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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11월] 축제가 있는 방학3동 '대원그린 아파트'

2014.11.05
서울혁신기획관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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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있는 방학3동 '대원그린 아파트'

 

마을로청년활동가 김덕천

 

아파트라는 공간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익숙한 공간이다. 이 익숙한 공간, 아파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높은 회색 건물이 삭막하다 느끼는 이들도 있고, 깊고 어두운 주차공간이 무섭다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최신의 장비로 꾸며져 있긴 하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놀이터며 유휴 공간이 휑하고 쓸쓸하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아파트에는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이 사람들의 온기를 더하기만 해도 우리에게 아파트의 의미나 이미지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회색벽 안으로 화려한 차림새의 사람이 있고, 깊고 어두운 지하 주차장은 CCTV카메라와 조명이 아닌 주민 서로가 아는 사람으로서 안전이 더해지고, 아이들의 등하교, 젊은 청년들과 아빠∙엄마들의 출퇴근에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아파트 공유공간이 있다면, 현대 사회의 공동주택아파트의 모습과 의미는 익숙한 공간을 넘어 서로 더욱 가까운 아파트 단위로써의 마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도봉구 방학3동 대원그린아파트는 이러한 단위로써의 아파트마을을 만들어낸 곳으로 이달의 마을을 통해 소개 할 수 있게 되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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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개를 위해 찾아간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입주자대표회장님과 아파트발전협의회장님 그리고 아파트관리소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사실 사무소는 아파트 동 지하에 허름하게 차려져 있었다. 회장님이라고 칭하긴 하셨지만 그야 말로 동네 아저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셨고, 아파트 관리소장님과도 무척 가까운 듯 어울리는 모습에서 무엇인가 평범하지 않은 기류를 감지 할 수 있었다. 이내 인터뷰가 진행 되면서 이곳이 다른 어떤 아파트의 단정한 관리소보다 더욱 주민과 가까운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단정하게 차려진 실제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는 관리소에 드나들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곳에는 인터뷰 내내 다양한 이유의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들락거리고 있다). ‘2개동 220세대가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입니다.’ 이렇게 소개를 시작하셨지만 내 눈은 이미 책상 위 서류 두 장에 멈춰 있었다. 층간소음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층간소음 예방수칙을 정하고 아파트 주민 전체가 협약을 맺었다고 하니 2개동 220세대가 살고 있다는 말이 거짓말처럼 들린다. ‘아파트 주민 전체가 협약서에 서명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가요?’, ‘우리 아파트는 그래요, 예전 시골 마을이 그랬듯이 작은 말, 작은 이야기가 담을 넘어 온 아파트에 퍼져요. 잘못을 해도 금세 온 아파트에 퍼지고 또 단결도 잘되죠, 네일 내일이 따로 없어요.’ 살짝 의심의 마음을 가지려는 내게 발전협의회장님의 한마디가 이어졌다. ‘우리 아파트는 진짜 옛날 시골 같아, 누가 실수라도 하면 온 동네가 금방 그것을 알게 돼.’ 근래에 있었던 아파트 공유공간 개소식에서 모든 주민들의 협약을 마쳤다는 층간소음 주민협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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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능한 일인지? 누가 이러한 일들을 성심으로 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에는 관리소장님을 중심으로 4명의 입주자대표회, 10여 명의 아파트발전협의회, 그리고 20여 명이 활동하는 대원두바퀴세상이라는 조직이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이번 층간소음 조정위원회처럼 임시의 조직이 발족되고 해산을 거듭하면서 좋은 아파트, 웃음과 소통이 있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주민모두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기다려진다. ‘이런 아파트가 흔하지 않아요, 지난번 공간 개소식에 들렀는데, 주민들이 자발 적으로 떡이며, 부침개, 김밥을 직접 장만해서 나오더라고요, 직접 만들었다는 김밥은 진짜 사먹는 김밥보다 맛나더라고요.’ 도봉구에서 활동하는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 김00님이 내가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기꺼이 이곳에 와 주셨고 이렇게 본인의 느낌과 설명을 이어주셨다. ‘우리는 평회원이 없어요. 입주자대표든, 발전협의회원 이든, 대원두바퀴세상위원이던 각자 한자리씩 분과를 나누어 차지하고 있어요. 모두가 임원이니 본인 회원으로의 활동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죠!’ 