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분야 누리집 - 서울특별시





		
		

	 
	
	

청년들의 협동으로 일군 느낌의 공동체 <우리마을카페오공과 우리동네사람들>

2016.06.15
지역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3

청년들의 협동으로 일군 느낌의 공동체

우리마을카페오공과 우리동네사람들

 

 

8번 우리마을카페오번과 카페 사람들

 

 

적게 소비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가능한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서울 서초 서초동에 위치한 ‘우리마을카페오공’(이하 카페오공)에서는 바로 그런 삶의 기술을 찾고 있다. “비싸고 큰 소비가 이뤄지는 ‘강남’이라는 공간에서 그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일단 접어두고 이들이 하는 얘기를 먼저 들어보자. 카페오공은 경쟁보다 협력과 공존·공유를 기치로 ‘다른 삶’을 꾸리고 있는 청년 마을공동체다.

 

카페오공, 그 이름에서 이들의 정체성이 묻어난다. ‘오공’은 주인장의 인원수 ‘50’을 뜻한다.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50명의 청년들이 만든 협동조합 카페이자 커뮤니티 공간이다. 서초동에 이어 녹번동 서울혁신파크(서울혁신파크는 은평구 녹번동 (구)질병관리본부의 10만 9천 평방미터에 이르는 부지 안에, 서울시가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출 및 혁신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다양한 혁신 기업과 단체를 집적·육성해 소셜 벤처와 창업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분야가 힘을 합쳐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부가가치·일자리 창출의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도시 혁신의 창조·확산·협업을 선도하는 공간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서울혁신파크에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청년일자리허브·인생이모작지원센터·크리에이티브랩·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등 서울시의 중간 지원 조직이 모여 있어 기관 간의 활발한 협업 및 아이디어 융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 청년허브에서도 ‘창문카페’라는 이름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카페오공의 조합원 일부는 주거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공부하면서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돈보다 가치를 지향하고, 남들 보기에 버젓한 직업이나 직장보다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한다. 그래서 그들은 늘 스스로와 세상에게 “적게 쓰면서 어떻게 하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을까?” 묻고, 그 질문의 답을 찾으려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알게 된 것은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다른 삶’이 곧 그 질문에 대한 답인 셈이다.

 

 

협동조합, 청년들의 삶의 안전망

 

카페오공은 2012년 4월 만들어졌다. 초기 자본금은 5천만 원. 법륜 스님이 이끄는 수행 공동체이자 불교 단체인 정토회에서 함께 활동하고 공부하던 청년들이 뭉쳐서 만든 카페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카페오공의 시작은 귀촌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2011년 처음으로 귀촌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임을 가졌다. 생각보다 귀촌의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일주일을 합숙하면서 끝장토론을 벌였다. 왜 귀촌을 하려는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부터 귀촌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오갔다. 그리고 귀촌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귀촌하기보다 준비 과정을 거치자는 쪽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들이 생각하는 귀촌은 도시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농어촌으로 들어가는 기존의 귀촌 개념과는 조금 달랐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 있는 청년들의 현실적인 상황도 반영한 것이지만, 이들에게는 장기적으로 청년들의 협업과 네트워크에 뿌리를 둔 마을공동체를 여러 지역에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농어촌과 도시에 문화 공간, 생태 공간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도시건 농어촌 지역이건 원하는 곳으로 이주하면서 살 수 있는 일종의 마을공동체 연합을 그들은 꿈꾸었다.

 

그렇게 된다면 도시에서 공동체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일할 수도 있고 농어촌에서 농사를 짓거나 문화 공간 등을 운영하면서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자유로이 공동체를 선택하면서 자신과 더 잘 맞는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방법이었다. 아울러 자신들이 비록 정토회라는 불교 단체의 구성원들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공동체 정신과 가치에 동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만 지녔다면 종교가 무엇이든 함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었다.

