된 것입니다. 인간의 주거 공간이 하천과 강 주변으로 확장되면서 겪는 불편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곤충과 공존하는 도시, 그러나 질서는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불쾌하다고 박멸을 해야 하나”라는 반문을 하기도 합니다. 보건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불쾌함은 곧 스트레스이며, 이는 인간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건강 위해 요소’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질병을 매개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존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곤충을 무조건 박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활불쾌곤충도 생태계의 일부이며, 무조건적인 제거보다는 적절한 통제와 조절이 필요한 대상입니다. 특히 사람과 충돌하는 공간에서는 일정한 질서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곤충의 폭발적 발생은 그 자체로 도시의 위생과 안전을 해치고, 시민 불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시민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도시환경 정비와 선제적 방제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에서는 AI 기반 예측모델, 대상 곤충별 자동포획기, 서식지 생태조사 등 과학기술을 접목한 예방 중심의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특정 지역에 곤충이 언제쯤, 어느 정도 규모로 출현할지를 예보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곤충의 서식처와 인간의 생활권이 불필요하게 겹치지 않도록 조정함으로써, 곤충의 생태적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불편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공존 기반의 도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연과 도시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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