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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고향이다 부모 커뮤니티 '연합 동그랗게'

2016.05.25
지역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3

 

마을이 고향이다 부모 커뮤니티 '연합 동그랗게'

 

 

젊고 발랄하고 일 잘하는 부모들이 힘을 합쳤다. 마을 안에 작은 점으로 있던부모 커뮤니티. 각자의 자리에서 육아 고민도 나누고, 마을에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이런저런 프로그램들도 만들고, 함께 성장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 공부도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성이 안 찼다. 모이면 더 낫지 않을까, 모이면 판을 더 크게 벌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을을 이어 보았다. 그랬더니 동그란원이 되었다.

 

부모 커뮤니티 연합 ‘동그랗게’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각자의 커뮤니티를 확장해 마을이라는 큰 틀에서 모이자, 그래서 진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보자, 우리 아이들에게 고향을 만들어주자 하는 마음이었다.

 

 

“한번 모이자, 마을공동체

진짜로 해보자”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던 김정호 씨는 퇴근하는 아빠를 붙잡고 어린이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신나게 이야기하는 딸과 제대로 소통하고 싶어 어린이집의 같은 반 친구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후 어린이집 학부모 운영위원회에서 엄마들 틈에 끼어 유일한 남자 위원으로 활동했고 우연히 서울시의 부모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알게 되어 안면이 있던 학부모들과 함께 무작정 제안서를 내고 동대문구 ‘장안마을 장한가족들’을 만들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고 싶었던 마음과 마을에 대한 관심이 만나 탄생한 부모 커뮤니티였다. 그런 그가 이제 마을활동가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개인과 개인이 만나 모임을 이루어 마을을 고민했지만 김정호 씨는 자기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동지가 여럿 있음을 확인했다. 이젠 그 모임과 모임이 만나 더 큰 마을을 고민하며 ‘협력의 궁리’를 모색하고 ‘연결’된다. 주민을 전문가로 만들고 있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프로젝트는 선수로서 함께 ‘하소연’하는 동질감을 교감한다.

 

(사진)

 

언제부턴가 자발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했고, 함께하니 할 수 있는 역량도, 의지도 더욱 커진다. 심지어 입소문을 듣고 제안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예비 마을 일꾼들이 찾아오기까지 한다. 지역 커뮤니티의 마을 멘토들이 된 것이다. 그러면 진짜 마을활동가로 일해 볼까? ‘장한가족들’을 비롯한 동대문구 내 5개 단체가 2014년 초 ‘동그랗게’라는 사업명으로 서울시 주민제안사업에 도전했고, 선정이 됐다.

 

“요즘 어느 동네를 가나 부모 커뮤니티는 있어요. 젊은 부모들이 내 아이만 잘 키워서 되는 게 아니구나, 이웃 아이도 잘 키우고, 부모도 배우고, 마을도 성장해야 결국 우리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이런 젊은 부모들이 동네에 등장하고, 각자 끼리끼리 활동하고 있는 게 부모 커뮤니티입니다. 이 부모 커뮤니티를 네크워크 방식으로 묶은 게 동대문구 부모 커뮤니티 연합 ‘동그랗게’입니다. 다른 동네처럼 ‘마을넷’이라는 틀을 만들어놓고 ‘너네 들어와라’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마을넷’을 만든 게 큰 장점입니다.”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들이 주인이고 그들의 필요에 의한 것인 만큼 효과는 컸다. 우선 위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가 아니라, 참여 주체가 주인이 되어 모인 만큼 주인의식이 크고, 하고자 하는 열의가 강하다.

 

2014년 3월 주민제안사업 주민참여심사제도가 열린 서울시청에서 “네트워크 방식이어서 범위가 너무 크지 않는냐?”는 질문을 받았다. 똑같은 대답을 했다. 동그라미는 어떤 점을 중심으로 일정한 거리를 둔 점들의 집합이다. 이미 작은 원(동그라미)들이 있다. 작은 동그라미들이 마을을 중심으로 모였다. 각자의 색을 가지고 그 작은 원들이 손을 잡으려 한다. 완벽한 동그라미를 만들 수 없지만 작은 동그라미들이 이제 함께 외치려 한다. ‘동그랗게!’

 

 

어떤 부모 모임이

‘동그랗게’에 참여하고 있을까?

 

 

‘동그랗게’는 동대문구 5개의 학부모 모임이 참여하고 있다. 그중 ‘장한가족들’은 국공립 장안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학부모 모임으로 지난 2년 동안 이들이 진행한 프로그램은 그 종류도, 내용도 다양하다. 동네를 탐방하는 ‘걸어서 마을 속으로’, 부모가 교사가 되는 프로그램인 ‘부모 재능기부’, 아빠와 요리, 스포츠, 놀이 등을 함께 체험하는 ‘아빠 프로젝트’,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수요 동네놀이터 마실 가기’, 육아 전문가를 초빙한 ‘부모인문학’ 등의 활동을 펼쳤다.

 

또 봄꽃걷기대회 같은 동네축제를 함께 즐겼고, 같은 구에 조성되어 있는 도시텃밭을 체험했다. 서울상상나라, 강동어린이회관, 동네 야외수영장 등 지역의 문화시설도 부지런히 이용했다. 얼마 전에는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한 ‘마을잡지 장안마을 장한가족들’도 만들었다. ‘장한가족들’의 활동은 대단하지 않지만 오히려 이 소소함이 활동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야기 놀이터’는 이렇다 할 도서관이 없던 동대문구에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이 생기고 책 읽기에 관심이 있던 엄마들이 모여 2007년부터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초기부터 엄마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읽을 책들을 정해서 커리큘럼을 짜고 일주일에 한 번씩 책을 읽고, 읽은 책에 대해 공부하거나 정보를 공유하였다. 이후에는 옛이야기 되살리기 전문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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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놀이 관련 강의를 들으며 전래놀이를 함께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연극으로 공연하고, 이야기책을 만든 작가에 대하여 알아보는 행사도 기획해 시행하였다. 엄마들은 책을 읽어가면서 내 아이, 남의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이야기책을 읽어주고 이웃집 아이의 엄마가 늦으면 올 때까지 대신 돌보아주기도 한다. 급한 일로 외출할 때는 잠시 맡아주기도 하면서 서로가 돌봄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했다.

