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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 서로의 가슴에 그린 그림, 서대문 개미마을

2014.11.05
서울혁신기획관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마을탐방
 
서로의 가슴에 그린 그림, 서대문 '개미마을'

 

마을로청년활동가 김덕천

 

 

서대문 개미마을 여행을 앞두고 마을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게 된다. 마을의 이야기, 마을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 생각 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분명 나만 느끼는 기분 좋은 경험이 아닐 것이다. 동네의 소소한 나, 그리고 소소한 일상,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마친 10여 명이 훌쩍 넘는 청년들이 서대문 개미마을의 이야기를 들으려 2014년 9월 23일 오후 3시에 전철역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로 모이기 시작 했다. 나를 포함한 서울시 도봉구 지역의 청년 5명이 차례로 모이기 시작 했고 또 그 외 지역의 청년들, 이 마을 여행을 기록하기 위한 취재진, 그리고 마을 여행을 준비한 스텝들 모두를 태운 마을버스가 기분 좋게 출발 했다. 개미마을로 향하는 마을버스 한 대를 가득 채우고 말이다. 개미마을 입구라 알리는 안내 멘트와 함께 우리는 홍제3동 주민센터 정거장에서 내렸다. 언뜻 보기에도 개미마을과는 거리가 꾀 남은 듯 했지만 이유가 있으리라 믿고 우리는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개미마을을 가려는 듯 보이는 우리가 주섬주섬 내리기 시작 하자 어느 여자 어르신이 안타까운 듯 인사를 건네신다. ‘여기서부터 가려면 한참인데.. 왜 벌써 들 내려? 날도 아직 더운데 그럼 천천히 올라오소.’ ‘네 감사합니다. 먼저 가셔서 기다리세요. 금새 따라 올라갈게요.’ 패기 좋게 인사를 받았지만 조금 후 나는 어르신의 걱정이 진심임을 알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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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세요. 개미마을 주민 권00입니다. ’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는 이가 계셨다. 본인은 개미마을의 주민이라고 하신다. 오늘 여행에 가이드라 하시니 친근한 맘이 생긴다. 개미마을 여행에 앞서 간단한 개미마을 이야기를 전해 주신다고 하시며, 우리를 홍제3동 주민센터 2층 다목적 교육장으로 안내 하셨다. 도심의 마을 개발로 인해 떠밀려진 철거민들이 모여 구성되기 시작한 마을이라 소개를 시작 하신다. 70년대 초반 철거민들의 새로운 삶터로 자리 잡은 이 마을을 당시에는 인디언 마을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마 집으로 지어진 형태가 인디언의 천막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일 것인데, 주민들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이름이 필요했던 이때 주민 중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모두에게 공감을 주었다고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개미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동네 ‘개미마을’이라는 이름이 말이다.