 

이들은 카페오공을 열기 전에 먼저 인천 검암 지역에서 여섯 명이 공동 주거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카페오공과 함께 이야기해야 할 주거 공동체 ‘우리동네사람들’(이하 우동사)이 그것이다. 그 시작은 2011년 9월이었다. 함께 살면서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제로 독서 모임을 해나갔고, 그러는 가운데 협동조합 방식으로 카페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카페를 열 장소로 서초동을 알아본 이유는 지리적으로 익숙한 정토회 부근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역시 월세가 만만치 않았다.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다 지하 공간에 비교적 저렴한 자리가 나왔다.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일단 시작해 보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조합원 규칙이나 권리 등을 마련해 나아갔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뒤, 2012년 4월 카페의 문을 열 수 있었다. 주변에 있는 스타벅스 등 거대 커피 프랜차이즈와도 경쟁해야 했기에 일반적인 카페로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카페오공만의 콘셉트를 잡았다. 커뮤니티 활동 위주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주력하자!

 

주인 노릇을 할 호스트를 섭외해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심야 식당’을 여는 등 다양한 재능 나눔 활동이 카페오공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했다. 재능 나눔 프로그램만 해도 1년 동안 300회를 넘게 개최했고, 그 결과 3천 명이 넘는 인원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재능 나눔 참여자가 다시 참여하는 비율도 꽤 높았다. 서초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이제 서울 다른 지역의 청년들도 카페오공을 많이 찾고 있다. 카페오공에서는 프리마켓 ‘오공장터’도 매달 한 번씩 진행한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마을 커뮤니티 공간이자 연결고리로서 카페오공의 이름이 꽤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면서 보이지 않는 수익이 쌓여갔다. 카페 수익도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자립을 이루어냈다. 임대료나 인건비 등 기본적인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은 벌고 있는 것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나름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고 인건비를 줄이거나 재료비를 줄이는 식의 절감이 아니다. 적게 쓰면서 풍요롭게 살기 위한 실천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이 카페오공이다.

 

청년들의 협동은 탄탄하다. 애초에 가치 공유를 우선하면서 공부를 계속해 온 덕분이다. 100만 원씩 낸 출자금을 되돌려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일찌감치 합의가 되었다. 그 대신 조합원들은 ‘콩알’이라는 대안 화폐를 월 1만 원씩 받았다. 카페오공에서 다루는 커피와 차, 음식 등의 먹을거리를 사 먹을 때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조합원 모두가 자신이 주인이라는 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조합원들 모두가 ‘주인장’으로 불린다. 카페오공의 핵심은 거기에 있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다!”

 

 

적게 소비하자 삶의 질은 높아지고 자유가 찾아왔다

 

그런데 이렇게 주인이 많으면 협동하기보다는 각자 자기 주장만 내세우게 되지는 않을까? 사공이 많아서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답은 ‘아니다’이다. 울새들은 늙은 울새를 쪼아 죽이지만,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에게 노령 연금을 준다. 같은 무리 안, 대개의 사람은 동물들보다 서로에게 더 친절하고 서로를 더 위해준다. 협동조합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협동 정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서로 협동하고 협력함으로써 나무들이 함께 숲을 이루고 그 안에서 공존하고 공영하자는 것이 협동조합의 원리다. 그것은 마을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철학자 신승철은 《녹색은 적색의 미래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무들이 모이면 숲이 된다. 나무와 나무에 ‘사이’가 생기고, 사이와 사이는 곧 ‘흐름’이 된다. 사이와 흐름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터전이 된다. 그럼으로써 숲은 1+1=2가 아니라 3도 되고 4도 된다. 마을공동체나 협동조합도 그렇다.” 카페오공은 바로 1 더하기 1이 3도 되고 4도 되는 것을 경험하는 공간이요 집단이다.

 

우동사에 거주하면서 카페오공의 주인장 중 한 명이자 대표로 있는 조정훈 씨는 다른 주인장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또 직접 공동체를 꾸려 생활하면서 삶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20대 때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모르니까 그냥 남들 하듯이 살았죠. 학교를 졸업하고 투자 회사에서 일했어요.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한 명이었죠. 일하면서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뭐가 아닌지를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러다가 정토회에서 불교 공부를 하면서 내 생각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이 불안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된 거죠. 뜻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공부하고 공동체를 도모하면서 불안하고 흔들리던 것이 차츰 없어졌어요. 사람이 자유로워지면 무엇을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어요. 지금도 어려움은 있으나 무리하지는 않아요.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여럿이 함께 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카페오공도 그렇고 우동사도 그렇고 모두 “적게 쓰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은 적게 쓰는 기술이 있어야만 적은 비용으로도 일을 하는 데 제약을 덜 받고, 하고 싶은 일과 집중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기술이 쌓이면 선순환 구조가 생기기 때문이다.