 

‘알토란’은 품앗이 공동육아로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육아를 지향하는사람들의 모임이다. 올바른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창의적인 육아를 실현하고 하고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2년 우리마을 프로젝트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2년째 공동육아활성화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알토란 같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여섯 가족이 모여 품앗이 공동육아를 하는 ‘신성’과 ‘햇살마루’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놀고,

함께 배우고, 함께 이야기한다

 

 

‘동그랗게’가 벌이고자 하는 사업은 단순하다. ‘함께 놀기’, ‘함께 배우기’, ‘함께이야기하기’가 전부다.

 

‘함께 놀기’는 한 마당에서 각 단체들이 함께 체험과 공연을 하는 ‘마을축제’로 실현될 것이다. 또 ‘함께 배우기’는 불안한 시대 줏대 있는 부모 되기를 위해 독서, 먹거리, 놀이, 성교육 등을 주제로 한 ‘부모를 깨우는 토요 열린마을강좌’ 로 진행된다. ‘함께 이야기하기’는 각 단체의 이야기를 모은 ‘마을잡지’ 형태로 표출될 계획이다. 잠깐 그 면면을 살펴보자.

 

‘동그랗게’는 함께 놀기로 2014년 두 번의 마을축제를 벌였다. ‘동! 동! 동대문 마을 열어라’라는 이름으로 동대문구 구민회관 앞 잔디밭에서 열린 마을축제에는 동대문구 내 공동육아, 부모 커뮤니티 단체,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각 단체의 특성을 살린 체험 마당과 우리 마을 OX퀴즈, 체육대회 등 대성황을 이루었다.

 

‘함께 배우기’의 일환으로 2014년 8월부터 9월까지 춤바람 커뮤니티에 참여했다. 춤바람 커뮤니티란 ‘춤추는 서울’이라는 슬로건 아래 ‘춤’을 통해 희망의 몸짓을 나누고 삶의 활력과 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생활 속 문화예술 프로젝트로 참여를 희망하는 공동체가 직접 원하는 ‘춤’을 제안하면 전담 예술가가 파견되어 함께 춤을 만들면서 참여한 공동체의 ‘소통’과 ‘공감’을 돕는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한 학부모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아이뿐만이 아니라 엄마도 춤의 고정관념을 깨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몸으로 하는 놀이 같은 춤을 알게 돼서 기뻐요. 아이가 오래 기억해주었으면 해요.” ‘함께 이야기하기’는 잡지로 표출하고자 했는데, 왜 하필 잡지인가? ‘동그랗게’ 대표를 맡고 있는 권기정 씨는 말한다. “2013년 마을축제를 열어보고 그 가능성을 점쳤다. 반응 좋고 우리끼리 재미있었다. 그래서 2014년에는 미디어 흔적을 만들자고 결의했다. 각자 마을에서 하는 것을 거기서 끝내지 말고, 모으고 기록으로 남기다 보면 ‘플랫폼, 집단 지성’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단체가 모여 잡지를 만들고 있다. 잡지를 만들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만들다 보니(정보를 모으다 보니) 잡지가 되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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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고향과

마음의 근력을 만들어주고 싶다

 

 

부모들이 직업도 있을 것이고 각자 단체에도 속해 있을 터이다. 본업을 팽개쳐 두고 마을활동만 하고 있지는 않을 텐데 시간을 어떻게 내는지, 또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궁금했다. 안 그래도 시간 때문에 다들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정말 바빠요. 각 커뮤니티도 있는데 ‘동그랗게’를 위해서만 시간을 내기가 무척 어렵지요. 그래도 우리는 한 달에 한두 번 이상은 만나요. 자기 커뮤니티 안에만 있으면 ‘우리끼리만’ 하는 생각에 정체되기가 쉽잖아요. 이런 전체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류해요. 관심사는 비슷하지만 커뮤니티마다 성격은 다 달라 한번씩 전체적으로 모여야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거든요. 뭉치면 시너지 효과도 있어요.”

 

지금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고향이 없다. 단절, 소통의 부재, 한 동네, 한 아파트에 살면서도 몇 명의 친구, 몇 명의 부모만 알 뿐 동네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장소일 뿐이다. 하지만 부모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만나고 어디쯤에 친구들이 사는지 확인하며 동네를 알아간다. 놀이터에서 뛰놀다가 숨어 있고 비어 있던 일상 속 공간들을 찾아가며 친구들과 기억들을 채우고 기쁨을 새겨간다. 그러면서 장차 평생 살아갈 마음의 근력들이 만들어진다. 기억 없는 동네나 마을이 단순한 출생지가 아닌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내 고향으로 자리매김 되는 것이다.

 

‘동그랗게’는 지금 스스로 모델을 만들고 있다. 마을공동체 맛을 들인 사람들은 쉽게 나갈 수가 없음을 확인하며 연대의 힘을 진하게 느껴가는 중이다. 혼자서는 못하지만, 나 혼자의 목소리는 작지만 뭉치면 목소리가 어머어마하다. 그 힘을 이미 보았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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