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분야 누리집 - 서울특별시





		
		

	 
	
	

이웃사촌이 와글와글, 마을이 놀이터다! <성미산마을>

2016.06.15
지역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3

이웃사촌이 와글와글, 마을이 놀이터다!

성미산마을

 

성미산 마을

 

 

성미산마을, 서울에 있는 마을공동체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다. 성미산마을을 보겠다고 매년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부러’ 이곳을 찾는다. 왜일까? 그곳에는 20년 이상 ‘함께’ 마을을 만든 공동체의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 풍경은 우리가 개발과 성장의 달콤한 과실에 눈이 멀어 돌아보지 않던 바로 그 풍경이다. 개발과 성장만 좇다 보니 공동체는 무너졌고,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자기 이익만 챙기던 사람들은 이웃에 무관심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이웃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기도 했다. 층간 소음이나 주차 문제로 칼부림까지 일어났다. 이웃은 없고 남만 남은 것이 지금 우리의 마을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경쟁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주거, 의료, 교육, 육아 등은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더 이상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사회가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다.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불안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때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고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도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을공동체를 다시 그리게 된 것이다. 성미산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그런 그림을 다른 어떤 곳보다 일찍 그리기 시작해 긴 시간 그 그림을 완성해 왔기 때문이다. 서울 한복판에 이웃사촌들이 왁자지껄 와글와글 살아가는 마을, 개인에게 닥친 여러 문제를 협동하며 즐겁게 해결해 가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가 바로 성미산마을이다.

 

마을공동체, 관계의 산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성미산, 높이 66미터의 작은 산이다. 산이라 하기보다는 야트막한 언덕 같다. 성미산마을은 이 산에서 이름을 땄다. 성산동, 서교동, 망원동, 합정동 일대에 사는 사람들이 공동 육아, 공동 교육, 공동 주거 등 여러 가지를 함께 하고 같이 놀면서 살아가는 마을이다. 그들은 많은 것을 공동으로 한다. 혼자보다 공동으로 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 피를 나눈 사촌보다 더 가깝다는 ‘이웃사촌’이라는 말,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실감할 수 있다.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고 살아가는 대도시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다르다. 길을 걷다가도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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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길에서도 아이든 어른이든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 풍경도 이곳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 것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별칭을 쓰는 것이 다가 아니다. 밥을 같이 먹기도 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를 함께하기도 한다. 혼자서는 힘든 일을 여럿이 힘을 모아 해결하고 서로 필요한 일이 있으면 도와준다. 성미산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성미산마을은 어떻게 이런 끈끈한 관계를 형성했고 이를 마을공동체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

 

1994년, 성산동에 사는 부모 몇몇의 고민이 그 시작이었다. 자녀가 경쟁에 치여 공부에 매몰되기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들은 직접 어린이집을 만들어 스스로 아이들을 돌보기로 뜻을 모았다. 공동 육아의 시작이었다. 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놀고 친구들과 활기차게 지내며 자랐다. 공동 육아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큰데다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려는 마음도 컸기 때문에 어린이집의 운영도 잘되었다. 이를 본 성미산 인근의 다른 부모들도 용기를 내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얼마 안 돼 성미산마을에는 공동 육아 어린이집이 총 네 개로 늘어났다.

 

‘함께하는 것’의 즐거움을 맛본 사람들이 속속 판을 넓히기 시작하면서 성미산마을은 점점 더 흥미로운 곳이 되어갔다. 혼자 힘으로 불가능하던 것이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여러 모임들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가볍게 술 한 잔 하는 자리에서도 어떻게 하면 함께 잘 놀 수 있을지를 궁리했다. 그 와중에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자라나 초등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되었다. 아이들을 학교 체제 안에서 입시 경쟁에 찌들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찾은 답은 대안 학교를 만드는 것이었다. ‘성미산학교’를 짓기로 마음을 모았다.

마음이 모이자 출자금이 모이고, 부족한 것은 대출로 충당했다. 학교 운영이나 중요한 결정을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참여하게 했다. 입시를 목표로 하지 않기에 입시 위주의 정규 교과 과정도 따를 필요가 없었다. 당연히 성적도 매길 이유가 없었다. 아이들이 성적에 대한 부담 없이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대안 학교가 만들어졌다. 국·영·수 같은 입시 중심의 교과목이 아닌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랑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이 만들어졌다.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옥상에 생태 공원과 자연 학습장도 만들었다. 공동체가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 나아가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일깨워주기 위한 방법이었다.

