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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10월] 목동 엄마에 관한 고찰

2014.10.21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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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엄마에 관한 고찰

 

청년활동가 김진리

 

목동 엄마에 관한 고찰

 

목동에는 이런 말이 있다. ‘아이들 시험기간엔 아파트단지 안에 배달오토바이 소리만 요란하다.’ 시험기간 아이의 뒷바라지와 학습지도를 하느라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목동엄마들을 빗댄 말. 목동엄마. 혹자는 시사프로그램 그것이알고싶다에 나오는 엄마들의 형용사 같다고 하기도, 이 단어를 강남엄마와 동일시 하기도, 강남엄마와는 다르게 콩나물 살 돈 아껴 학원비 보태는 설움이 담긴 단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실제로 이 지역의 가정 대부분이 아이교육위주로 돌아간다. 그만큼 엄마들이 자신의 삶을 챙기지 않음은 물론 오직 엄마가 바라는 삶을 살고 있는 아이가 꽤 된다는 증거이기도. 그러나 이런 지역 안에서도 지금까지의 목동엄마와는 다른 엄마들이 있다. 목동을 바꾸려는 양천구의 두 마을공동체를 취재했다.

 

▼ 취재 1.  양천구 주민제안사업  :  책 읽어주는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서 행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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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영주씨는 증권회사에서 10년을 일했던 자산관리사였다. 그러다 3년 전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별생각 없이 떠맡은 ‘도서명예교사’활동에 재미를 느껴 그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공동체를 만들게 되었다.

 

“막상 시작하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책놀이지도사 자격증을 땄고 제2의 인생이 시작됐어요. 저만 재미있는게 아니라 책과 공부를 너무 싫어하는 우리 아이에게도 잘 먹힐 것 같았거든요.”

 

열심히 딴 자격증인데, 우리 아이에게만 적용시키는게 아까웠다. 그녀는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다. 경력개발도 도울 겸 주위의 책놀이지도를 원하는 엄마들에게 재능기부로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첫째 아이가 다녔던 서정초, 둘째가 다니던 목운초 그리고 목동초로 전학간 아이엄마를 알게 돼 양천구에 위치한 세 학교의 엄마들을 모을 수 있었고, 지금은 30여명의 엄마들이 팀을 이뤄 학교, 유치원, 도서관 등으로 인형극이나 책을 읽어주는 등의 책놀이 봉사를 하고 있다.

 

엄마를 보고 배운 아이들. 그 아이들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매주 화요일 서정초 도서관에서는 6학년 아이들이 점심시간을 쪼개 1학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어른들이 시켜 억지로 하는게 아니다. 스스로 그 활동을 즐겨 서로 읽어주려 한다고. 책에 대한 흥미도 높아 졌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교류를 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학습법을 탈피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역사수업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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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학창시절 저희 아들처럼 공부하는게 참 싫었어요. 그래도 외우기만 하면 되니 성적은 좋았지만, 지금 머릿속에 남은게 하나도 없어요. 지금의 역사교과서 보면 우리가 배우던 때랑 똑같아요. 그러니 결국 지금 아이들도 연도별로 역사를 그저 암기하고 있을 뿐이죠. 그런식으로 어떻게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들락날락 할 수 있겠어요? 역사를 엄마가 옛날이야기 해주듯 듣는다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아이를 억지로 앉혀놓고 강요할게 아니라 아이의 관점에서, 아이 스스로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죠.”

 

주입식 암기교육이 잘못되었다는 문제제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음에도 교과서의 디자인만 바뀌었을 뿐 공교육도 사교육도 그 방법이 변화하지 않았다. 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엄마를 비롯한 사회에 만연한 돈과 경쟁의식에서 그것이 기인한다고 답했다. 수요자가 원하지 않으니 공급자가 굳이 변화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책놀이 수업을 하러 갔을 때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봤어요. 절반이 ‘의사’예요. 왜 의사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돈을 많이 벌어서요’ 라고 답해요. 그럼 왜 의사가 되고 싶고 어떤 의사가 되고 싶어? 했더니 ‘엄마가 돈을 제일 많이 번대요. 어떤 의사가 제일 돈을 많이 벌어요?’ 하고 반문을 해요. 아이들 스스로 꿈을 가지고 목적을 가질 수 있게 엄마가 먼저 그 틀을 깨야 해요.”

