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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모여 이루는 작은 숲 '천왕돈 사랑의 카페 문화센터'

2016.06.21
지역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3

나무들이 모여 이루는 작은 숲

'천왕돈 사랑의 카페 문화센터'

 

 

카페와 문화센터가 어우러진 곳, 천왕동 사랑의 카페 문화센터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천사문’이라 부른다.

 

긴 이름을 줄인 것이지만 이 문만 열면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느낌이 좋다. 천사문은 지하 1층 90여 평의 문화센터와, 지상 1층의 50여 평 규모의 카페로 나뉜다. 지상 1층의 사랑의 카페는 주민들이 찾아와 차를 마시며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는 커뮤니티 공간이며, 지하 1층 문화센터에는 강의나 소모임 활동을 할 수 있는 4개의 방이 있다. 천사문이 자리한 곳은 원래 구로구 천왕동 흥왕교회에서 주민 쉼터로 개방해왔던 공간으로, 2013년 7월 주민제안 사업 공모에 선정, 사업비 4,800여 만 원을 지원받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리모델링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마을 주민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문을 열었다.

 

 

천사문이 열렸다

한번 가보자!

 

 

구로구 천왕동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 자리 잡은 동네로, 최근 2~3년 사이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마을이 크게 변했다. 총 5,000세대에 이르는 아파트가 일반, 전세, 임대 분양 등 다양한 형태로 공급된 덕분에 우선 주민 수가 현격히 늘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입주민들 대부분이 다자녀 가족 우선 혜택으로 들어왔기에 집집마다 아이 두세 명은 기본이라는 점이다. 엄마, 아빠 나이는 평균 30~40대이고, 아이들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다수다. 문제는 마을의 이런 변화에 걸맞은 문화나 교육 관련 시설이 제때 들어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천왕동은 독립된 행정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센터도 없는 상황이었다. 입주한 주민들이 문화적 갈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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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주목한 현 천사문 대표 김성우씨는 마을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흥왕교회 목사님의 배려로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던 ‘사랑의 카페’라는 공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커피 바리스타이기도 한 김성우 씨는 매주 토요일, 사랑의 카페에서 커피파티를 열기 시작했다. 누구든 와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커피파티가 입소문이 나면서 사랑의 카페를 찾는 주민들이 늘었고, 개중에는 맛있는 커피 만들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성우 씨는 이들을위해 ‘커피학교’라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로스팅과 핸드드립 등이 주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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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학교는 큰 인기를 끌었고 사랑의 카페 문화센터, 이름하여 천사문은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천왕동의 씨앗들이 모여

나무로 우뚝 서다

 

 

25, 4000, 30, 20. 이 숫자들은 천사문의 지난 1년간의 기록이다. 천사문은 총 2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4,000명의 주민이 여기에 참여했다. 이를 위해 30명의 강사와 20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수고했다. 단 1년 만에 이루어낸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큰 성과다. 천사문이 이토록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년간 천사문이 걸어온 발자취를 보자.

 

커피학교의 성공에 힘입어 김성우 씨와 주민들은 다른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요구를 잘 반영한 프로그램이라면 커피학교 못지않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퀼트, 유아영어, 창의과학, 기타, 오카리나 등 주민들의 요구가 높은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강사는 순전히 주민 혹은 인맥을 활용한 재능기부 형태였다. 각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강사들에게 수고비를 줄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오카리나반과 기타반은 수강생들이 구청이나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인데 그중에서도 창의과학 수업은 줄 서서 대기해야 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라고 한다.

 

이정도면 웬만한 동 주민센터 문화프로그램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듯하다. 천왕동에는 천왕풍물단, 학부모회, 청소년멘토단, 천왕청년회, 천왕작은도서 관연합회 등 20개 이상의 크고 작은 모임들이 있다. 이 모임들의 힘을 조율하고 연결하기 위하여 ‘천왕마을연합회’도 결성했다. 연합회가 이룬 첫 번째 성과가 2014년 10월 열린 ‘천생연분’ 마을축제다. 두 달에 걸친 축제 준비는 마을 사람들의 힘을 한데 모으고 주민 각자의 재능과 역량을 마을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신나는 화합의 시간이었다.

