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분야 누리집 - 서울특별시





		
		

	 
	
	

마을에서 정상적으로 살기 위하여 <아빠맘두부>

2016.06.15
지역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3

마을에서 정상적으로 살기 위하여

아빠맘두부

 

18번 아빠맘두밤

 

 

 

“파리에 사는 주부들은 빵을 사다 묵히지 않는다. 식사를 할 때마다 그녀들은 빵집에 가서 빵을 사오고, 남으면 버린다. 식사란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두부만 해도 그렇다. 막 사온 것을 먹어야지, 밤을 넘긴 두부 따위 먹을 수 없잖은가, 하고 생각하는 게 정상적인 인간의 사고다.”(무라카미 하루키)

 

은평구에는 이런 ‘정상적인’ 인간의 사고를 하는 아빠들이 있다. 마을에서 두부를 만들고 배달하는 ‘아빠맘두부’의 아빠들이다. 밤을 넘기거나 유통 기한이 2주씩이나 되는 ‘두부 같은 것’은 이들에게 없다. 오늘 만들어 오늘 배달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래서 ‘아빠맘두부’를 따뜻하다고 말한다. 갓 만든 ‘따끈따끈’한 두부, 좋은 두부를 먹이려는 아빠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빠맘두부의 단골인 서영숙 씨는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쓰기 때문에 아빠맘두부를 찾는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다른 포장 두부는 ‘두부 비슷한 것’일 뿐 진짜 두부가 아니다. 그래서 아빠맘두부가 만든 두부를 먹기 시작한 뒤로는 마트에서 파는 두부를 사지 않는다. 입과 몸이 좋은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마음은 몸을 따른다.

 

과거 우리가 먹던 두부는 모두 그런 두부였다. 그러나 식품 대기업들의 브랜드 포장 두부가 마트를 비롯해 시장을 장악하면서 마을의 가내 수공업 두부가 사라졌고, 동시에 “뚜부∼ 갓 만든 뚜부∼”라고 외치는 소리도 골목에서 사라졌다.

 

갓 만든 두부는 물기가 많아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브랜드 포장 두부는 대부분 섭씨 80도에서 30분 동안 살균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유통 기한이 길어진다. 두부를 보름 동안 묵히는 것은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부(맛)를 죽이는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포장 두부를 맛있다며 먹는다. 이유가 있다. 포장지에 적힌 성분을 살펴보라. 해바라기씨유나 식물성 유지 등이 첨가되어 있다. ‘브랜드 두부의 맛’을 만드는 중요한 성분들이다. 두부 고유의 고소한 맛이 아닌 첨가된 기름의 맛인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진짜 맛 대신 인공의 맛에 길들여졌다.

 

 

아빠들의 ‘의리투합’, 아빠들의 ‘맨땅에 헤딩’

 

아빠맘두부는 박치득 씨를 비롯해 한 동네에 사는 아빠 네 명이 작당 모의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중년의 남자 넷, 그들은 직장을 다니거나 자영업을 하거나 은평 지역 내 시민 단체에서 활동하던 사람들로 모두 아이가 있는 아빠들이다.

 

“은평시민넷에서 10년 넘게 여러 활동을 함께 했어요. 의리로 뭉친 사이죠.(웃음) 지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을 했는데,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일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어요. 그렇다면 마을에서 우리가 직접 한번 만들어보자, 의미도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마을에서 만들어 팔던 옛날 두부처럼 우리도 맛있는 ‘진짜’ 두부를 만들어보자!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된 거죠.”

 

‘의리’로 뭉친 아빠들은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따끈한 두부를 공급하던 옛날 두부 장수 모습을 떠올렸다. 옛날 맛을 잃은 두부의 참맛을 찾아줄 수 있겠다 싶었고, 먹을거리 중에서 자본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됐다. 두부는 또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것이기도 했다. 로컬 푸드로서도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규모 자본에 의해 진짜 맛을 잃어버린 고유의 먹을거리라는 점도 두부를 선택하게 된 한 가지 이유였다.

 

그러나 두부를 만들어보자는 호기어린 결정과 달리 회사를 만들고 사업을 벌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평소 집에서 요리를 하던 남자들도 아니었고, 두부 만들기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도 아니었다. 더더구나 사업 경험도 없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다.

 

아빠들은 매일 저녁 만났다. 당시 회사에 다니고 있던 박치득 씨는 그때를 회상하면 힘들긴 했어도 즐거웠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지역의 먹을거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새롭게 자기들만의 일을 시작한다니 가슴도 두근거렸다. 매일같이 회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나눴다. 공장 부지도 찾아다녔다. 적당한 가격에 쓸 만한 기계를 구하기 위해 발품도 팔았다. 두부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고, 경험 많은 사람들에게 자문을 계속 구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맛있는’ 두부를 만들고 싶었다. 원하는 맛이 나올 때까지 만들고 버리는 일을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실험에 실험을 거듭했다. 가족들은 본의 아니게 실험을 위한 ‘마루타’가 되었다. 이들을 응원하는 마을 주민들 역시 자청해서 마루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든 두부를 마을의 아는 주민들에게 시식을 시키기도 했다. 이 정도 맛이면 되겠는지 여러 사람들이 맛보고 평가해 주는 게 큰 도움이 되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 하루아침에 건강하고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질 수는 없었다.

