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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7월] 세대를 뛰어넘는 관계 프로젝트, 노원구 C:nergy(시너지) 프로젝트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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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이미지
 
세대를 뛰어넘는 관계 프로젝트, 노원구 C:nergy(시너지) 프로젝트

 

마을로청년활동가 백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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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3일 금요일.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앞 근린공원에서 펼쳐진 ‘구로별별시장’은 팔고, 사고, 즐기는 주민들로 북적입니다. 구로마을공동체지원단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별의별 이야기가 있는 이 장터는 마을문화예술장터입니다.

 

구로별별시장에서 아이들로 북적이는 한 체험 테이블이 있습니다. 활기 넘치는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 ‘C:nergy(시너지) 프로젝트(이하 시너지)’팀의 폐 유리병을 재활용한 스노우볼 만들기가 인기입니다.

 

준비해 간 30개의 폐 유리병은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급기야 집에서, 근처에서 빈 병을 가지고 와 만들어보려는 아이들까지 생겨버렸습니다. 시너지 멤버들은 난처하면서도 신이 난 마음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마치고 조기 철수했습니다.

 

 

‘C:nergy(씨너지) 프로젝트’, 어르신을 만나다

3‘C:nergy(시너지) 프로젝트’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사회봉사 동아리의 이름입니다. 환경공학, 행정학, 경영학 등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있는 이 동아리의 인원은 모두 6명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 더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함께 하는 멤버로 입을 모아 부르는 7번째 멤버인 ‘이종학 어르신’입니다. 시너지에서 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이보람(22)씨와 이제 갓 합류한 신입 멤버 최정우(20)씨가 이종학씨와 함께 한 활동에 대해 얘기합니다.

 

시너지 멤버들은 사회와 환경, 자원 등을 위한 활동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함께 할 대상을 찾던 그들의 눈에(어쩌면 마음일까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들어왔습니다. 지역복지관과 노인지원센터에 계신 어르신들을 섭외,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단, 무작정 프로젝트를 앞세워 접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10명의 어르신들과 지역복지관 앞마당에서 같이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자! ‘관계맺기’를 먼저 시도 한 것이지요. 바로 그 곳에서 제 7의 멤버, 60대 어르신 이종학씨를 만났습니다.

 

“이종학님은 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폐지 줍는 것을 스스로 환경정화라고 여기고 계셨어요. 가구 수리도 하시는 등 손재주가 좋으셨는데, 이런 점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유리병 재활용 체험을 떠올렸어요. 어르신이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없다보니까 저희를 비롯한 사람들 만나는 것을 매우 좋아하시는 게 의외였어요. 체험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어요.”

 

대학생과 어르신의 ‘시너지’가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우린 ‘공동체’야

이종학씨와 시너지 멤버들의 본격 ‘관계’가 시작되었습니다. 재활용 체험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온전한 아이템이 필요했습니다. 아이들이 대상이라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하고, 부족한 ‘리사이클’에 대한 개념과 완성도를 얻기 위해 리폼·리사이클 관련 블로거 20명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종학씨의 기술과 경험, 같은 일을 하시는 인적 네트워크 또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너지 멤버들은 이종학씨가 자신의 활동에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끼고, 부담감을 갖지 않길 바랐습니다.

 

마을공동체사업에 참여하면서 시너지 프로젝트는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8월, 우리마을프로젝트사업에 선정 후 6개월 동안 시너지 멤버들의 주 활동목표는 ‘어르신과 관계 맺기&공동체 형성하기’였습니다. 마을공동체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교 내의 타 동아리들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상도 타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너지 멤버들 역시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조바심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린 느릴 뿐이야, 틀린 게 아니야’라며 천천히 ‘사람’에 초점을 맞춰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이보람씨가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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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수익성만 생각했다면 다른 유리병도 많고, 얼마든지 방법을 생각했겠죠. 어르신과의 만남부터 돌고 돌아서 천천히 여기까지 온 이유는 활동에 있어서 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어요. 청년인 저희가 봐도 주민들 간의 교류나 공동체적인 마인드가 예전 보다 많이 줄었다고 느꼈고, 그래서 이런 마을사업이 생겨나지 않았나 생각해요. 마을공동체사업의 등장 시기와 취지에 공감을 많이 해서인지, 마을공동체사업이 저희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을공동체사업이 청년들의 욕구에 많은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특별한 성과없이 만남으로 끝나버린 시너지 프로젝트의 2013년,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들은 올해 4월부터 마을공동체 주민제안사업에 참여하면서 실행력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그동안 준비한 유리병 아이템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재활용 체험프로그램의 시민 반응도 조사할 겸 6월 13일 구로별별시장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는, 글 첫머리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그들만의 방식대로 천천히 관계 맺어 온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한 거라 믿고 싶습니다.

