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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8월] 어설픈 아빠들이 모여 마을을 잇다, '아이쿠아버지'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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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이미지

 

어설픈 아빠들이 모여 마을을 잇다, 커뮤니티의 재발견 “아이쿠아버지”

 

마을로청년활동가 김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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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신정동의 해누리 체육공원. 일요일 아침 이 곳의 작은 풋살장 안에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간 유니폼을 입고 해누리라는 공원의 이름만큼이나 햇살처럼 밝게 웃고 있는 아버지와 아이들. 이들은 바로 양천구 부모커뮤니티인 “아이쿠아버지”의 멤버들이다.

처음엔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클럽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장엔 한여름의 기온임에도 아이들과 그 어머니들도 다수 나와 있었다. 가져온 수박을 자르고 나누며 서로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 보고 거기에 강한 유대감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스포츠클럽은 아니라는 것을 눈과 마음으로 본 후, 아이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이쿠아버지의 시작은 어땠을까? 2012년, 양천구의 한 유소년 축구클럽이 주체가 되어 거기에 소속된 아이의 엄마들이 시작한 아이위주의 보육정보공유 모임이 아이쿠아버지의 전신이다. 이 모임은 2013년에 아이가 아닌 엄마가 대상인 모임으로 활동 해보자 라는 자발적 움직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 같이 한 부엌에서 반찬을 만들어 모임에 속한 맞벌이 가정과 그것을 나누기 시작했던 것이다.

 

“맞벌이 가정이 많다 보니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없으면 그 시간에 라면이나 김밥 같은 질이 좋지 않은 음식을 자주 먹게 돼요. 그래서 다 같이 반찬을 해서 맞벌이하는 각 가정마다 돌리자는 차원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나중에는 우리모임에 속한 가정뿐 아니라 지역센터에 기부도 했어요.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다른 많은 사람과 밥상을 나누면서 커뮤니티도 만들 수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모임에 나와 밥을 먹으면서 부모와 아이들이 관계가 더 좋아지는 모습도 보이더라구요.”

 

밥상을 나누며 아이와의 관계개선을 눈 여겨 본 엄마들은 아빠와 아이들의 부족한 소통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모임의 방향을 ‘아빠’로 바꾸었다.

“아빠들은 거의 직장에 나가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길고, 가정으로 돌아와도 아이들과 대화를 한다거나 스킨쉽을 나누거나 하는, 아이들과 교감하는 부분이 거의 없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모임의 주체가 돼서 아이들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데 집중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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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들이 아빠들에게 손 내밀었다. 엄마들이 “한번 나와봐~” 하며 시작돼 한 달에 한번씩 공을 차던, 가볍게 시작된 아빠들의 모임이 어느새 정례화 되어 일주일에 한번 운동장을 빌리고 팀을 나눠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아이쿠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서울시 부모커뮤니티사업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아이쿠아버지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짓게 된 이유는 지금은 완전하지 않은, 축구 같은 스포츠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빠들이 함께 운동을 시작하고 교류하면서 함께 완전해지자 라는 의미예요. 커뮤니티활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좌충우돌했던 다양한 과정 속에서 기쁜 일도, 서운한 일도 많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저희가 진짜 마을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을 알게 해줬어요. 또 이름자체가 어설퍼 보이잖아요.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 같은 멋진 이름이 있다고 하면 다른 아빠들이 우리 팀에 쉽게 다가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낮은 문턱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모든 아빠들을 쉽게 유입 해보려는 목적으로 이렇게 지은 이유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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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차면서 아이쿠아버지를 관심가지고 지켜보는 이들을 거리낌 없이 초대해 함께 뛰고 하다 보니 처음엔 5가족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16가족 이상이 참여하는 큰 모임이 되었다. 게다가 미국인과 일본인 멤버도 있는 다국적 스포츠클럽이 되었다.

 

아이쿠 아버지는 3월에 서울시 부모커뮤니티사업 심사 중 함께 심사를 받던 아신축(아빠와 신나는 축구여행)이라는 다른 부모커뮤니티와도 연을 맺고 함께 뛰고 있다. 경쟁심사라 상대는 경쟁자 인데 어떻게 거리낌 없이 함께 할 생각을 했는지 묻자 하하 웃으면서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경쟁자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고, 서로 공감대도 같으니까 심사자리에서 저희가 언제 한번 같이 뛰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죠. 그러니 아신축에서도 흔쾌히 수락을 하시더라구요. 부모커뮤니티라는게 문어발식으로 뻗어 나가 확산되고 활성화돼서 마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목적 아닌가요?”

