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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6월] 명랑마주꾼 일지 ‘꽃보다 할배’

2014.06.20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월간마을3

 

명랑마주꾼 일지 ‘꽃보다 할배’

 

마을로청년활동가 피쉬

 

유럽여행을 설렁설렁 다니는 ‘꽃보다 할배'들이 인기다. 흔하디흔한 여행 예능과 다르게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아마, 그들이 떼는 발걸음 발걸음마다 삶을 지나온 세월과 그래서 지닐 수 있는 여유 때문일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극히 익숙한 것들을 삶 속에서 하나 둘 채워 나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익숙함을 새롭고 낯설게 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이 연륜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우리에게 완숙한 사고와 또 귀한 여운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명랑마주꾼도 꽃보다 귀하고 낭만적인 할배들을 만나고 마주했다. 파리의 세느강 못지않게 유유히 흐르는 홍제천과 불광천 보타닉가든 뺨치게 한적한 월드컵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이런 최적의 환경에 둘러 쌓인 아파트에 살지만, 어딘지 울컥한 순간이 많은 성산임대아파트.

 

오늘은 아파트에서 홍반장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봉사단 하랴 게이트볼 치랴 항상 바쁘신 스스로를 백호라고 불러 달라는 할배를 마주했다.

 

명랑마주꾼은 아파트 농구장에 눌러 앉아 지나가는 어르신들께 무작정 텃밭 나눔을 하고 또 동네를 청소 한답시고 이리 저리 쏘다니다가 우연히 만나고, 게이트볼 장에 누가 있나 기웃기웃 하다가 저희도 한번 쳐보면 안될까요 하며 무작정 들이대며, 그렇게 마주한 사람 냄새 나는 기록을 나누려고 한다.

 

[꽃보다할배] 녹색 필드의 지배자 게이트볼 챔피언 백호할배

명랑마주꾼이 주민을 만나는 방법 중에 '생활스포츠도 하나 정도 있어야지 않겠는가?' 란 발상으로 일주일간의 꿍꿍이로 촉각을 세워서 찾은 방법은 바로 게이트볼. SH성산아파트 안에는 넓디 넓은 게이트볼 장이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평소에도 아파트를 하릴없이 노닐다 보면 마을 어르신들께서 딱! 딱! 시원한 소리를 내며 게이트볼을 치시곤 하는데. 우리 마주꾼들에게는 영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또, 겉에서만 보면 골프랑 볼링 합쳐놓은 이게 뭔가 싶은 느낌의 ‘짬뽕 스포츠'로 비춰 안 해봤던 게이트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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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소재로 놓고 생각해보니. 이게이게, 한국프로야구 인프라 뺨치는 동네 공원 어디에 가도 찾을 수 있는 전국구 할배 인프라를 지니고 있는 대단한 스포츠였던 것이다. 게이트볼을 한 게임 즐기시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계신 할배, 할매들. “어이 그렇게 치는 게 아니여!”, “잘 좀 쳐봐. 에이.”라며 경기 밖에서 훈수를 두시는 구경하시는 어르신들. 어라. 가만 보니 자칭 게이트볼 코치를 맡고 계신 할매도 계시잖아? 세상에 이런 국민 생활 스포츠가 어디에 있던가!

 

그래서 왠지 우리들도 제대로 한번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 아파트 터줏대감 백호님을 찾아가서 게이트 볼 한판 청하게 되었다.

 

“청년들이 게이트볼이라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뒷짐 진 걸음걸이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신 백호님을 따라 성산임대아파트 안에 수풀이 우거진 산책길을 걸었다. 구불구불하게 나무들이 차곡차곡 늘어서 있는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비밀의 화원처럼 숨겨진 게이트볼 구장이 어느새 “짜잔” 하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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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은 말이야. 상대방 공을 맞출 때 자신감 있게 쳐야 해. 공을 못 맞추더라도 근처에 있으면 다음 번에 아웃 되기 십상이거든."

 

1번, 2번, 3번 게이트, 스파크, 아웃 등등 처음 배우는 놀이의 새로운 용어와 방법은 호기심 반 이었다가 설명이 길어질 수록 '멘붕'의 선을 넘나든다. 사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그렇다 인생은 실전이다.

 

“으음. 그렇군요. 그런데 해봐야 알 것 같아요.”를 힘차게 외치고 바로 에 게이트볼 스틱을 손에 꽈악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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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공기를 넓게 때리는 경쾌한 소리와 친환경이자 지속생존이 평생 가능한 녹색 인조잔디 위에 시원하게 그려지는 궤적, 그리고 게이트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데서 오는 스릴에 나도 모르게 환호가 터져 나온다. 아주 신나는 스포츠다

 

1번공 1번 게이트 통과!

1번공 "딱"

2번공 "딱"

…...."딱 딱 딱"

10번공까지.

 

30분 안에 한판이 끝나는 게이트볼은 당구와 바둑 그리고 골프가 맛깔나게 버무려진 불꽃 튀는 두뇌 스포츠였다. 아직 게이트볼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자꾸 이리로 저리로 공을 날리며 조금씩 조금씩 이 스포츠를 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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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잘 풀릴 때는 이 넓은 게이트볼 장이 아주 좁아 보이지. 모든 공과 게이트를 넘나들 때는 정말 신나. 내가 밖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주민들에게 가르쳐 줄 테니 치자고해도 관심들이 없어. 낮 술 먹고 고스톱 치는 것보다 친구 사귀기도 좋은데 말들을 안 들어. 경기장이 좋으니 외부사람들만 많이 와서 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외부인들이 많아질수록 관리하는데 힘들고. 그래서 다툼도 생기고 내 라켓을 두고 가라고 말하는 걸로 대판 싸우기도 했어."

 

"음, 그렇구나, 좋아요. 저희가 열심히 배워서 아파트 게이트볼 홍보대사를 할게요. 그런 의미에서 한판 더 하고 싶은데. 이제는 좀 알 것 같기도 해서. 한번 재미나게 쳐 볼게요."

 

"그래! 한번 같이 해보자고!" (불끈)

 

그렇게 몇 판을 더 게이트볼을 정신없이 치고 나자.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백호님은 벌써 이렇게 시간이 되었냐며 자신은 가볼 때가 있어 먼저 가보겠다고 하신다. 무언가 아쉬워하는 눈치를 보이자. 게이트볼을 치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하신다. 우리들의 손을 꼭 잡고 몇 번 더 악수를 하시고는 어디론가 바지자락 휘날리며 바삐 가신다.

 

무언가를 해보자고. 재미있다고 같이 놀자고. 열성인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가르쳐 주고 싶은 법이다. 눈 동그랗게 뜨고 진지하게 배우려고 하는 청년들이 예쁘고 든든하셨으리라. 백호님에게 배운 게이트볼. 하루 동안 우리들에게 체육선생님이 되어 주신 홍반장 같은 우리 멋진 할배. '좋아요'는 페이스북보다 사람을 만났을 때 더 꾹꾹 눌러줘야 한다.

 

백호님~! 게이트볼 "좋아요X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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