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분야 누리집 - 서울특별시





		
		

	 
	
	

행복한 삶터를 가꾸는 '햇살 문화원'

2016.06.21
지역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3

 

행복한 삶터를 가꾸는

'햇살 문화원'

 

 

도봉구 방학동 극동아파트는 뒤로 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사계절 내내 북한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데다 산이 품어내는 청정 기운을 받아 서울 도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신선한 공기를 자랑하는 곳이다. 입주민들 중 어르신들이 많고, 한 번 이사 오면 떠나지 않는 도심 안의 시골마을 같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둥지를 튼 주민 커뮤니티 센터 햇살 문화원. 도봉구 마을공동체 우수사례로 추천받은 햇살 문화원은 햇살하고는 거리가 좀 있다.

 

아파트 지하 공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볕 잘 드는 어떤 남향 공간도 부럽지 않다. 이곳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필요와 요구에 맞추어 공간을 직접 가꾸어가는, 마을공동체라는 햇살만큼 환한 오늘과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지하의 버려진 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되살리다

 

 

2000년대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지하실은 그냥 방치해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눅눅하고 퀴퀴한 곰팡이 냄새에다 하수관과 난방 배관시설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음산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창고로 사용하는 아파트라 해도 가정에서 쓰지 않는 오래된 물건이나 마땅히 버릴 데가 없는 잡동사니들로 뒤범벅되어 있기 일쑤라 혼자 내려가기 무서울 정도이다.

 

아파트 지하 공간은 ‘주택건설 기준에 관한 규정’이 1999년에 개정되기 전까지 전쟁이 나면 지하대피소로 활용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 방치되는 공간의 실용성을 고려해 2000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의 지하실은 체육시설・회의실 등으로도 활용되기 시작했는데 2000년 이전에 지어진 서울의 581개 아파트 단지의 지하실 공간은 여전히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런 아파트 공간이 주민 커뮤니티 센터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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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은 도봉구 방학3동 극동아파트. 이 아파트 역시 지하 공간을 그대로 방치해놓고 있었다. 하지만 주민 몇 사람과 관리소장의 의지로 ‘우리도 아파트의 사랑방 역할을 해줄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욕심을 내게 된다.

 

“여기는 관리동이 따로 없어요. 관리사무실과 노인정도 지하에 있지요. 새로부임한 관리소장님이 적극적이어서 서울시에서 하는 공모 사업이 있으니 우리도 한번 도전하자고 했어요.”

 

지금의 햇살 문화원이 있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노력한 이미실 회장의 설명이다. 햇살 문화원이 문을 열기까지는 이 아파트만의 소중한 역사가 있다. 아파트 사랑방 역할을 할 변변한 공간이 없었던 시절, 관리소 한편에 차려진 작은 공간에서 젊은 엄마들이 모여 뜨개질이며 공예로 작은 소품을 만들고 육아나 살림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는 했다. 관리소장과 이미실 회장을 비롯한 5명의 입주자 대표는 이들에게 좀 더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단다. 공간에 대한 꿈을 꾸자 방법이 나타났다. 2013년 도봉구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공모에 도전해 600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신이 난 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소 직원들은 너나없이 팔을 걷어붙이고 아파트 지하공간 리모델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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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을 걷어내고 배관 지나가는 것을 나무로 막고,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었다. 지원과 자체 모금액을 보태 1,000만 원 남짓 비용이 들었다. 방치됐던 공간은 주민들의 정성과 노력 덕분에 새로운 커뮤니티 센터로 거듭났다. 주민들의 땀방울이 서린 햇살 문화원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 나만의 공예품을 만드는 ‘민들레 공방’, 아이들이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봉숭아학당’, 어린이들이 쉬며 독서할 수 있는 ‘유아방’, 주민들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행복카페’ 등 9개의 테마방으로 구성됐고, 제1기 문화강좌를 개설했다.

 

 

주민들의 재능기부는

날마다 진화한다.