 

돈이 많아야 나중에 편하게 산다는 말. 조금 더 편하게 살 수는 있겠지만 지금 숨 막히게 공부만 하고 있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자라나 부모의 뜻대로 의사가 된들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이리도 쉼 없이 달려야 하는지 돌아 봐야 할 때이다.

 

▼ 취재 2.  양천구 이웃만들기 사업  :  다같이 놀자 동네 한 바퀴!

 

위 공동체가 책을 이용해 교류하고 아이 관점의 새로운 학습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이 공동체는 사업명 그대로 그냥 논다.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중2병. 그 공포의 중2 아이를 둔 엄마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었다.

 

이 모임의 시작은 같은 중학교를 다니는 아이의 엄마들이 같이 양육문제를 고민하다가 아이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을 만들면서부터. 독서모임이 끝난 후 쉬는 시간을 주었더니 아이들이 전부 스마트폰에만 집중했다.

 

“아이들이 죄다 스마트폰을 꺼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이건 아닌 거예요. 왜 이렇게 쉽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중독에 빠지는 걸까. 예능은 그렇게 재미있게 보면서 왜 스스로 놀 줄은 모를까. 고민하다 동전멀리보내기 같이 어린 시절에 하던 아주 단순한 놀이부터 시작해봤죠. 대신 룰은 아이들 스스로 만들게 했어요.”

 

아이들은 다양한 룰을 제안하고 놀이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웃고 떠들며 즐거워했을 뿐 아니라 협동하고, 서로 이해하며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걸 쉬는 시간에만 잠깐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놀이문화의 장을 만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현재는 TV예능의 활동적 게임과, 놀이를 통해 스스로 진로를 찾는 프로그램 등 알찬 커리큘럼으로 주 1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컴퓨

     게임 말고 무슨 놀이가 있어요?

     당연히 그런 것들에 빠질 수 밖에 없

     환경이죠. 우리 어렸을 때는 골목 골목

     이 놀이터였잖아요. 우리는 어릴 때 당

     연히 겪었던 걸 지금 아이들은 누리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아이이 건강

     하게 놀 수 있는 장소도 문화도 전무해

     요. 이 아이들이 지금 이렇게 자라 어

     른이 된다면 얼마나 사회가 끔찍해질

     까요. 그 사회에 살게 될 아이를 생각

     하면 가슴이 먹먹해져요.”

어째서 엄마들의 어린 시절 경험과는 전혀 다르게 아이를 키우게 되는 걸까. 사회의 빠른 성장이반목을 낳아 아이들을 출구 없는 벼랑으로 밀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도 불안해해요. 공부하지 않으면 주위 아이들보다 뒤쳐질까 걱정하는 거죠. 우리 아이 어렸을 때 친구가 없었어요. 다른 아이들이 전부 학원에 다니니 놀이터에 가도 같이 놀 친구가 없는 거예요. 목동 중학생 대부분이 입학정원이 10%도 안 되는 특목고를 목표로 공부를 해요. 만약 아이가 유일한 목표로 삼았던 특목고에 떨어진다면 아이와 그 엄마가 느낄 좌절감이 상상이 되세요? 대안이 있어야죠. 공부 말고 다른 것도 할 줄 아는 아이가 되려면 함께 할 수 있는 사회를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놀이가 좋은 힘을 발휘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의 목동엄마라 불리우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지금 내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걸 들여다봐야 한다고 답했다. 결국 엄마가 바뀌어야 이 마을이 바뀌는 것이라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해보니, 마을이 어쩌면 대한민국의 사교육과 공교육 지도를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든다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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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엄마가 자기 아이는 새벽1시에 학원일정을 마치고 돌아온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은 충분히 공부하고 있고 노는 게 필요해요. 아이에게 어떤 때가 가장 기분이 좋냐고 물었더니 ‘멍 때리고 있을 때’ 라고 하더라고요. 누구에게나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다시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서.”

 

마을공동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새로운 유형의 목동엄마가 출현했다. 기존의 목동엄마들은 새로운 종족에게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천시하고 아이는 그렇게 키우는 게 아니라며 훈수를 두기도 한다고. 그때마다 상처받고 용기를 잃을 때도 있다는 새로운 종족. 그들에게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염원한다. 내가 만난 이 종족이 가진 따뜻함의 DNA는 너무나 강해서 아직은 미약한 물방울처럼 보일 뿐이지만 이것이 큰 물줄기가 되어 단단한 바위를 단번에 깰 만큼 큰 힘을 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곧 진가를 발휘할 새로운 목동엄마들에게 애정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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