 

우동사도 사람이 늘고 결혼하는 커플 등이 생기면서 지금은 총 세 채로 집이 늘었다. 모두 스무 명가량이 공동 주거를 하고 있는데 직업은 바리스타, 교사, 마을 활동가 등으로 다양하다. 결혼한 두 쌍을 제외하고는 모두 1인 가구다. 그들은 장기적으로는 도시와 농어촌 지역에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원하는 지역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계속 추구하되, 우선은 우동사가 위치한 검암에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집은 내부 출자금과 대출을 통해 구입했다. 출자금은 원래는 1천만 원씩이었으나 지금은 2천만 원씩으로 올렸다. 물론 한꺼번에 다 내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조금씩 납부하는 방식이다. 개인 지분을 인정하고 그 외에 생겨난 현물 등은 공동 지분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공부’와 ‘함께 살기’를 통해 끊임없이 진화해 가는 주거 공동체가 우동사이다.

 

그런데 이렇게 함께 사는 것이 적게 쓰면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같이 살면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나요?” 그래서 얼마만큼 비용이 절감됐는지 뽑아보았다. 1인 가구의 경우 보통 한 달에 월세, 공과금, 생활비 등으로 65만 원 정도가 든다. 그런데 우동사는 이보다 훨씬 적게 들었다. 1인 기준으로 고작 15만 원이 들었다. 함께 살다보니 무엇보다 월세 비용이 크게 줄었다. 주거 관련 비용이 76.9퍼센트나 감소한 셈이다. 생활비도 당연히 줄었다. 내 것을 따로 사지 않아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매달 자체적으로 주민세를 걷고 있는데 1인당 4만 원씩 낸다. 생활비도 거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벌면 더 내는 등 형편에 맞춰서 낸다. 최소 6만 원에서 16만 원까지로 생활비 부담도 크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낭비도 자연스레 줄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네 마리의 암탉이 사는 옥상의 닭장으로 향하고, 닭은 매일 두세 개씩 계란을 낳아준다.

 

그런 식으로 절약할 수 있는 액수를 뽑아보니 12명 기준으로 1년에 무려 7,200만 원에 이른다는 것이 조정훈 씨의 설명이다. 적게 벌면서도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나는 가난하지만 우리는 풍요롭다.” 카페오공과 우동사를 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말이다.

 

조정훈 씨는 이와 같은 마을공동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을공동체의 핵심은 관계망이라고 봅니다. 우동사가 단단하게 갈 수 있는 핵심은 월요 밥상 모임에 있지 싶어요. 월요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소사를 공유하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혼자 놀던 것에서 친구(동료)와 함께 놀게 되고, 머뭇거리던 것에서 새로운 시도를 주저 없이 하게 되면서 각자의 삶도 풍요로워지고 있고요. 거기서 받는 에너지가 엄청나요.”

 

함께 모여 살다 보면 의견 충돌이나 갈등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이들은 의견 충돌을 빚지 않으려 애쓰기보다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의견이 충돌하면 그것을 푸는 것에 더 관심을 두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마음의 근육을 강화하는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야 의견 충돌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자기 생각을 강요하기보다는, 먼저 자기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면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갈등을 푸는 과정에 초점을 맞출 때 비로소 임기응변식 미봉이 아닌 진정한 해결책도 보이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조정훈 씨는 마음 공부가 공동체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마음 공부를 통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들여다보고 상대의 마음을 존중할 줄 아는 힘이 생긴다면, 규칙 같은 것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우동사 식구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한 결정이 있다면 바로 규칙을 만들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한다. 일단 규칙 없이 살아보고 정 안 되면 만들자고 했는데, 지금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규칙 없이도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다. 이들을 보면 공동체에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도 어쩌면 편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소통이 막히거나 잘 안 될 때, 이야기하기가 꺼려질 때, 그런 상황을 풀어갈 힘이 없을 것이라는 신뢰의 포기가 규칙을 요구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우동사에는 규칙은 없고 그 대신 집안에서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을 뿐이다.