 

 

시너지 멤버들은 재활용 체험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 올해는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주변 공방에서 1회로 프로그램 시범 운영을 하고, 디자인 전문가와 파트너쉽을 맺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함께 높여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업의 수익을 얻는 방법도 참여 대상인 어린이들에게서 얻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유통 시킬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해 판매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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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그들의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시너지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물론, 멤버들과 이종학씨의 관계도 지속되겠지요. 하지만 이들의 관계가 지금까지 해 온대로 그저 함께하는 것에 그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른 짐작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들은 더 굉장한 계획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이종학 어르신 주변의 폐지 줍은 일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그런 일이라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이분들을 위해 우린 이 활동을 꼭 하고 싶어’라고 느꼈죠. 그래서 이 활동이 동아리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직업을 만들어드리고 자립을 할 수 있게 발판이 되어 드리는 것이 저희의 최종목표예요. 주민제안사업은 올해 12월에 끝나지만 시너지 프로젝트 활동은 내년 여름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와 함께 하는 활동이 끝나더라도, 어르신은 그 이후로 자립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생활 하실 수 있도록 할거예요.”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함께 하는 사람, 이종학씨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 지 8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마음에 고개가 끄덕여 질 때쯤, 이보람씨의 말이 이어집니다.

 

“어르신이 스스로 재활용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하실 수 있도록 많은 채널을 마련해드리는 거죠. 체험프로그램을 진행에 도움이 되는 재활용 체험지도사 자격증을 딸 수 있게 도와드릴 계획까지 하고 있어요. 이종학 어르신이 전문성을 키우고, 도움 받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나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같이’의 가치

이보람씨는 원래 공무원 시험을 생각하는 평범한 행정학과 학생이었습니다.

시너지 프로젝트 활동을 하다보니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는 마치 개혁가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공감을 많이 해주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입니다. 한때의 재밌는 활동은 어서 끝내고, 취업 고민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눈초리를 보냅니다. 자신의 생각을 공감해줄 친구들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동아리 활동과 마을공동체사업을 하면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좀 더 쉽게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보람씨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생각의 범위를 넓혀 사회와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도 고려하고 있답니다. 행동의 변화는 가치관의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이종학씨와 함께 하면서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어르신의 축적된 삶의 노하우가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는 최정우씨는 노인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어르신이 말을 무뚝뚝하게 내뱉는 스타일이신데, 처음엔 그런 말에 상처받거나 ‘역시 노인은 인색해’라고 여겼죠.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의 살아온 환경과 경험부족으로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에 서툴다보니 저희를 걱정하는 마음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신거란 걸 알았어요. 또, 저희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어르신께 안부 전화를 드리고 있는데 저도 처음엔 질문을 미리 생각해놓고 통화했는데 이제는 편하게 얘기 할 수 있어요. 내공이 생긴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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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프로젝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치의 실현’이랍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얻는 돈, 명예, 사회적 인정 등의 실현 가치보다 내가 존재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보람, 뿌듯함, 자아존중감 같은 존재 가치를 말 그대로 ‘가치’있게 보는 것이죠. 그들은 이종학 어르신을 시작으로 그런 분들의 존재가치를 발현시켜 드리고 싶고, 그런 식으로 더 큰 공동체를 형성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사업얘기는 하지 않고, 이종학씨를 프로젝트 안으로 서서히 흡수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어르신 자신이 공동체 활동이 즐겁다라고 느낄 수 있게!

 

청년들이 어르신과 나이와 조건을 빼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함께 해보는 경험, 언제 해 볼 수 있을까요? 어르신들을 짐이 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닌 삶의 지혜를 가진 존재로 보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을공동체 활동의 가장 뿌듯한 결과가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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