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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는 얼굴에 피는 꽃, 성동구 소금꽃카페

2014.05.09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성동구 소금꽃카페,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2013년 주민제안사업(삶터와 일터가 어우러진 “소금꽃 사랑방” 만들기)

 

땀 흘리는 얼굴에 피는 꽃, 성동구 소금꽃카페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후에는 아무 쓸모없이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니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마태복음 5장 13절~15절.

 

소금은 단순히 더 좋은 맛의 음식만이 아니라, 부패하지 않아야 할 곳에 있다. 우리는 빛을 보지 아니하고, 빛이 밝혀준 세상과 사람들을 본다. 소금과 빛은 그 자체로 목적은 아니면서, 존재 자체를 목적으로 이르도록 돕는다.

성동근로복지센터가 2011년 5월 문을 열고 카페를 꾸릴 때, 이름 ‘소금꽃카페’는 적절했다. 그건 모든 땀 흘리는 사람들의 얼굴에 피는 꽃이기 때문이다. 이제 세 해를 지나고 있는 ‘소금꽃카페’는 과연 그 이름에 부합할까?

 

소금꽃카페 (1)문화 카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

아이들에 공감하고, 내가 이해받기를 원할 때, 엄마들은 카페에서 ‘수다회’를 연다. 하지만 두서없는 이야기들과 정보들은 때로 공허하다. ‘소금꽃카페’에서는 1주 한번,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해 왔다. 모임에는 연변 아줌마들도 거쳐 갔다. 그림책 <황소이야기>, <할머니제삿날>, <우리 엄마>도 섭렵했다. 지금은 한 분이 발제를 하고, 토론을 진행한다. 그 논의 중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인권강좌 이야기도 나왔고, 개최했다. <빌리 엘리어트> <우리 학교>로 상영회를 열었다. 청소년들은 자기들이 ‘직접’ 기획하고 홍보하고 자리를 마련하고, 공연을 했다. 카페 옆 마당. 평소 탁구대와 탁자가 있는 쉼터에 주민들을 초청했다.

 

카페엔 노동과 인권 관련 책들도 있고, 직장인 필독서 <미생>도 꽃혀있다. 그림책들과 <시사저널>같은 시사 관련 잡지와 <좋은책>, <작은책>이 나란히 있다. <치유와 키움-기적의 풀뿌리 주민운동 체험기>, <너는 나다-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 카페의 책문화는 지향이 또렷하다. 일하는 이들을 위한, 고통받는 이들과의 연대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소통하고 알아갈 기회를 열어둔다. 여기는 <소금꽃카페>다.

 

커피교실 -자아복제하고 왕성하게 번식하다

봉지커피는 간편하다. 종이컵에, 서서 마시는, 적당한 열량과 각성효과까지, 인스턴트 커피는 야근과 철야노동과 함께 했다. 그러니 소금꽃카페의 ‘핸드드립 커피교실’은 좀 의외였다. 처음엔 세시 반, 주부들을 대상으로 했다지만, 지금은 저녁반 수업이다. 물었다.

“커피 한 잔 마시려고 8주간이나 공부를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군요.”

“한 잔 내려 마시고 나면, 봉지커피는 더 이상 못 마셔요!

커피 역사를 알면 커피가 더욱 맛나고, 물의 온도도 영양을 끼쳐요.

손길마다 다른 맛이 나는데요!”

 

소금꽃카페 (2)소금꽃카페 (3)

 

카페지킴이를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 김숙희(55)님은 정색을 한다. 식당을 하며, 그녀 역시 수많은 봉지커피를 마셨더랬다. 커피교실 선생님은 이 강의를 위해 강남의 자기 커피숍(역삼동 우리동네 커피집 카페 인) 문을 닫고 오신다. 강좌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은 여기 모여 커피를 마신다. ‘저녁있는 삶’은 아직 온전하지 않지만, 한 방울씩 찬물로 우려낸 커피를 내려 마시는 그들 안에 이미 희망의 증거가 있다.

“커피 강좌를 하면서 내부 강좌가 몇 개 열렸어요.

오색실 무병장수 기원 장명루 팔찌 강좌는 그 분들 중 한 분이 진행해 주셨어요.

저는 천연염색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스스로 강사가 돼서 다른 분들께 진행해 드렸죠.

실뜨기로 천연수세미를 만들고요.”

커피교실이 사람과 사람을 만드는 공작소였다는 사실. 교실 하나가 스스로 자기 복제를 하고, 증식한다는 사실. 소금꽃카페는 손님으로 와서는 주인이 된다.