 

이처럼 모임과 관계를 확장시키는 것과 더불어 아이쿠아버지는 속한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양천구내 존재하지 않았던 풋살연합회를 만드는 등 그 활동의 범위도 점차 넓혀 나가며 이 마을을 변화시켜나가고 있다. 또 어떤 변화가 그들을 찾아왔을까 묻자 2012년부터 모임을 이끌었던 어머니 멤버에게 아래와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작년까진 모임의 규모도 작고 진행하다 보니 추진력도 떨어지고 해서 모임을 이어가는 것이 꽤 어려웠어요. 올해는 아빠들이 주도하게 되면서 엄마가 주가 돼서 할 때랑은 확실히 다르게 모임의 단계가 쭉 올라왔다는 느낌을 받아요. 아빠들의 강한 추진력으로 결합도 정말 잘 되고 있고, 엄마도 아이도 더 잘 따라 나오게 돼서 참여율도 작년보다 높아졌어요.

또 엄마가 아이들하고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준다고 해도 아빠와 비교하면 부족하잖아요. 저희들이 해줄 수 없는걸 아빠들이 해주니까 아이들도 훨씬 더 좋아해요.”

 

뒤 이어 아버지 멤버의 대답도 들었다.

“우선 운동을 하고 또 나와 같은 아빠들과 이야기하면서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죠. 그리고 아이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어제도 유소년축구클럽대회가 있었는데 학부모들이 아이들 성적에 너무 얽매여서 아이들을 혼내고,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울고 있는걸 봤어요. 사실 저희들도 예전엔 그런 학부모들과 비슷했어요. 그런데 아빠들이 공을 차기 시작하고 또 대회에도 나가보니 이게 얼마나 힘든 건지 잘 알게 됐죠. 지금은 어린 아이들이 이 더운 여름에 열심히 뛰는 것만으로도 기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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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아버지는 베이스와 드럼을 치는 멤버들의 재능나눔으로 음악레슨도 하고 있으며 이것을 시작으로 밴드를 결성에 연말에 발표회를 하는 계획도 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이 유입되어 운동뿐 아니라 음악과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교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변화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모임을 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을 때, 재정보다 정해진 거점공간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재정적 부분은 부모커뮤니티사업으로 지원받고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죠. 이 지원이 아이쿠아버지에게 이 모임을 더 활발하게 지속시킬 수 있는 한 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마을에 아이와 운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이 안되어있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작은 풋살장을 일주일에 한번 사용하는 것도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라 애로사항이 있어요. 이 구장을 사용 못 하게 돼 우리 거점공간이 사라져 모임 자체가 무너질까봐 걱정이 되죠.”

 

마지막으로 마을 안에서 네트워크를 지속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는 힘에 대해 물었을 때 들은 답변은 공통의 목표를 가진 사람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공통점이 서로 없으면 오래 지속도 어려울뿐더러 모임이 형성되기도 어렵고 또 하나의 공통의식이 생겨 모임을 만들었다면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밴드를 결성하려는 것도 운동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음악이라는 장르로 변화를 주며 다채로운 활동으로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반을 다시 다지는 것이라고. 그럼 그 공통의 목표를 가진 사람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일단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사귀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죠. 미국인멤버인 헤일리도 근처에서 어성어성 거리고 있던 걸 저희가 먼저 다가가서 잘 못하는 영어지만 대화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우리 팀에 들어와서 함께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게 했죠. 팔짱끼고 지켜보고 있다가 나와 마음 맞는 사람이 다가오길 기다리는 것보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에게 내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이들과 함께 서로의 삶의 방식을 듣고 배우고 감동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또 이 관계를 통해 마을을 내 삶의 집이라고 여기게 하는 것. 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런 공동체 활동을 추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마을이라고 생각한다는 아이쿠아버지들의 멤버들.

 

아이쿠아버지의 활동모습을 직접 보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에 심히 공감할 수 있었다. 또 이런 그들의 모습이 진정으로 자녀들을 건전하고 더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생각도 함께. 아이쿠아버지가 더욱 단단히 성장하여 이런 작은 실천들로 마을에 흩어진 사람과 가족들을 하나로 잇는 매개체가 되길, 그래서 그들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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