 

그 밖에 우동사는 검암 땅에 100평, 강화에 500평의 땅을 빌려서 농사도 짓는다. 이른바 ‘텃밭오공’이다. 매달 한 번 우동사 사람들이 모이는 밭 데이, 논 데이 등을 진행하면서 농작물과 친해지고 우동사 사람들 간의 친목을 다지는 행사도 열고 있다. 그들은 ‘창문카페’가 있는 녹번동의 청년허브 건물 옆 빈터에도 농작물을 심고 기르는데, 이곳에서는 서울혁신파크에 함께 있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세대 융합을 이루는 또 다른 재미를 찾고 있다. 공동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의료 두레 실험도 최근 시작했다.

 

 

청년이 만드는 ‘다른 삶’

 

카페오공과 우동사는 이렇게 적게 쓰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동사는 의료 두레, 공동 주거 교육·연구, 구성원들이 필요로 할 때 자금을 빌려줄 수 있는 연대 은행(금융), 텃밭오공(농사)에 대한 연구를, 카페오공은 3만 엔 비즈니스(일본의 철학하는 발명가로 알려진 후지무라 야스유키의 《3만 엔 비즈니스,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는 저성장 시대의 일하기 방식을 제시한 책이다. 동료 혹은 공동체와 무언가를 함께 고민하고 모색하면서 비즈니스를 만든다. 뼈 빠지게 일해도 결국 자본과 대자본가의 노예가 되고 마는 현실에서 벗어나, 조금만 일하고 더 행복해지는 신개념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일거리), 재능 나눔, 심야 식당, 연찬, 나누기, 대안 화폐, 기본 소득(한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국가가 제공하는 소득이다. 해마다 물가 인상률을 반영하여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매달 지급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모두 주자!” “그냥 주자!”는 기본 소득의 무조건성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핵심 슬로건이다.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바티스트 밀롱도는 《조건 없이 기본 소득》에서 기본 소득의 무조건성은 원칙의 문제인 동시에 효율의 문제라고 잘라 말한다.)등에 대한 연구와 사례를 맡고 있다. 오해하지 말자. 저렴하게만 살려는 것이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물질적 편리, 평화로운 환경, 정신적 자유 등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적게 쓴다는 건 구체적인 일상의 소비 패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에요. 적게 쓰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품이 생기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보면 뭔가를 하게 됩니다.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활동을 집중하면 적게 소비해도 되는 공동체의 틀이 만들어집니다. 많이 벌어도 상관은 없지만, 적게 소비할 수 있어야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재밌는 것은 우동사에서 한두 명씩 직장을 그만두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다는 거예요. 원하는 곳에서 살면서 일하자는 욕구가 청년들한테는 강한데, 적게 쓰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건 삶을 전환하려는 청년에게 필수입니다.”

 

그러면서 조정훈 씨는 “쿠바 혁명의 진정한 목표는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체 게바라의 말을 인용했다. 카페오공과 우동사는 그렇게까지 거창한 것은 아니더라도, 내 삶의 혁명을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새로운 인간이 되어야 하고, 그것은 혼자서보다는 동료나 공동체가 있을 때 훨씬 쉬워진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둘씩 ‘다른 삶’의 가능성을 증명해 내고 있다.

 

20세기를 지배하던 경쟁의 논리가 이런 청년들의 등장과 함께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그 대신 협동과 협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의 협동조합 운동이 그것을 대변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하는 인간상은 협동하는 인간이다. 경제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가 아닌 상호 의존적이고 호혜적인 인간 ‘호모 레시프로쿠스Homo Reciprocus’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발췌 :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박재동-김이준수 지음, 샨티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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