 

성미산학교는 초·중·고 12년제이지만 지금도 ‘미인가’ 교육 기관이다. 졸업 후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 학교에 들어오려고 이사를 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것은 아마도 행복이 성적순이 아님을 깨닫고, 성적과 학과 공부보다 더 중요한 공부가 있음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부모도 마을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이사를 오는 곳이 성미산마을이기도 하다. 이웃사촌으로서 친밀하게 지내면서 마을의 다양한 일들을 함께 시도해 보는 즐거움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실패가 없다. 실패조차도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갈숲’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위성남 씨는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이 마을살이의 즐거움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집으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학교를 만들게 됐고, 같이 생활하다 보니 마을 카페와 각자 쓰던 물건을 나누는 가게, 유기농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도 생겨났죠. 성미산마을은 지리적 구분이 아니라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커뮤니티들의 모임이에요. 그렇다고 전체를 총괄하는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작은 커뮤니티들이 필요하면 생겼다가 필요 없으면 사라지는데, 그런 커뮤니티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성미산마을 주민이라고 생각해요.”

 

 

마을에는 갈 곳이 많다

 

마을은 인간의 삶을 위한 무대이자 틀이다. 주민들은 마을에 살면서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다시 마을의 어떤 모습을 만들어낸다. 성미산마을 역시 주민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해 왔다. 주민들이 성미산마을을 만든 한편으로, 성미산마을이 주민들의 삶을 바꾸기도 한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며 어린이집과 학교를 만든 데서 시작한 ‘마을’이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마을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관계가 깊어지면서 정을 나누고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

 

마을살이의 묘미는 만나서 함께 놀고 이야기하고 부대끼면서 상호 교류하는 데 있다. 성미산마을에서 중요하게 자리한 문화 가운데 하나가 수다 문화다. 수다는 다르게 말하면 ‘일상의 소통’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꼭 그렇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더라도 그저 가까운 곳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있으니 좋은 것이다.

 

수다는 자신의 고민거리나 속상한 얘기는 물론 이웃에게 바라는 것, 제안하고 싶은 것 등등 크고 작은 얘기를 속 편히 나눈다는 점에서 좋은 것이다. 성미산마을의 수많은 놀거리, 볼거리, 재밋거리 등은 대부분 수다에서 비롯되었다. 만나고 모여서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상상하고 주고받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진 것이다. 갈숲은 그것을 이렇게 말한다.

 

“성미산마을은 누가 일부러 계획해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주민들끼리 자주 모여 이야기하고 놀다 보니 신이 났고, 우리 삶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둘 꺼내게 된 거죠.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들을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실현한 것들이 오늘에 이른 거고요. 잘 안 된 것도 있지만, 그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마을에서 한다고 반드시 잘되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저 마을살이의 과정이라고 보는 거죠.”

 

마을극장과 마을 축제도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성미산 마을극장은 성미산마을 주민들의 전천후 놀이터 역할을 한다. 마을극장이 생기기 전 이미 성미산마을에는 연극, 밴드, 댄스,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평소에도 연습할 공간이 필요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필요가 극장을 만든 계기였다. 마을극장에서는 주민들의 공연이 수시로 펼쳐지고, 영화 관련 일을 하는 마을 주민이 프로그램을 짜 다른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성미산 마을극장은 공연과 관람뿐 아니라 워크숍, 강의, 파티 등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어 주민들의 문화 예술 욕구를 충족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마을 축제는 마을의 활력소로서, 신명나게 놀아보자는 마을 주민들의 욕구를 분출시키는 행사이다. 2001년부터 해마다 5월이면 성미산마을에서는 일주일 동안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모든 행사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다. 마을 안의 다양한 동아리들이 축제 행사에 참여하며, 이 기간에는 골목에 차가 다니지 못하도록 막고 온전하게 축제에 집중하면서 한바탕 신명나게 논다. 노는 것이 곧 마을살이 가운데서도 가장 큰 부분임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풍경이다.

