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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8월] 도봉구 '자연놀이공동체 동네마실'

2014.09.26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월간마을 이미지

 

도봉구  '자연놀이공동체 동네마실'

 

마을로청년활동가 조경미

 

 

지하철 도봉역에서 개천을 따라 걷다보면 마침내 다다르는 도봉산 밑자락, 도로에 자동차 소리, 스마트폰을 쥐고 고개를 푹 숙이며 바삐 걷는 사람이 없는 마을. 그 빈자리를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낯선 새가 날개를 터는 소리, 개천 물에 자갈이 닳는 소리가 채운다. 개천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어느새 어스름한 산등성이가 눈썹처럼 가까워지고, 이내 <동네마실>을 만날 수 있었다.

 

근심이 없는 마을, 무수(無愁)골에서 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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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정 (좌), 마을을 가르는 개천(우). 한 여름 더위를 녹이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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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실> 사랑방이 위치한 도봉1동 무수골은 300년 이상 된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도봉구의 자연마을이다. <동네마실> 사랑방 뒤에 위치한 무수정, 마을의 이름처럼 편안한 정자에 앉아 그들의 마을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자연놀이공동체 <동네마실>은 자연에서 자녀와 함께 뛰노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둔 육아공동체이다. 특히 부모협동 육아품앗이를 통해 신(新)가족운동을 표방하며 양육에서 점점 설자리를 일어가는 아버지들의 적극적인 육아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12년 <동네마실> 1기가 결성된 이후 지금까지 평균 10가족 정도가 참여하며 일주일에 3회 정도 숲, 계곡, 바다, 논 등 서울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다양한 자연을 찾아 아이와 부모가 함께 느끼며 즐긴다. 경쟁적 선행학습을 지양하고 정해진 프로그램 없이 ‘자연’의 품에서 자연‘스럽게’ 노는 아이로 키우고자 하는 이 모임은 내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아이들, 나아가 지역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함께 돌보는 가족공동육아모임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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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현재 11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동네마실>의 자연활동은 주로 마을의 자랑, 도봉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산이 주 활동무대이기 때문에 계절마다 다채로운 활동들이 기다린다. 지금 같은 여름에는 골짜기에서의 물놀이를 주로 하고 겨울에는 산에서 눈 놀이를 하거나 논바닥에서 얼음썰매를 탄다. 지난봄에는 직접 부모님들과 함께 장을 만들고 화전을 부치며 놀았다. 사시사철 각각 옷을 갈아입는 산으로 뛰어 들어간 아이들은 열매, 나뭇잎 등을 이용해 놀며 그야말로 자연의 한 부분이 되었다. 자연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 중심이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회원 공동이 참여하는 특별활동도 다양하다. 도봉구청 창포원 공동텃밭을 경작하며 손수 채소를 수확하기도 하고 회원 부모는 물론 지역 주민 전반을 위한 시민 교양강좌를 개최하여 공부하기도 한다.

 

절기 따라 계절감을 느끼며 그에 걸 맞는 음식을 만들거나, 절기 풍습을 익히다보니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예절에 대해 중요하게 배우는 것도 <동네마실> 육아만의 장점이다. 자연을 가까이하며 몸에 밴 아이들의 ‘세살 버릇’이야말로 삶의 긍정적인 요소들을 꿰어 줄 첫 단추가 되리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동네마실 공동체에서 키우는 아이들의 연령대도 10세 미만으로 정해두었다. 10세 이상이 되면 그간 익힌 교육을 통해 부모의 도움보다는 서서히 삶의 주체로 사는 새로운 연습을 해야 한기 때문이라고. 다만 앞으로 아이들이 성장해 감에 따라 여행학교 설립 등 생애 주기의 맞는 성장과정을 도울 방안을 구상하는 중이다.

 

‘자발적 가난’과 ‘결핍의 미학’

기존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세부 프로그램이 없는 육아공동체 <동네마실>. 하늘에 해가 나는지 구름이 가득인지, 산에 배꽃이 피었는지 산딸기가 맺혔는지, 날마다 다른 자연의 섭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건강한 모임이 지속될 수 있고, 모임의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한 행동 수칙을 정해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 행동 수칙

▪ 날씨가 좋지 않은 날도 산행하기

▪ 아는 것이 힘이고, 아는 만큼 실천하기

▪ ‘자발적 가난’과‘결핍의 미학’ 실천하기

▪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에게 맡기고 기다리기

▪ 아이들과 부모 모두 예절 중시하기

▪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기

▪ 엄마표 간식과 도시락 준비,(사탕·과자·초콜릿 등 자제)

▪ 공동 공간(마실사랑방)을 함께 지키고 가꾸기

 

보통 아이를 데리고 산에 간다고 하면, 하늘에 물기만 조금 있어도 계획이 취소될 것 같지만, <동네마실>에서는 예외다. 입산이 금지될 정도로 공식적인 기상악화가 아니라 보행이 조금 성가신 정도의 보슬비라면 어김없이 가족들은 산으로 간다. 물기를 머금은 풀과 나무를 보고, 말랑말랑해진 흙바닥을 느끼는 것도 일종의 ‘체험’이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내심 걱정이 앞서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맑은 날과 별다를 바 없이 산 여기저기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걸어 다닌다. ‘경험’이 앞선 어른들이 필요이상으로 모든 것을 지레짐작으로 겁먹고, 성가시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자발적 가난과 결핍의 미학이요? 이것은 모인 부모들이 공유하는 가치에 관한 이야기인데, 소비가 습관이 된 아이들로 키우고 싶지 않은 소망에서 나왔어요. 요즘은 물질적으로 너무 풍족한 세상에 살며 결핍 없이 자란 아이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어엿한 성인으로 살아나갈 마음가짐을 키우지 못한 채 몸만 자라나기 일쑤에요. 자연에서 뛰어놀게 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가치들의 중요성을, 아이들이 몸으로 느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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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아이들은 자연에서 재료를 찾는다. 열매와 꽃잎, 나뭇가지들을 주워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액자를 만들었고, 흙으로 반죽하고 각종 풀과 꽃이 재료가 된 나뭇잎 전도 부쳐냈다. 놀이도 마찬가지다. 장난감이나 인형을 쌓아두고 노는 여느 집 아이들과는 다른 <동네마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얕은 산자락 어디선가 만난 새에게 모이를 주는 것이고, 비 개인 날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빗방울을 들여다보는 것이 되었다.

 

자연, 세상의 살림살이를 가르치다

“부모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삶을 마주하는가. 그것이 결국은 가정교육의 핵심이자 아이들의 인생에 가장 직접적인 지침이 되겠지요. 같은 생각을 가진 <동네마실> 모임가정 모두가 늘 함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소비지향적인 삶을 살고, 자본으로 경쟁 하여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부모 밑에서는 다시 같은 기질의 아이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모든 것에는 다 적당한 때와 정도가 있습니다. 자연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잖아요?”

 

그렇다. 화려하고 예쁘지만 세상 모든 것이 다 꽃이 될 수야 있나. 자연에는 나무도, 흙도, 벌레들도 있다. 생태계라는 것, 공동체라는 것. 모두 세상에 골고루 고유한 제 위치를 가지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데서 시작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기억해 주길 바라는 <동네마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앞으로 뜻있는 가치를 공유할 손길들을 모아 육아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다. 산과 숲, 새의 지저귐과 풀벌레의 날갯짓을 배우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인 자연놀이 공동체 ‘동네마실’의 교육방법을 더 많은 부모들에게 소개하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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