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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11월] 이웃과 통하라! , 은평구 갈현동 '코오롱 하늘채'

2014.11.05
서울혁신기획관 마을공동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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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통하라! , 은평구 갈현동 '코오롱 하늘채'

 

마을로청년활동가 조경미

 

이웃과 通하는 법?

불빛 빽빽한 서울의 밤, 그 찬란한 야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아파트 일색의 도시적인 풍경이다. 각자의 사연을 담은 저녁이 네모난 창으로 새어나오는 모습은 말할 수 없이 안락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을 자아내곤 한다. 그런 서울을 빼곡히 채운, 서울시민의 무려 83%가 거주하는 아파트. 현대 주거형태의 가장 대중적인 공동의 생활터전이라는 의미 의외에, 아파트는 부동산의 위상을 한 몸에 지고 많은 서민들을 울고 웃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개인의 주거성은 물론 재산 가치마저 공유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아파트 입주 이웃 간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왕왕 발생하곤 한다. 대표적인 갈등은 단연 층간소음흡연 문제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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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단지’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전 주민이 함께 장터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한 <코오롱 하늘채>. 2012년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 간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 통하였습니까?’라는 주제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문제의 열쇠는 다름 아닌 공감. 서로의 불편함을 이해하는 와중에 이웃 간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층간소음을 비롯한 이웃 간의 갈등상황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주민들의 의견으로 ‘공동텃밭’이 선정되었고, 그렇게 그들의 텃밭 가꾸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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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채 아파트 텃밭과 단지 입구에 텃밭상자. 주민들이 직접 기르고 다 함께 나눠먹는다.

 

“삶의 터전인 ‘집’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제도적으로만 바라보게 되면 해결은 어렵고 기분만 나쁜 상황이 닥치게 마련입니다. 층간 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자치위원회를 꾸리고 그 안에서 선정된 의견을 채택하여 작년 7월,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습니다. 텃밭 상자에 쪽파, 상추, 알타리 등을 심고 수확하여 전 세대가 나누어 먹지요. 이렇게 작지만 마냥 작지만도 않은,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문제들을 공동체로 풀어나가고자 하는 마음이야말로 저희 아파트 공동체가 함께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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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적인 분위기에 대한 갈증과 함께 시작된 공동텃밭 가꾸기는 주민들의 열망을 바탕으로 은평구 공동주택 커뮤니티 플래너 이춘희씨의 협조, 서울시와 자치구의 시기적절한 지원이 더해지며 자리를 잡아갔다. 우리 삶에 꼭 필요하지만 막연했던 일들, 문제의식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며 이웃 간의 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건강한 채소를 기르는 공동텃밭을 통해 기적처럼 이웃들 간의 소통이 늘어났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교육적인 효과까지 더해졌으니 금상첨화였다. 먹을 채소를 직접 길러보는 자연 교육은 물론이고, 이웃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고 알아가면서 아이들에게는 이웃 어른들이 잔뜩 생겼다. 자연히 인사성이 밝아졌고, 단지 안팎에서 뛰어놀 때 아이들을 알아봐주는 어른들이 많아져 ‘안전’이라는 요즘 시기에 가장 귀중한 가치를 덤으로 얻었다.

각 동 앞머리마다 위치한 소담한 텃밭 상자 이외에도 단지 뒤 켠 에는 널찍하게 제법 손이 많이 가 보이는 제대로 된 텃밭이 펼쳐져 있다. 조롱박을 비롯해 상추, 쪽파 등 이런저런 작물들을 수확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주민들의 욕구와 노력은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번졌다. 주민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운영으로 하늘채 주민들은 지난 10월 4일, 2014 도시농업축제한마당 ‘너農 나農 우리는 相想농부 은평텃밭가을걷이축제’ 에 참여해 활발한 주민 참여 활동을 더욱 많은 이웃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층간소음을 위한 직접적인 움직임은 올해부터 시작했어요. 전시적인 성과를 말하기 보다는 이제 막 발걸음을 떼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현대 도시 사람들의 두드러지는 특징인 익명성이나 단절의 정서가 지난날과 다르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그러한 경향은 더욱 크게 나타나요. 층간소음의 대한 본질적인 문제도 바로 여기서 온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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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층간소음 분쟁해결 주민자율조정위원회 양성교육 현장.