 

기타교실 - 조화 이루지만 같아지지 않는다

소금꽃카페 (4)

지난 7월 29일 오후. 밖에는 태양이 작렬하는데, 카페에는 세 명의 여고생들이 기타를 둘러메고 놀러왔다. 소모임은 아직 네 시간이나 남았는데. 3개월 정기과정을 끝냈으나, 그네들은 여전히 이곳에 있다. 선생 안계섭(43)님은 이들과 함께 ‘나머지 연습’도 한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부터 여든네 살 어르신까지요.

젊은 친구들은 핑거스타일로 특화된 장르에 관심을 갖고요.

나이든 세대는 젊은날로 돌아가서 치시죠. 유튜브로 독학하다 온 친구도 있고요.

여전히 낡은 기타책으로 기타를 섭렵하려는 분들도 계시죠.”

 

근처 인쇄공장, 주물공장 노동자부터 롯데캐슬 청소년까지 모인다. 음악을 통해 그들은 ‘하나’가 되지 않는단다. 고스란히 그들 자체로 남는다. 음악 안에서는 평화롭게 공존한다. 자청타청으로 기타를 치고 발표회 겸 공연을 함께 연다. 화이부동(和而不同), 같지 않으나 함께 한다.

 

사진교실 - 가르칠 수 없는, 배울 수만 있는

광각이거나 망원이거나, 렌즈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노출시간과 셔터스피드에 연연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오직 ‘시선’에 관심을 둔다. 출사를 나가도, 사진기를 들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선은 눈으로만 보세요. 머리로 생각하세요. 일단 멈추세요!”하고 말한다. 이런 선생님을 답답해 하고, 첫 시간을 끝 시간으로 맺은 수강생도 없지 않다. 소금꽃카페 ‘사진교실’ 이강훈(40. 사회다큐 사진작가)은 눈도 깜짝 않는다.

“노출은 잠깐이면 배울 수 있어요. 좋은 사진기도 핵심은 아니에요.

뭘 찍어야 하죠? 그렇게 물을 일도 아니죠.

새벽에, 멀리까지 가서 일출을 찍을 일도 아니구요.

자기 바운더리(영역) 안에서 시작하면 돼요.”

 

그가 스승 임종진에게서 배울 때도, 사진은 시선의 문제일 뿐이었다. 소통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직접 듣고 싶었다.

“왜 사진작가가 직업만족도 1위일까요?”

“경제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거예요(웃음). 작가가 늘 현장에 있기 때문 아닐까요?

저는 늘 낯선 곳에 가서, 낯선 분들을 찍게 되죠.

어느 순간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 때가 참 좋죠!”

 

소금꽃카페 (5)이강훈은 사진에 입문하고, 첫 대상을 아버지로 잡았다. ‘영정사진’을 자신이 찍은 사진 중에서 고르고 싶다는 단순한 기원.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사진, 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가 스며든 사진. 그의 생각은 수강생들에게도 자연스레 전달된다. 그 수강생중 하나는 ‘가족’을 찍었다. 어릴 적 갈라선 부모를 기억하는 사진. 고통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며, 풀어 내는 사진. 고양이를 찍은 이도, 아들과의 여행을 찍은 이도 있다. 그들은 사진을 배우지 않는다. 사진이 들여다보는 세상과 자신을 배운다. 빛이 보여주는 세계와 인간으로 다가간다. 여기는 소금꽃카페다.

 

소금꽃카페는

소금꽃카페는 일하는 이들의 얼굴에 맺히는 땀, 소금을 의미한다. 성동근로자복지센터 2층에 있다. 카페는 지역주민들의 휴식과 만남의 장소이고, 독서모임, 강좌, 토론회, 커피교실, 사진교실, 기타교실 등 문화예술강좌도 진행된다. 교양과 문화와 예술은 모든 일하는 이들에게 제2의 양식이기도 하다.

 

기타교실은 홈페이지(cafe.daum.net/sdlaborguitar)에서, 혹은 성동근로자복지센터 누리집(sdlabor.or.kr)을 통해 들어가면 된다. 기타교실엔 회원들의 기타 강습은 물론 악보와 연주회, 깊게 소통했던 모꼬지의 흔적까지 남아있다. 책을 읽히는 엄마부터 근처 근로자들의 휴식과 노동조합의 회의까지 가끔 이곳에서 열린다. 여기는 소금꽃카페다.

 

* 이 글은 책 '성동아, 마실가자'(성동구, 2014)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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