 

 

아빠들, 마을 두부를 만들다!

 

2012년 6월, 은평구 갈현동에 마침내 가내 수공업 규모의 두부 공장을 차릴 만한 공간을 구하고 시설을 갖춘 뒤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포장 두부와 다른 두부를 만들려면 포장 두부의 특성인 보존성을 포기해야만 했다. 박치득 씨는 이 과정에서 겪은 애로를 이렇게 말한다.

 

“두부를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첨가제를 넣어야 하는데, 우리는 당연히 그것을 넣지 않습니다. 우리는 보존 기한이 짧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로컬 푸드를 표방한 만큼 은평 지역에서는 배달을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두부를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말도 마세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두부를 먹기만 할 때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박치득 씨는 웃으며 강조한다. 자신도 그냥 두부를 먹기만 하는 소비자였을 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두부를 만들어보니 먹는 것 하나하나에 들어간 노동과 정성이 보인다고 했다. 두부만 그러할까? 모든 먹을거리가 다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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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대기업들이 먹을거리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모든 것을 장악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대기업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싼 식재료를 선호하고, 먹을거리를 만드는 과정을 단순한 하청 노동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식품을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간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갔다. 각종 화학적 공정이 가미되고 맛의 변질을 막기 위한 첨가물이 들어가도 소비자는 그 사실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두부도 다르지 않았다.

 

아빠들은 두부를 만드는 공정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좋은 콩을 찾았고, 과거 두부를 만들던 전통적인 직화 방식을 연구했다. 콩 본연의 고소한 맛이 살아있는 두부를 만들어야 했다. 수작업을 하다 보니 맛과 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전까지 두부를 사먹어 보기만 하고 제조 공정을 접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남자들에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은 처음에는 아득해 보이기만 했다. 네 남자의 머릿속은 온통 두부 생각뿐이었다.

 

“직화 방식으로 두부를 만드는 전통 방식은 노동이 많이 필요한 방식이에요. 콩을 불리고 갈고 끓이는 과정이 다 분리되어 있어서 단계별로 노동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전체 과정이 기계로 자동화된 곳에서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지만, 전통 방식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요. 또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하니까 고용 효과도 생기는 거고요.”

 

아빠맘두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 못지않게 재료인 콩의 품질도 중요하게 여겼다. 콩에 따라 두부 맛이 판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 곳에서 생산한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보았다. 결국 좋은 콩을 구하는 게 관건이었다. 아빠들이 선택한 콩은 파주의 장단콩이었다. 장단은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지역의 이름으로, 옛날에 이곳에서 생산한 콩을 임금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유전자 조작 과정이 없고 맛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었다. 아빠맘두부는 파주의 영농법인과 계약을 맺고 그곳 콩만 사용하고 있다.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또 한 가지는 자신들이 만든 두부를 사서 먹는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었다. 마을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이었다. 그들은 두부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시식회를 가졌다. 주민들의 피드백은 품질을 높여가는 데뿐 아니라 아빠맘두부를 알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주민들을 상대로 브랜드 공모도 했다. 50여 개나 되는 후보명이 들어왔다. 주변의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투표를 거쳐 ‘아빠맘’이 회사 이름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아빠맘두부’의 탄생이었다. 두부도 모르고 사업도 모르던 동네 아빠 네 사람이 자신과 가족, 나아가 마을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서 얻게 된 이름이었다. 그렇게 해서 2012년 11월 ‘아빠맘두부’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지역 사회에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힘을 쓰기로 다짐하고, 살맛나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품게 된 것도 모두 두부를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삼으면서 비롯되었다. 하루키가 말한 ‘정상적인’ 사고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것도 따지고 보면 두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아빠들, 뚜벅뚜벅 길을 걷다

 

아빠맘두부의 반응은 좋았다. 큰 식품 회사들이 만들어 파는 포장 두부가 보존성을 강조하면서 맛을 잃은 데 반해 보존성을 포기한 대신 맛을 되살린 덕분이었다. 한두 번 왔다가 그 맛에 반했다며 지속적으로 배달을 받는 단골도 생겼다. 아이에게 맛있고 건강한 두부를 줄 수 있어 좋다는 주부도 있었고, “믿고 먹는 아빠맘두부”라는 얘기도 들었다. 동네에 믿을 수 있는 두부 가게가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는 주민도 있었다. 박치득 씨는 그런 칭찬들이 자신들이 세운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두부는 보존 기한이 짧아요. 당일 생산, 당일 판매, 당일 소진이 원칙이에요. 물론 지키기 쉽지 않죠. 오늘 만든 것은 오늘 소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 안 팔리면 익일까지는 팔아요. 당연히 손님들에게 오늘 만든 두부가 아니라고 말씀을 드리죠. 그런 원칙을 지켜서 만드니까 당연히 대기업 포장 두부와는 맛이 다를 수밖에요.”

