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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8월] 슈퍼맨이 아니어도 괜찮아, ‘아빠들의 육아 품앗이’

201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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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이미지

 

슈퍼맨이 아니어도 괜찮아, ‘아빠들의 육아 품앗이’

 

마을로청년활동가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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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 열심히 일해서 집안에 돈만 가져다주면 되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아빠들도 육아에 동참하는 것이 상식이 되고 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여행을 가거나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놀아주는 일이 지금의 젊은 아빠들에게 기대되는 역할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으로서 경제적 뒷받침을 열심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상한 아빠 되기라는 또 하나의 미션이 생겨난 것이다.

 

지금의 젊은 아빠들은 대부분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육아는 모두 엄마 몫이었고, 아이들이 걸음마를 떼고 재롱을 떨 때 아버지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느라 집에 없었다. 아이가 제법 머리가 굵어지고 대화가 통할 무렵에도 아버지는 호통치기만 할 뿐 대화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성인이 되어 바라본 아버지는 퇴직을 하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어머니로부터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런 아버지 세대를 보면서 자란 젊은 아빠들은 밖에 나가 돈만 버는 기계가 되기보다 아이들에게 자상한 아버지로 인정받길 원한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같은 TV 프로그램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한 아빠 출연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자녀와 교감하는 법을 배운다.

 

아버지가 부재했던 시기를 지나, 가정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으려는 시도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아빠들이 사회생활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것에 있다. 자신이 바라는 아빠상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할수록 정말 ‘수퍼맨’이 되어야 한다. 이러다간 슈퍼맘 콤플렉스에 이어 슈퍼맨 콤플렉스도 생겨날 지경이다.

 

슈퍼맨이 되지 않고도 평범한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마침 서대문 부모협동조합에서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노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북돋우기 위해 만든 이 사업 이름은 이름도 TV 예능 프로그램 제목을 그대로 딴 <아빠 어디가>이다. 아래는 <아빠 어디가>를 기획하고 함께 참여하고 있는 오경섭씨(서대문 부모협동조합 조합원)를 만나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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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원래는 <오순도순 동네평상>이라는 사업 속에 있는 한 프로그램이에요. <오순도순 동네평상>은 마을에 있는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교육이나 먹거리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사업이구요. <아빠 어디가>는 서대문부모협동조합의 아빠들하고, 홍보를 통해 모인 비조합원 아빠들이 같이 참여하고 있어요.”

 

<아빠 어디가>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일단은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해서에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아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구요. 실제로 직장 다니는 아빠들이 집에 들어오면 평일엔 잘 못 놀아주잖아요. 그래서 주말에 일부러 아빠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보려는 의도였어요. 아빠랑 아이들만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그러면 어떤 활동을 했나요?

“지금까지 총 두 번 했는데, 1차는 텃밭 런닝맨이라고, 텃밭에 심어진 식물 이름을 맞추고 텃밭 관련 퀴즈 맞추면 선물 주는 프로그램이었구요. 2차는 강화도에 가서 아빠들이랑 아이들이랑 놀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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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반응은 어떤가요?

“좋지요. 근데 아빠들은 힘들어요. (웃음) 이를테면 아빠에게 잘 안 오는 아이가 있어요. 엄마랑의 시간이 워낙 많았으니까요. 그 아이들을 처음에 달래서 갈 때가 어렵더라구요. 가서도 아빠들이 아이들을 돌보는데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엄마만큼 지식이 없어요.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왜 그런 반응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까 처음엔 혼을 내요. 애들이 말을 안 따르면 ‘위험해!’ 소리지르고 그랬는데 점차 시간을 보내면서 쟤가 어느 순간 저런 반응을 하는구나 이런 게 느껴지더라구요.”

 

아이들 반응은요?

“아이들은 아빠라면 무조건 좋아하죠. 엄마는 좀 정적으로 논다면 아빠들은 동적으로 노니까. 서로 막 던져서 받아주고 이러니까 아이들은 좋아하죠. 부작용이 있어요. 아무 때나 해달라고 그래요. 평일에도. 힘들어죽겠는데.(웃음)”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으신가요?

“생각해봐야 될 것 같은데요.(웃음) <아빠 어디가>는 시도해볼만하고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하는 편이 더 좋고 의미있을 거 같아요. 이제 아이들에 대해 조금 알아가기 시작했으니까요. 내년 정도 되면 또 달라지지 않을까요? 아이들도 한 살 씩 크니까 또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도 있을 거고.”

 

오경섭씨와의 유쾌한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나는 평범한 아빠들이 육아에 뛰어들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들이 육아하는 동안 집안에 고립되지 않을 수 있도록 품앗이를 고안했듯이, 아빠판 육아 품앗이야말로 슈퍼맨이 되지 못한 아빠들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노는 것이 힘들다며 투덜대면서도 다음 번 모임은 물총놀이를 기획하고 있다며 이것저것 구상중인 아이템을 신나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이 아빠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힘은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열다섯 명의 아빠들이 모여서 시작한 <아빠 어디가>는 인터뷰이 말대로 아마도 올해 사업이 끝나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아빠들도 아이들과 노는 즐거움을 알아버렸으니 말이다.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놀기가 어색한 아빠들을 위해 오경섭씨가 알려준 한 가지 팁을 남긴다.

 

“아이들이랑 시간 보내는 방법으로 제일 좋은 건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예전엔 아이들이랑 집에 있으면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막 풀어놔야 시간도 잘 가고. 가장 좋은 건 집에 들어오면 바로 아이들이 자니까요. 흐흐.”

 

그리고 또 한 가지. 아빠들의 육아 모임을 만들게 되면 프로그램 기획 회의라는 명목으로 공식적인 술자리가 허락된다.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서대문부모협동조합>

서대문 부모협동조합은 2012년 서울시 부모커뮤티니 <서대문사람숲> 구성원으로부터 출발해 <서대문마을넷>, <서대문희망네트워크>, <내일어린이집> 졸업생 부모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졌다. 현재 서대문구 연희동에 “콩세알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협동조합 방식으로 문턱을 낮춘 공동육아 어린이집 모델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초기 설립부터 마을의 여러 관계망의 지원을 받아왔기에 마을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려는 시도로 비조합원들도 함께 참여해서 공동육아와 마을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오순도순 동네평상> 사업을 서울시 공동육아 활성화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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