 

 

햇살 문화원이 문을 연 이래 2014년 10월, 제5기 문화강좌가 개설되기까지 모든 강의가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졌다. 정기강좌로는 어린이 일본어, 체형교정 요가, 토탈공예, 캘리그라피, 어린이 캘리그라피, 어린이 한문교실 등이 있다. 영어랑 놀자, 한문 강독 동아리, 일본문화체험, 사주카페, 힐링 시네마 등을 프로그램으로 하는 특별강좌도 마련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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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센터에 비해 강의 수준도 높고 강의료도 무료 아니면 아주 적은 비용만 내면 된다. 또 동네라는 편안한 느낌도 있어서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이미실 회장은 공간 자랑에 침이 마른다.

 

“아이들이 정말 이곳을 좋아해요. 한번 내려오면 올라갈 생각을 안 해요. 아이들이 여기서 서로 어울려 놀고 자라고 정을 쌓으면서 이곳이 고향이라는 느낌을 가지겠지요. 엄마들도 애들 못지않게 이곳을 좋아해요.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지요. 우리가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고민하면서 개인의 지적 수준에 상관없이 생활과 밀접한 공부를 해보자고 했거든요. 사주카페도 그런 취지로 시작했고요. 다들 반찬 한 가지씩 가지고 내려와 점심도 여기서 다 해결하면서 공부도 하고 사는 얘기도 하면서 도시살이 같지않게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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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행사도 자주 열리는 편이다. 2014년 6월에는 도봉구청 로비에서 햇살 문화원 작품전을 열기도 했고, 도봉구 마을탐사단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역활동)가 주최하는 ‘달빛아래장터’에 방물장수팀으로 참가해 리폼과 냅킨아트 등을 중심으로 한 토탈공예 작품 전시회를 열고 판매도 했다. 9월에는 서울 마을 이야기 마을박람회에 도봉구 대표로 참가해 홍보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10월에는 창동역 문화의거리 희망장터에, 11월에는 도봉사회적경제가치나눔 장터에 참가했다. 이렇듯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 활동한 덕분에 2014년 12월 23일, 아파트로는 최초로 서울시 공동주택 모범단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자립할 수 있는 방법과

환경 개선에 대한 바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10여 명 정도로, 운영은 잘되고 있지만 정기회의 체제는 안 갖춰져 있다. 동네 사랑방으로 시작한 것이고,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으니 햇살 문화원을 잘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가 응집되면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조직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우리끼리 놀자’였는데 햇살 문화원이 부각되니 도봉구 마을공동체 사업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견학 겸 둘러보러 오기도 해서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아무쪼록 자립을 해서 마을공동체의 모범사례가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외부 지원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게 이미실 회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요즘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도봉구 사회적경제지원단에서 한 달에 1~2 차례 강의를 하기 때문에 그 강의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운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하 공간이 가진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도 빼놓을 수 없다.

 

“올여름 유난히 비가 많아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피니까 수차례 페인트칠을 해야만 했어요. 장마가 길어지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와요. 게다가 화장실이 없다 보니 불편한 것도 있어요. 이번에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는데 다행히 피해는 없지만 이를 계기로 불에 대한 안전 문제도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어요.”

 

 

아파트의 담장을 넘어

새로운 지역 공동체를 꿈꾼다

 

 

이런저런 고민을 안고 있지만 햇살 문화원 활동에 대한 보람은 크다. 특히 이번에 아파트에 불이 났을 때 너나없이 서로 도와주고, 그릇도 닦아주면서 불이 난 집을 위로하는 광경을 보면서 ‘이게사람 사는 거구나, 이게 희망이다’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마을공동체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미실 회장은 이제 새로운 마을공동체를 생각한다. 아파트를 벗어난 지역 공동체다. 그래서 지난 5월 어버이날을 맞아 아파트와 주변 어르신들에게 수강생들이 직접 뜬 수세미 카네이션을 선물했고, ‘사랑의 건강 갈비탕 나눔 행사’를 하기도 했다. 또 도봉산 둘레길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문화강좌도 이제 아파트 주민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수강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이 더 확대되어 아파트 담장을 넘어 인근 이웃으로 번진다면 그게 마을공동체의 활성화이고, 이웃 간에 훈훈한 정과 사랑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도시의 마을살이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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