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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호] 조류인플루엔자의 스필오버: 조용히 퍼지는 팬데믹의 전조

담당부서
시민건강국감염병관리과
문의
02-2133-9520
수정일
2025-08-06

 

[2025년 8월호] 전문가 칼럼

전문가 칼럼
조류인플루엔자의 스필오버: 조용히 퍼지는 팬데믹의 전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송대섭 교수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은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회복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넥스트 팬데믹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 FAO(유엔식량농업기구), WOAH(세계동물보건기구)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차기 팬데믹의 유력한 병원체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를 지목하고 있다. WHO는 2024년부터 H5 계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팬데믹 전단계” 감시 1군으로 지정했고, WOAH는 포유류 감염의 확산과 인간 감염 사례의 지속을 근거로 H5N1을 ‘Disease X’, 즉 미지의 팬데믹 감염병으로 분류했다.

조류인플루엔자(H5N1)의 진화된 위험과 스필오버 현황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는 야생조류와 가금류를 넘어 최근 다양한 포유류로 확산 중이며, 스필오버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사람과의 접촉이 잦은 젖소, 고양이 등의 감염 사례는 공중보건 차원에서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2024년, 미국 낙농 산업의 중심지인 텍사스, 캔자스, 미시간 등에서 젖소의 대규모 H5N1 감염이 보고되었다. 이 바이러스는 단순히 감염에 그치지 않고, 우유 및 유선 조직에서 고농도로 검출되며 바이러스의 생존과 전염 가능성을 입증했다. 일부 농장에서는 감염된 젖소의 우유를 먹은 고양이들이 50%의 치사율을 보이며 수일 내 폐사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인체 감염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4년 3월부터 5월, 젖소에 노출된 두 명의 농장 노동자가 H5N1에 감염되어 결막염 증상을 보였다. 비록 가벼운 증상으로 곧 회복되었지만 젖소나 가금류에 의한 인체 감염 사례는 최근까지 70건 확인되었고, 이 중 캐나다에서 중증 사례 1건, 2025년 1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는 첫 사망 사례가 보고되어 인체 감염에 매우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3년 여름, 서울의 사설 동물 보호소 두 곳에서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고병원성 H5N1에 감염되어 호흡기, 신경계 증상을 보이며 폐사하였다. 감염 경로는 생오리 원료를 사용한 비살균 사료, 일명 ‘날오리고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포유류를 넘어 새로운 스필오버 대상을 찾아 확산되고 있다. 바로 해양 포유류의 감염이다. 2023년부터 남미의 남부 해안지대(페루, 칠레 등)에서는 바다사자를 중심으로 최소 24,000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류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에 의해서 폐사하였다.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 포유류에 적응된 돌연변이가 발견되어 이는 단순한 일시적 감염을 넘어, 지속적 전파와 대규모 확산 가능성을 내포한 스필오버임을 시사한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새로운 전파 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의 경계 앞에 선 H5N1, 해답은 ‘원헬스’에 있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다양한 포유류로의 전파 사례는 사람 간 전파로 나아갈 수 있는 ‘마지막 관문’ 앞에 서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역시 현재까지는 팬데믹 상황이 아니지만, 만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 간 전염 능력을 획득한다면, 즉시 팬데믹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와 진화 속도는, 인간 중심의 공중보건 시스템만으로는 대응의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감염병을 단지 ‘사람의 질병’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가금류, 젖소, 고양이, 바다사자까지 경계를 무너뜨리는 감염병 앞에서 우리는 사람-동물-환경이 하나의 생태적 연결 고리로 작동한다는 원헬스(One Health) 관점에서 감염병에 접근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원헬스는 단지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다음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하고 실질적인 전략적 틀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대비가 필요하다.

· 인체-동물-환경 통합 감시 체계의 구축 (반려동물을 포함하는 다중 포유류 감시체계 확립)

· 야생동물 접촉 금지, 방역 신고체계 준수, 고위험군 대상 교육 프로그램 도입

· 주변국 발생 현황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및 국제적 정보 공유 체계 마련

·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의 선제적 비축

· 감염병 증상 발생 시 사회적 거리두기 (반려동물과도 거리두기로 역인수전파 방지)

감염병은 연결된 세계를 타고 온다.

우리의 대응 역시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사람과 동물, 그리고 환경의 경계를 넘어 연결되어야 한다.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협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은 팬데믹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작은 신호들을 놓치지 않아야 할 때입니다.” By 송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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