 

문제는 브랜드 포장 두부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었다. 맛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역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 아빠맘두부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래서 가격을 브랜드 포장 두부보다 낮게 책정했지만 일반 시장에서 파는 값싼 수입 두부보다는 비쌀 수밖에 없었다.

 

처음 아빠맘두부를 열었을 때는 기대만큼 두부가 팔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뒷짐 지고 가만있을 수는 없었다. 적극적으로 마을 안으로 뛰어들어 아빠맘두부를 알렸다. 은평구에서 열리는 은평 누리축제, 상림마을 물푸레 상상축제, 갈현동 와글와글 골목 상상축제, 도시농부장터 마르쉐 등 이런저런 마을 축제는 물론 광역 단위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민들에게 두부를 직접 만들고 맛보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체험 행사와 시식회를 함께 하느라 뻘뻘 땀을 흘리기 일쑤였지만, 행사는 매번 많은 사람들로 왁자지껄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끓인 두유에 간수(해양 심층수)를 치고 응고시킨 뒤 모양을 만들고 잘라서 하나하나 포장하는 것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기는 처음이라서인지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흥겨워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두부에 이름을 적어 집으로 가져갔다. 모두들 태어나 처음 만들어보는 두부였을 것이다. 준비해 간 재료가 모두 소진될 정도로 체험 행사는 매번 큰 호응을 얻었다.

 

“사실 이런 축제에 나가면 우리는 엄청 고생이에요.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요.(웃음)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체험이다 보니 다들 흥미로워해요. 반응이 꽤 좋죠.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열망이 점점 커진다는 걸 느낄 수 있고요. 여건만 되면 힘들어도 이런 체험 행사를 더 자주 해보고 싶어요.”

 

아빠들은 마을에서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것 외에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다른 일도 꿈꾸고 있다. 은평구 밖의 다른 지역에서도 건강한 두부를 만드는 마을기업의 창업을 돕는 것이다.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내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을거리를 사 먹음으로써 ‘지역 순환 경제’가 자연스레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지역 경제, 골목 상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거나 구매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대기업에서 만든 상품과 경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아빠맘두부가 지역의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면 이런 불공정한 환경에 균열을 내는 일이 될 것이다.

 

외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아빠맘두부는 마을기업 공모에도 일부러 지원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아빠맘두부는 여전히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아빠맘두부를 먹다가 그만 먹겠다고 한 사람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 아직까지 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이를 안정시키면서 다른 마을에도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는 것이 박치득 씨의 바람이다.

 

“마을에서 생산한 두부를 꼭 먹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맛있고 안전한 것을 먹을 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저희같이 먹을거리를 만드는 마을기업의 생명은 신뢰가 아닐까 해요. 아빠맘두부는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맛있는 두부로 인정을 받고 점점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두부를 드신 분들은 이내 단골이 되고요. 우리의 노하우를 다른 지역의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전수해 드릴 생각도 있어요. 그게 잘되려면 우리가 분명한 성공 사례가 되어야죠. 재정적으로도 안정된 모습을 보면 다른 지역이나 마을에서도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팔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빵과 두부, 프랑스와 한국

 

이 글의 앞머리에서 언급한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 보자. 프랑스에는 대도시건 시골이건 어디에 가도 볼 수 있는 것이 동네 빵집이다. 빵집은 초등학교, 우체국, 성당 등과 함께 마을을 이루는 기본 요소 중 하나다. 프랑스 사람들은 대규모 공장이나 대기업이 아닌 동네 빵집에서 갓 구워 파는 신선한 빵을 주로 사 먹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쩌면 “인간의 따뜻한 손으로 만든 빵 대신 차가운 기계가 만든 빵을 먹는다는 건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하는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런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프랑스 사람들 덕분에 프랑스에는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빵을 만들어 파는 일을 하고 있다. 맛있는 바게트를 파는 파리의 동네 빵집들을 소개하는 책이 출판되었을 정도다.

 

우리도 과거처럼 마을마다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파는 집들이 생기고 갓 만든 신선한 두부를 사 먹는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서로 다른 두부 맛을 비교하고 맛있는 두부를 파는 마을 두부집을 소개하는 책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책이 나온다면 아빠맘두부는 어떻게 소개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아니면 세계 최고 권위의 식도락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의 별점이 서울 곳곳에 생겨난 마을 두부집에도 찍힐지 모르겠다.

 

 

 

 

 

 

 

발췌 :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박재동-김이준수 지음, 샨티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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