 

마을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카페 ‘작은나무’는 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형 카페로 마을의 사랑방이자 문화 공간의 구실을 하고 있다. 200명이 넘는 마을 주민들이 출자해서 연 이 카페는 출자자 명패가 카페 안에 전시되어 있다. 모여 있는 명패들처럼 이곳에서는 온갖 만남과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차나 커피를 마시며 혼자 책을 보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그러다 마을 주민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마을 아이들도 수시로 와서 놀다 간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성미산밥상’은 유기농 재료를 쓰고 MSG 등 화학 첨가물을 쓰지 않는 마을 식당으로, 요리를 좋아하는 마을 주민이 다른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꿈을 이룬 곳이다. 역시 협동조합형 식당으로 출자자들의 이름이 식당 벽면에 새겨져 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필요가 식당을 하고 싶어 하는 주민의 꿈과 만나 마을 식당을 탄생시킨 것이다.

 

공동 육아와 대안 학교를 해오면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울림두레생활협동조합’(옛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도 만들었다. 친환경 유기 농산물과 영양가 있는 식재료, 안전한 생활용품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100여 가구가 조합원으로 참여했으나 점차 이곳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조합원의 범위를 마포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서울의 강북 지역 전체로 확대했다. 2014년 기준으로 4,500여 가구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서울에서 공동 주거와 공동 주택의 성공한 사례로 각광받고 있는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 이른바 ‘소행주’도 주민들이 협동해서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다. 획일적으로 자신의 삶을 끼워 맞춰야 하는 아파트와 같은 공간에 들어가기 싫은 주민들이 출자해서 만든 공동 주택이 소행주다. 입주자들은 ‘채나눔’(사랑채, 안채 등과 같이 집이나 방을 가리키는 고유어인 ‘채’와 ‘나눔’을 합친 용어로서, 사는 공간을 계속 더해갈 것이 아니라 나눠가자는 주장이다. 중앙 집중화나 고층화가 아닌 나눔을 통해서 집을 짓는 데 가장 중요한 물, 바람, 햇볕, 흙이라는 소중한 요소들을 집이나 방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 그 핵심이다. 건축가 이일훈은 채나눔의 설계 방법론으로 ‘불편하게 살기’ ‘밖에서 살기’ ‘늘려 살기’를 제안한다.)이라는 건축 철학을 가진 이일훈 건축가와 함께, 비록 건물은 하나지만 각자의 공간은 각자가 원하는 형태로 다 다르게 설계해서 집을 지었다. 내 삶의 방식을 거주 공간에 대입하여 공간의 크기와 구조를 각기 다르게 지은 점이 소행주의 남다른 점이다. 개인의 공간은 그렇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서 다르게 지었지만, 그렇다고 공동 주거에 필요한 공유 공간이 빠질 리 없다. 회의실 등으로 활용하는 공동 회관, 공동 부엌, 공방 등 입주자를 위한 생활 시설이 그런 공유 공간이다.

 

 

아이들을 놀게 하려다 어른도 논다

 

성미산마을은 아이를 제대로 자라게 하고 싶다는 주민들의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어른들도 자랐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게 하려고 시작했다가 어른들도 이런저런 재미난 마을살이를 하게 된 셈이다.

 

그 과정에서 관계망들이 만들어지고 연결되면서 마을살이는 더욱 다양해졌다. 의도적인 계획이나 기획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웃에게 인사를 하고 말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그 첫 단추가 꿰어졌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마을 안에 직접 만들어가면서 그 관계망은 점점 더 촘촘해지고 넓어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성미산마을은 단순한 위치에 국한되지 않고 성미산 밖 사람들과도 연결되는 훨씬 커다란 관계망이 되었다.

 

그렇게 성미산마을은 관계망의 결집체다. 생활과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같이 놀면서 만든 성미산마을은 어느덧 20년이 흘렀고, 이제 성인이 된 공동 육아와 대안 학교의 그 아이들이 이어받아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갈 시점이 되었다. 세대의 전환은 마을 이야기에 어떤 변곡점을 제시하게 될까? 서울 곳곳에 생겨난 많은 마을공동체는 성미산마을의 세대 교체를 그래서 흥미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자신들의 마을공동체도 언젠가는 맞닥뜨릴 현실이기 때문이다.

 

 

 

 

 

 

 

 

발췌 :  마을을 상상하는 20가지 방법(박재동-김이준수 지음, 샨티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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