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동시대 미술서 번역 · 출간
『라운드테이블: 1989년 이후 동시대 미술 현장을 이야기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전의 미술과는 현격히 다른 양상을 띠며 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최근 20여 년간의 미술, 즉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에 대한 이해의 길잡이가 되는 미술서를 번역한 『라운드테이블: 1989년 이후 동시대 미술 현장을 이야기하다』 출간함
현대 미술은 여전히 어렵고,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추상미술로 대변되는 모더니즘 미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모더니즘 이후,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은 우리를 혼돈으로 이끌었고 더 이상 중심적인 문화 개념이 없게 된 상황은 미술에 대한 이해 이전에 작품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작품을 경험하고 판단하는 기준마저 흔들어놓았다. 최근 20여 년간 급변한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는 이러한 중심 없는 상황에 더해 미술에 총체적인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현재의 미술은 더 이상 단일의 원칙과 기준에서 발생하고 수렴되지 않으며, 그야말로 “동con 시대적-temporary”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현재진행하고 있다.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은 박물관과는 달리, 바로 ‘지금, 여기here and now’에서 일어나고 있는 최신의 미술을 보여준다. 동시대의 살아있는 작가들은 현재진행형으로 작품을 생산해내고 있고, 예술 활동들은 실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전시 또한 실천적으로 이루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예술 활동과 예술실천, 전시들이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들에게는 곧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다.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와 지식을 갖추는 일은 이제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작가, 비평가, 전시기획자 등 전문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의 일이 되었다.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는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에 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한 학예연구사들의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1989년 이후 동시대 미술에 관한 최신 에세이 모음집’인 『Contemporary Art: 1989 to the Present』(Wiley Blackwell, 2013)의 독해와 번역을 2013년 처음 시작하였고, 연구 활동의 결과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번역서를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1989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현대미술 종사자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질문들, 최근의 미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서술하고, 역사화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이를 통해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해의 틀을 새롭게 설정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 책이 기점으로 삼고 있는 1989년 이후 현재까지 20여 년간 미술은 급격히 팽창했고 더욱 더 복잡해졌다. 1989년 이후 세계는 냉전 종식, 독일 통일, 소련 붕괴 등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을 시발로 이제는 하나의 이데올로기의 대립구도로 이해될 수 없는 다원적인 정치 현실과 세계화(globalization)로 이해되는 하나의 일원적인 경제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는 예술에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실천 동력을 제공하였고, 우리는 이전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새로운 미술 양상들에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최근의 동시대 미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서술하고, 역사화 할 것인가의 문제’를 이 책은 화두로 내놓았고, 1989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새로운 미술을 “동시대성(the comtemporary)”이라는 키워드로 이해하고자 제안한다. 이제 미술은 더 이상 자기충족적으로 고독하게 놓여 있는 작품을 대상으로 한 미적 경험만으로 이해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 전제다. 결국 작품과 전시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기존의 개념 틀을 가지고 동시대의 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는 동시대 미술에 대한 몰이해로 결과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예술 개념, 즉 자기충족적 예술이 아니라 일상과 현실에 개입하는 사회적 예술, 박제된 정박형의 예술이 아니라 이동하고 유동하는 유목민적 예술, 지역과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컬 예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 동시대 미술의 현주소를 살펴보려는 시도가 바로 이 책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이 책은 동시대와 세계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미술, 형식주의, 매체특정성, 예술과 테크놀로지, 비엔날레, 참여, 액티비즘, 에이전시, 근본주의의 대두, 판단, 시장, 미술학교와 아카데미, 미술사학 등 동시대 미술과 관련한 14개의 주제를 목차로 구성하였고, 각 주제에 각기 세 편씩 총 42편의 글을 싣고 있다. 국제적인 비평가, 미술사가, 작가, 큐레이터 등 40여 명에 이르는 필자들이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와 다양한 주제적 접근을 통해 동시대 미술에 대한 라운드테이블을 펼친다. 동시대 미술을 바라보는 이러한 다각적인 관점과 논쟁적인 양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글판 제목 『라운드테이블: 1989년 이후 동시대 미술 현장을 이야기하다』로 했다.
이 책의 번역은 서울시립미술관 4개과의 학예연구사 22명이 참여하였고, 2013년 처음 번역을 시작한 이래 수차례의 번역 워크숍을 통해 내용을 공유하고 용어들을 정리해나갔다. 동시대 미술을 특징짓는 새로운 개념들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전시 등 현장의 실례들을 풍부하게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독해와 번역은 미술관 학예연구사들의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해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미술 전문서를 완역하여 번역서를 출판하는 일이 국내 국공립 현대미술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미술관의 작은 연구 활동으로 시작한 일이 동시대 미술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가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미술연구기관으로서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이 번역서가 미술관 관계자, 미술연구자, 미술이론 전공자, 작가, 비평가, 큐레이터 및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는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도서 판매 >
시중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 및 서울시립미술관 아트샵 아르떼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가격은 35,000원이다.
- 도서출판 예경 02-396-3040~3 / www.yek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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