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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만나요, 종로구 힐링 나눔 공동체

2014.05.14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우선만나요, 종로구 힐링 나눔 공동체

 

 

마을공동체 워크샵에서부터 종로구 주민제안사업 공모 추진에 이르기까지 “힐링 나눔 공동체” 마을의 형성과 성장과정, 그리고 스스로의 성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종로는 역시 전통과 역사가 아닐까요? 역사가 깊은 만큼 어르신들이 많이 살지요.”

“맞아요, 종로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알고 계신 어르신들이 많을거예요.”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이 만나 서로의 의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이야기의 장을 마련하면 어떨까요?”

“종로구에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요. 그들의 문화 의식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요.”

“그러면서 요즘 기타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기타를 배워서 연말에 공연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공연팀...하하하”

“공간은 제가 마련해보죠.”

 

종로구 마을공동체 워크샵에서 처음 만난 우리의 이야기이다.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서 모임을 결성했고 그렇게 우리의 꿈은 시작되었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의 따스함이 우리를 밝히고 있었다. 그 이후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콘텐츠를 논의하고 사업비 예산을 짜고 사업 제안서를 작성했다. 모임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 또 머리를 맞대었다. 여러 가지 이름들이 거론되다가 ‘多讀’의 의미와 서로 격려하고 다독거린다는 뜻을 가진 ‘다독다독’이라는 이름을 확정하여 드디어 ‘다독다독 문화학교’를 결성했다. 그리고 사업 제안명을 ‘힐링 나눔 공동체’로 하여 6월 20일에 마을공동체 제안서를 종로구청에 제출했다.

 

첫 만남 이후 40일 만에 이루어낸 성과였다. 우리의 첫 만남부터 지켜보았던 종로구청 자치행정과 권진희씨는 우리가 거침없이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보고 ‘빛의 속도’라는 타이틀을 부여해주었다.

힐링나눔공동체 (1)

다독다독 문화학교에서 하는 사업은 전통과 역사에 대한 생생한 산증인인 종로구의 어르신들이 청소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운영이다. 이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이 서로 다독여주고 격려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수준 높은 문화 프로그램으로 종로구의 청소년과 주민의 문화 의식을 드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키치 아래 종로구만의 새로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그 시작을 하려하는 우리의 마음은 뜨거움으로 가득 찼다. 이 프로그램이 우리 마을에 그리고 더 나아가 종로구에, 그리고 또 우리 사회에 어떤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자부심과 열정으로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의 꿈이 너무 컸던 것일까? 현수막을 내걸고 리플렛을 만들어 홍보를 하기 위해 거리에 나선 순간부터 첫 난관에 부딪쳤다. 주 타켓으로 삼았던 청소년 회원 모집이 안 되는 것이다. 초중고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려는 목표로 몇 몇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방문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우리의 마음은 순식간에 절망으로 내려앉았다. 동네 아줌마들을 만나는 홍보 전략을 세웠다. 그렇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았다.

“요즘 청소년들은 시간이 없어요. 얼마나 바쁜데요..”

“방에서 안 나와요. 정말 미치겠어요. 어디 가라고 해도 안 가요.”

“우리 집에도 그런 놈 있어요. 아휴...”

이러한 이야기들을 들어야만 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너무 바쁘기도 하거니와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성이 부족하여 공동체 모임에 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발달로 자신만의 공간인 방에서 나오지를 않는다는 엄마들의 하소연들이 줄을 이었다. 요즘 청소년들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느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회원 모집!! 회원 모집!!

 

청소년을 포기하고 어르신들만이라도 모집을 하고자 하니 당초 계획했던 프로그램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 노래도 아닌 팝송을 배우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찾기가 힘이 들었다. 기타를 매고 기타를 배우려는 어르신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 문화학교의 가장 큰 핵심 내용이었던 독서를 하면서 책 속의 아름다운 전통 이야기를 들려 줄 어르신들이 있지만 들어주거나 들을 학생들이 없었다. 파고다 공원에 홍보하러 갔다가 수십 명의 할아버지들의 눈이 쏠려서 당황함에 도망쳐 나오기도 했다.

 

힐링나눔공동체 (2)힐링나눔공동체 (3)

 

그렇게 시간이 흘러 회원 모집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7월 7일 다독다독 문화학교는 문을 열었다. 이제 우리 다독다독 문화학교는 많은 회원을 욕심내지 않고 소수의 정원으로 알차게 이끌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선은 난타기타클럽 사업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종로세무서, 동사무소 등을 돌며 종로구의 젊은 직장인들을 모집하는 홍보중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그래도 당초 목표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희망적이지는 않지만... 이제 우리는 두 달이란 기간 동안 위기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철저한 준비 없이 열정만으로 덤볐던 우리의 미숙함을 반성하고 마을 공동체의 뜻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힐링나눔공동체 (4)마을이라는 이름은 참 정겹다. 그 이름만으로 우리의 가슴에 따스함을 전해준다. 그러나 거기에는 만남이 전제되어야 한다. 마을은 곧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만나야 마을을 이루는 것이다. 그 첫 시작인 만나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 쉬운 일을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부터 시작해야 공동체 사업이 성공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우리 다독다독 문화학교는 문을 닫지 않았다. 처음 시작된 꿈을 포기할 수도 없고 앞으로도 문 닫을 생각은 없다.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통을 이야기하는 요즘 사회에서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소통만큼 그 중요성이 또 있을까? 작은 방에서 기계와 놀고 있는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을 그냥 바라만 봐야 할까? 어르신들, 청소년, 주민 모두 마을이라는 공간으로 그들을 이끌어 내어 한 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조선의 혼과 한국의 참 정서와 종로의 역사를 들려 줄 어르신들의 1년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을 공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다시 1년 동안 청소년들을 공략한 후, 다음해에는 당초 목표인 어르신과 청소년들의 만남의 마을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종로구만의 특별한 ‘다독다독 문화학교’가 있는 마을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웃집에 놀러가는 것처럼 우리 학교에 모여서 우리 자신의 경험과 정감어린 일상까지 다독이며 나누고, 문화와 역사를 이야기하고, 마을 사람이 모여서 행복해지는 그런 마을공동체로 이끌어 갈 것을 다짐해본다.

 

* 이 글은 책 '종로라서 행복한 마을 이야기'(종로구, 2013) 중 김명선님의 글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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