이렇게 아파트 마을에 관심과 애정을 쏟는 주민들이 스스로의 대표가 되어 입주민들의 행복한 마을살이를 위해 활동을 한다고 하니 이곳의 주민들은 얼마나 좋을까? 부러움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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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지 불과 3~4년밖에 안됐어’, ‘그전에는 얼마나 시끄럽고 싸움이 끊이질 않았는데...’ 발전협의회장님은 지금의 입주자대표님의 취임 이전 어지럽던 단지 상황을 이야기 해 주셨다. ‘모든 불화의 근원은 부녀회였어, 어찌나 편가르기와 편법을 일삼았는지 당시에는 직장 퇴근 하고 집에 오면 문밖으로 나가기도 싫었다니까...’ 서로의 이익을 위해 폭언과 폭력이 난무했다던 당시의 상황이 마치 갱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렇게 불화와 갈등이 많았던 아파트는 부녀회가 해산되고 지금의 입주자대표회의 구성과 함께 많은 주민들의 힘이 보태져 2013년 11월 제 1회 화평제(화합과 평화를 위한 마을 축제)를 시작으로 모든 갈등이 해소 되고 진짜 살기 좋은 아파트로 변화하기 시작 했다고 한다. 이날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마을주민들에게 불화와 갈등을 조장했던 주민은 모두의 앞에서 잘못을 인정 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용서와 화합으로 평화를 찾은 첫 번째 잔치가 그야 말로 축제로 마감되고 이 후 모닥불 축제로 이어졌다고 한다. 아파트 공터에 모든 주민이 나와 모닥불을 피우고 감자 고구마를 구어 먹으며 밤 깊어질 때 까지 웃음꽃을 피웠다고 한다. ‘우리는 저녁 10시면 끝나려나, 끝내야지 했는데 아이들이며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더 있자고 끝내기를 아쉬워하더라고, 뭐 그리 할 이야기가 많다고...’ 이렇게 시작된 마을의 잔치는 이듬해인 2014년 올해 9월 제2회 화평제로 이어졌고, 이후 느타리버섯 잔치, 단감 잔치 등 줄줄이 이어질 꺼라 하니 이아파트의 올 한해는 웃을 일들만 가득한 것 같다. ‘혹시 앞으로의 계획도 있으세요?’ ‘그러게 올해까지 잘 해왔으니 잘 마무리 하고 내년에도 즐거운 한 해가 되도록 해야지.’, ‘아니 난 금방 추워지고 눈도 올 텐데, 눈 오면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들 만들고 모두 나와 즐겁게 또 놀았으면 좋겠어.’ 좋은 일에 욕심을 부리는 것은 넘쳐도 괜찮겠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정도 욕심이라면 별 문제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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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이번에 공간 개소했다는 마을 커뮤니티 카페 좀 소개해 주세요.’ ‘아 우리 다열린 휴카페! 그게 또 걸작이지...’ 아파트 한편에 자전거 보관대가 설치되고 흉물스런 폐자전거가 넘치던 공간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깨끗이 치우고 정자와 테이블, 커피 자판기를 드려다 놓고 카페의 구색을 마쳤다. 이전에 흉물스럽던 폐자전거는 갖가지 의미를 담아 예술 작품으로 변신을 했고, 테이블로 사용 되는 절구며 가구들에는 물고기와 개구리, 미꾸라지가 사는 생태 어항이 되었다. 아이들과 어르신들도 이곳에 나와 한참을 머물다 가신다고 한다. 아침이면 아이들의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장소가 되고, 아이들이 버스에 오르면 엄마들은 남아 우아하게 커피 한 잔씩에 수다 한판을 벌린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이 돌아가면 무료한 점심시간을 보내는 어르신 무리가 모여 또 한판 당신네 사는 이야기를 따뜻한 차 한 잔에 녹여 내고, 하교를 한 마을의 아이들은 밤새 미꾸라지며, 개구리가 잘 있었는지 확인 하느라 분주하다고 하니 이곳 휴카페는 마을 주민들의 모임이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커피는 마시는 거잖아 그 커피 밖에서 마시면 적어도 천원짜리 두 세장은 필요한데, 이곳에서는 천원 한 장이면 5명이 마실 수 있거든, 그리고 혼자 집에서 마시느니 천원 한 장 들고 나와 마을사람들에게 인심 쓰면 나도 좋고 남도 좋고 얼마나 좋아?’ 원가 120원의 커피를 200원 주고 마실 수 있는 이 카페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단순한 자판기 커피에 지나지 않다고 이야기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흔한 자판기 커피 한잔이 마을 주민들의 모이게 하고 그 안에서 웃음과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촉매의 역할을 한다고 하니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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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입주자대표회장으로서 가장 보람이 되는 순간을 여쭤 보았다. ‘판을 까는 사람 입장에서 깔린 판에 사람이 왜 안 나오지? 탓할 필요 없어. 안 나오는 데는 이유가 다 있거든 더 고민하고 풀어야지. 근데 휴 카페는 볼 때마다 흐뭇해 자판기 커피일 뿐이고, 작은 테이블 몇 개 놓은 건데 주민들 스스로가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면 이야기의 내용이며 주제가 뭔들 상관있나, 그냥 좋은걸...’ 모닥불 축제에서도 그렇고 휴카페를 통해서도 그렇고 우리 사람들은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 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파트에 살던 주택에 살던 어쩌면 다리 밑 동굴에 살던 누구든지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 나누는 것을 분명 좋아할 것이다. 그렇다면 하면 된다. 판은 누구라도 깔 수 있다. 그리고 분명 우리 주변에는 깔려있는 판이 있을 것이다. 그 판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고 실천한다면 사는 곳의 형태가 어떻든지, 지역이 어디든지 신명나는 마을살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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