 

여느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처음 ‘코오롱 하늘채’ 에서도 크고 작은 층간 소음으로 서로가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례가 있었다. 그렇지만 충분히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입장을 정리하고, 지난하더라도 끊임없이 조정절차를 거치는 가운데 문제는 해결되기 마련이었다. 무엇보다도 점차 내 집에서 내는 소리에 타인이 불편을 느낀다면 그것을 자제하고 미안해 할 줄 아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웃 간의 배려하는 환경을 만든 데는 전 세대주민은 물론 관리사무소와 부녀회 등 아파트를 둘러싼 모두의 노력이 있었다.

 

“내가 누군지 드러내는 것을 꺼리고, 내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지 않는 무관심함이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를 만들지는 않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작은 불씨를 무시무시한 화마로 만드는 맹점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건설기준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아파트에는 층간 소음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고 보면 돼요. 각종 매체에서도 꾸준히 등장하는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의 다툼> 사건의 이면에는 서로간의 소통 부재가 어김없이 등장하구요.”

 

공동텃밭으로 서로의 대한 관심과 애정을 길러내기 시작한 주민들이 조금 더 구체적인 층간 소음 분쟁해결을 위해 찾은 곳은 서울 YMCA 였다. 층간소음 분쟁해결을 위한 ‘주민자율조정위원회’ 양성교육을 통해 지난 7월, ‘코오롱 하늘채’의 주민 일부가 이른바 갈등 조정 교육을 받았다. ‘코오롱 하늘채’ 이웃사촌 커뮤니티 (주민자율조정위원회) 의 시작이었다. 12명의 위원회 회원들이 월례회를 통해 층간 소음에 대한 문제의 대해 소통하고 전입주민의 행복한 환경을 위해 애쓴다.

 

“갈등 조정 교육은 짧았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작은 바람이 있다면, 공동체 발전을 위해 이런 갈등 조정에 관련한 지속적이고 꾸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어린이집의 어린이들도 서넛만 모이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고, 청소년, 성인은 물론 노인정의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잖아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갈등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걸 쉬쉬하고 숨기거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산해버리니 문제가 생겨요. 갈등을 제대로 대면하고, 풀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법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니 얼마나 참신한가요. 확산된다면 사회 전반적인 정서를 긍정적으로 바꾸는데도 이바지 할 것 같아요. 그렇죠?”

 

‘코오롱 하늘채’에는 층간소음 못지않게 화두가 되고 있는 흡연구역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엿보이는 공간이 있다. 범사회적인 혐연 분위기로 ‘코오롱 하늘채’ 또한 금연아파트로 지정되어있지만 제도적인 법이 지정한 아파트 복도나 엘리베이터, 놀이터, 등의 금연구역을 제외한 곳인 집 ‘안’에서의 흡연이 문제였다. 화장실에서 태운 담배연기는 환풍구를 통해 윗집으로 올라갔고 베란다나 방에서의 흡연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간접흡연으로 인해 고통 받는 주민들의 목소리와 그에 못지않게 오갈 데 없는 흡연 주민의 하소연. 그 어느 쪽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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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채 단지에 위치한 흡연 부스.

 

그래서 만들어 진 것이 흡연 부스다. ‘코오롱 하늘채’에는 현재 단지 내 귀퉁이에 두 개의 흡연 부스가 있다. 흡연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비 흡연 주민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중간 접점을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형 빌딩에서나 볼 수 있는 흡연구역이 200세대가 살고 있는 중소 규모 아파트에 생겨 난 것은, 서로 반대되는 입장에 있는 주민들이 서로의 의견을 조금씩 양보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근사한 방법이었다.

 

축제의 달 10월, 여기저기서 열리는 문화축제 분위기 못지않게 ‘코오롱 하늘채’ 에서도 주민들 간의 어울림이 잦았다. 알뜰 바자회를 통해 내가 가진 물건들을 나누며 얼굴을 맞대었고, 바자회의 큰 호응으로 월말에는 신나게 먹고 마시며 정을 나누는 마을장터까지 기획하게 되었다. 층간소음을 시작으로 한 주민들의 작은 궁리가 나와 내 이웃, 나아가 한 마을의 삶을 바꿔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코오롱 하늘채’, 새로운 도시마을의 긍정적인 청사진은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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