이때부터 이곳은 개미마을로 불리어지고 있다. 계속된 개발과 이주로 지금은 가옥 127동이 있는 마을이다. 이곳에 178세대가 본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훨씬 넘는 62%가 가옥의 주인이 아닌 세입자라고 한다. 또 마을의 주민 85%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라고 하니 참으로 보기 드믄 마을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벽화가 유명한 실제 마을을 돌아보고, 마을의 절경이 되는 메타세콰이어 숲에서의 살림욕 & 작은 음악공연, 그리고 마을주민들과 경로당에서의 작은 잔치가 예정 되어 있다고 하니 이 개미마을의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끼게 될지 기대와 호기심이 그리고 왠지 짠한 연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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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가 개미마을의 시작입니다.’ 아찔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마을의 모습이다. 가이드는 마을을 여행하는데 있어, 마을버스로 정상에 가서 쉽게 내려오며 마을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주민의 눈높이에서 아래에서 위로 마을을 경험하는 것이 개미마을을 여행하는 진미라 하니 믿어보기로 한다. 점점 가파른 지대가 나온다. 알고 보니 원래 아찔할 정도로 가파른 지대의 마을 이었다. 가쁜 숨 사이로 가이드는 마을을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다. 개미마을은 벽화마을로 유명한데 그 시작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낡은 마을의 집을 허물고 재개발을 하자는 마을 개발파와 그 반대파가 나뉘어져 오랜 갈등이 빚어지고 있던 터였다고 한다. 마을의 담벼락에는 벌겋고 흉측한 서로를 비방하는 무시무시한 험담과 비방의 글귀가 새겨졌고, 이 모습은 주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흉측한 글귀가 아닌 아름다운 벽화로 마을의 담과 벽을 꾸미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외부의 지원을 통해 지금의 벽화가 아름다운 개미마을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외부의 자원과 벽화 봉사자들에 의한 변화에 그치는 듯 하였지만, 벽화마을 조성 이후 마을의 주민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흉측한 마을 담벼락 밑은 늘 쓰레기가 나뒹구는 게 오히려 자연스런 곳 이었는데 지금은 벽화와 어울리는 깨끗한 담벼락으로 바뀐 것이다. 주민 스스로가 아름답게 바뀐 마을의 담과 벽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청소를 하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누구 하나 환경 미화에 신경을 쓰는 주민이 없었다고 하니 의미 있는 변화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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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만큼이나 마을에는 하늘에 닿을 듯 한 계단이 많다. 좁고 가파른 계단은 그야말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런 곳에 겨울, 눈이라도 오면 어떡해요?’ 누군가 허공에 걱정어린 진심의 질문을 던진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대답을 한다. ‘그러게요, 눈뿐만 이겠어요? 여름, 장마처럼 큰 비라도 오면 주민들은 어떻게 지낼까요?’ 외부의 지원을 받아 계단을 튼튼하게 보수하고 마을을 따라 흐르는 수로를 정비하고는 있지만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아직도 한참이 모자란다고 가이드는 덤덤하게 이야기 하신다. 그러면서도 외부의 자원들이 마을에 들어와 이러한 보수 작업을 할 때 예전에는 주민들이 외부인을 귀찮아하고 부담스러워 했지만 이제는 고맙게 생각해 주는 모습이 스스로의 삶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대하는 반증이라 생각 들어 보람이 된다고 하신다. 늘 주민 스스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촉매제의 역할을 하시고 싶으시다는 가이드님의 말씀이 마을에서 청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내게 뭉클하게 가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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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뒷산인 인왕산이 주민들의 봉사와 외부의 지원으로 정비가 되고 산책하기 좋은 경관이 빼어난 산책로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 중간에는 개미마을의 자랑, 메타세콰이어 숲이 자리하고 있다. 한참을 색색거리며 마을을 둘러보았는데 이곳 메타세콰이어 숲에 다다르니 그제야 한 땀 식는 느낌이다. 숲 중간에 자리가 깔려 있고, 수고했다는 인사처럼 작은 무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버스킹 그룹 ‘플로릭스’의 공연은 1시간 가량의 힘겨운(체력적으로만) 마을여행에 오아시스가 되어 주었다. 김건모의 ‘허수아비’, 김범수의 ‘보고싶다’, 마지막으로 10cm의 ‘오늘밤은어둠이무서워요’의 레파토리는 메타세콰이어 숲에서의 산림욕을 행복하게 채워 주었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마을 경로당에서의 주민들과 함께한 작은 잔치는 마을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미 우리는 알고 있었다. 개미마을에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과 이 어르신들의 개미처럼 고단했을 삶을 말이다. 개발과 보존을 넘어 개미마을에서의 삶을 채워 가시는 어르신 주민들과 마주하고 식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굳이 당신들 삶에서 마을의 의미가 무엇인지, 개발 그리고 보존의 차이가 무엇인지 물을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는 마을에 살고 있다. 그 마을에서 소소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일지? 그리고 어떠한 일상으로 마을을 채우고 그 속에 나로 존재하는지? 오늘은 모두 집 앞 정거장이 아니 한참 떨어진 마을의 입구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마을로 들어가 집으로 향해 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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