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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 6월] 창신동 ‘뭐든지도서관’의 독서모임 ‘달고나’

201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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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을3

 

[월간마을 6월]  창신동 ‘뭐든지도서관’의 독서모임 ‘달고나’
- “달고나를 해주는 날인가? 아니에요. 우리 추억의 상징이에요!” -

 

마을로청년활동가 박진국

 

 

종로구 창신동 ‘뭐든지도서관’

시다, 고시, 가부라, 고다찌, 가시바리 간지…. 조금은 생소하지만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단어들. 하지만 이런 단어가 일상인 동네가 있다. 바로 종로구 창신동이다. 첫인상은 동대문의 대규모 의류 시장을 서포터 하는 봉제의 메카 동네이며, 당연히 동대문구 소속일줄 알았다. 하지만 종로구에 속해 있다. 그중에서도 뭐든지도서관은 제법 유명세가 있다. 간간히 매스컴에서도 나오고, 마을공동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1번 2번

 

뭐든지 도서관은 창신동의 꼭대기 즈음에 위치한다. 지하철역에서 도서관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길이 가파르고 좁아서 차가 움직이기에도 쉽지 않은 곳이다. 그리고 유난히 오토바이가 많이 눈에 띈다. 아무래도 좁고 작은 봉제공장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대문과 연계해 생겨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동묘역에서 내려 뭐든지도서관까지 올라가는 길은 매우 재미있다. 처음의 시장 길을 지나면 크고 작은 봉제, 의류 공장들이 나온다.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공장과 주택들이 겹쳐가면서 보인다. 아마도 1층에선 공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2층에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올라가는 길에 <라디오‘덤’>이라는 노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라디오 ‘덤’도 창신동의 다양한 공동체 활동열매 중 하나로 공동체 라디오다. 또 오토바이만큼 유난히 눈에 띄는 건 바로 아이들이다. 방문한 시간은 대략 10시쯤. 이 시간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치원 가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더욱더 많은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좁은 길을 따라 공장이 존재하듯이 공장 뒤편으로는 공장을 운영하시거나 일하시는 분들의 생활 터전이 존재하는 것이다.

창신동에는 뭐든지도서관만 있는 건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라디오덤’ 이외에도 이미 ‘창신넷’이라는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000간’, ‘달커피’, ‘청년이그나이트’, ‘어반하이브리드’, ‘뭐든지예술학교’, ‘지역아동센터 해송’ 등 마을공동체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달고나’ 팀은 특정단체는 아니다. ‘달고나’는 뭐든지도서관에서 동네엄마들이 모여서 동호회 형식으로 진행하는 책읽기 모임이다. 일주일에 한번 특정 주제에 따른 동화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모임인 것이다. 하지만 각자 책을 읽고 오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어주시는 선생님이 있다. 그리고 엄마들은 평상시 자신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듯이 선생님께서 읽어주시는 책을 듣고 책을 음미하는 방식인 것이다.

 

왜? 달고나일까? 하는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해 주신다.

“달고나가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가 늘 먹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진짜 달고나를 말하는 거예요. 또 어렸을 적 책 읽던 추억을 하고 말하고 싶었어요. 달고나는 어디든 있잖아요. 저희가 어렸을 적 그리고 지금우리 아이들도 잘 먹고요. 어떤 행사장에서도 존재하는 달고나는 존재해요.. 책이 항상 옆에 있듯이 달고나처럼 맛있고 늘 함께 있는 모임입니다. 처음엔 달고나모임이라 하니까 모두들 왜 달고나 안해주냐고 묻더라구요.(웃음)”

 

 

동화책에서 배우다

동화책이라 무시하지마라! 가벼워보여도 우리네 인생이 다 들어있다.

왜 하필 동화책일까?

처음 시작은 단순했다. 아이들도 책을 안 읽고 어른들도 책을 읽지 않는데. 아이들이 책을 읽는 걸 좋아할 리가 없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드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읽는 책이 바로 동화책이지 않는가! 엄마도 책을 읽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동화책을 더 좋아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엔 과연 동화책을 어른이 읽고 서로간의 이야기가 될까?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도 얼마가지 않았다. 동화에도 우리네 인생이 다 들어있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진행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매주 주제에 따라서 선생님은 책을 읽어주고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것이다.

“누군가 책을 읽어주면 그림을 볼 수 있어요. 귀로 듣고 눈으로 보게 되면 그림이 정말 이쁘다는 걸 느낄 수 있죠. 무의미하게 아이에게 읽어주던 책이라 감흥이 없었는데, 그림과 색깔을 더 많이 보게 되고, 소소한 것에 대한 행복한 감정이 살아나는 느낌이에요.”

 

3번 4번

 

더 재미있는 것은 동화책을 읽을 때 작가에 대한 분석도 같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평, 평론 이건 거창한 것이 아니라 "oo작가는 글이 밝다.", "oo작가는 읽으면 읽을수록 깊어진다.", "이런 문장은 이렇게 표현 하는구나!" 하는 식이다. 거기에 그림 작가의 그림체, 작가의 어휘 스타일까지 분석이 가능하다. 인터뷰 와중에 우연히 발견한 책의 작가를 맞추는 것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매주 읽은 책은 그래도 아이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읽어준다고 한다. 그럼 아이들은 엄마들이 책을 들을 때 느낌 감정을 그대로 받아 드리게 된다. 그럼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와 책을 듣는 아이는 같은 생각 혹은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서로간에 교감이 더욱 깊어진다.

“그림동화는 아이들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읽어야 합니다. 책에 연령이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언제나 열려있는 곳, 누구든 참여 할 수 있는 곳.

어른들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뭐든지도서관은 장소이지 않는가! 초등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독서토론세미나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아이들의 경우엔 책을 읽어주고 세 가지 주제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한다.

 

첫 번째 자유글쓰기, 두 번째 책에 대한 질문, 세 번째 토론꺼리다. 각각 발표하는데 질문이나 토론이 진행되면 정말 아이들이 맞는가 할 정도로 멋진 토론의 향연이 된다고 한다. 가끔은 토론이 격해지기도 하지만 그걸 조절하는 것은 선생님 몫이다. 조금만 거들어주면 아이들도 어른 못지않은 멋진 토론을 소화하는 것이다.

뭐든지 도서관 사진6

 

뭐든지도서관은 항상 열려있다. 누구든 관심만 있으면 참여가 가능하다. 꼭 창신동에 거주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도 어린이 독서토론은 주변 아이들뿐만 아니라 타지역 아이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무심코 지나친 동화책속에서도 우리의 인생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비록 아이들의 눈에 맞춰서 조금은 가볍고 쉽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세상 만물의 이치를 담고 있는 그릇은 공자 맹자 못지않은 것이다. 어렵다고 생각 말고 지금 시작하자! 지금 시작하기 두렵다면 뭐든지 도서관의 달고나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월간마을 6월호 주제는 "주민이 가르치고 주민이 배우는 '마을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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