 

축제 준비 회의에 청소년도 함께 참여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마을 깃발도 만들고 주민들의 시선을 끌고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흥미롭고 유쾌한 축제 홍보물도 만들었다. 특히 홍보물 제작에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한 청년이 큰 몫을 해냈는데, 그는 축제 후에도 천사문의 홍보물 디자인을 적극 도와 마을의 큰 일꾼으로 꼽히고 있다고.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천왕동의 첫 마을축제, ‘천생연분’은 마을주민 2,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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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문화프로그램 수강생들의 공연과 벼룩시장, 마을 노래자랑, 체험부스 등 프로그램도 다양해 천왕동 주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축제 이후 주민들의 결속력이 더 단단해진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천사문이 문을 열기 전만 해도 천왕동 주민들은 문화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궁동종합사회복지관이나 고척근린공원 내 문화센터, 광명문화센터 등 먼 곳까지 가야 했다. 하지만 천사문이 문을 열고, 주민들의 자발적 재능기부가 이어지면서 생활, 교양, 음악, 미술, 어학, 아이들의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이 속속 생겨났다. 강사들이 모두 마을 사람들인 데다 집에서 가깝고 수강료도 한 달에 1만 원 정도의 재료비가 전부이니 주민들로서는 천사문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 밖에 마을사업과 주요 의제 결정을 위해 주민 대상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모든 일을 주민들의 요구를 바탕에 두고 진행한다는 점도 주민들의 호응이 높은 요인 중 하나다.

 

 

나무들이 숲이 되어가는

험난한 과정, 그래도 마을이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천사문과 천왕동 주민들이 일구어낸 성과를 서로 다른 나무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숲을 이룬 것에 비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만큼 오기까지에는 어렵고 힘든 과정들도 많았다. 천사문을 만들고 주먹구구식이던 운영구조를 체계화하기까지, 오해와 갈등, 크고 작은 다툼들도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실제 마을에서 진행되는 사업의 진행속도보다 앞서나가는 시나 구의 행정적인 요구에 맞춰나가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김성우 씨는 힘들 때마다, ‘마을 일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이 살아갈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부담없이 가볍게 해보자고 자신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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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걸음씩 차근차근 걸어온 덕분에 제각각이던 천왕동의 여러 모임들이 ‘천왕마을연합회’라는 큰 틀 속에서 함께할 수 있게된 것이 김성우 씨가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다. 그리고 혼자 걷는 듯했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그래서 힘든 일도 훨씬 수월하게 넘길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고맙다.

 

“결국은 사람이죠.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 속에서 마을 일을 함께 해나가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은 없어질 수 있어요. 사업은 없어져도 사람은 남으니 마을 일은 계속할 거예요.”

 

 

더 울창한 마을로

우리는 간다

 

 

천왕동 천사문에 가면 마치 싱그러운 숲에 들어선 듯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주민들의 문화와 교육에 대한 순수한 욕구, 그 욕구를 채워주기에 충분할 만한 재능을 가진 주민들. 이 두 요소가 천사문을 통해 만났다. 그 만남은 만족도 높은 프로그램은 물론, ‘마을’이라는 잊혀진 단어를 새롭게 되살려 사람들의 삶을, 마을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지난 1년간 천사문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마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봐온 김성우 씨는 요즘 천사문의 경제적 자립을 고민 중이다. 지금은 모든 활동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순전히 주민들의 봉사만으로는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운영비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한 한 방안으로 마을 벼룩시장을 활성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천왕동 마을신문을 1년에 4회 정도 발간하여 마을소식을 나누고, 천왕동의 여러 모임들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정화하는 것이 당장 눈앞에 두고 있는 과제다.

 

나무들이 하나둘 모여 숲을 이루듯, 천왕동은 주민들 그리고 크고 작은 모임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김성우 씨가 꿈꾸고 실천하는 천사문의 역할은 천왕마을의 중심고리, 즉 ‘허브’ 같은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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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각 아파트 단지들 간의 경계를 허물고 그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주는 역할이다. 그의 바람과 계획대로 천사문이, 주변의 빠른 변화나 속도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걸음을 또박또박 걸어가, 베이는 나무 없이 더 크고 울창한 숲을 이루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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