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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는 즐거움, 성동구 고기익는마을

2014.05.09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성동구 고기익는마을,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2012년 마을기업사업(마장축산물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고기익는마을)

 

함께 먹는 즐거움, 성동구 고기익는마을

 

 

내 고장 마장은 고기가 익어가는 마을.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붉은 고기가 가슴을 열고 흰 마블링이 곱게 박혀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하루 일과를 마친 고달픈 몸으로 고기를 먹으러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고기를 함께 구워 먹으면 입은 소주로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성동의 고기 익는 마을에 붉디붉은 고기를 마련해 두렴.

 

고기익는마을 (1)이육사의 詩 「청포도」 ‘고기익는마을’ 을 대입하면 앞의 시처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5호선 마장역 2 번 출구를 나와 굴다리를 지나면 마장축산 물시장이 나온다. 날것의 비릿한 내음과 구워낸 고기 내음이 공존하는 곳. 이곳은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70% 를 담당한다. 약 11만 6,150평방미터의 면적에 1,530 개의 국내산, 700여 개의 수입고기상이 들어서 있다. 품 은 소와 돼지뿐, 아시아 최대의 단일품목 시장이다.

 

1963 년 종로 숭인동 도축장이 옮겨오면서 ‘마장동=고기’의 등식이 형성됐다. 1988년 도축장이 가락동으로 옮겨가고 시장만 남았다. 2002년부터 2006년에 이르는 재래시장 현대화 작업을 통해 현재의 꼴을 갖추었다. 북문, 남문, 서문을 가진 큰 시장. 함바집 ‘먹자골목’이 남아있는 곳, 소머리가 눈앞에서 해체되는 곳. 이 낯설고 거대한 시장을 친근하게 바꾸는 데 ‘고기익는마을’은 큰 역할을 했다.

 

수산물시장에서 배웠습니다.

‘고기익는마을’은 2011년 8월 문을 열었다. 마장축산물시장 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 운영한다. 근처에서 고기를 구입해 식당에 자리 잡으면 이용료 4천원(아이 2천원)에 불판과 밑반찬이 제공된다. 내가 고른 양질의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편안한 곳에서, 직접 즉시 해먹을 수 있다. 놀랍도록 저렴하고, 고기는 맛있다. 그러니 왁자지껄하다. 행렬도 줄을 잇는다. 고기의 맛과 향이 사람들을 유인한다. 사람은 그렇다. 다른 생명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동물성의 육체. 그렇게 저주받은 육체기에, 사람에게 먹히는 생명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고기익는마을’은 시장의 새로운 명물이자, 시장의 부흥을 돋우고 있다. 안전행정부와 서울시, 성동구청마을기업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고기익는마을’은 월 평균 8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궤도에 올랐다. 근처 축산물시장의 매상이 가장 많이 올랐고. 그 외의 효과도 꽤 있단다. 이 일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마장동축산물시장상가협동조합 이민형 이사장을 만났다.

 

“노량진수산물시장에 이런 시스템이 있어요. 자기가 직접 골라서 사 가면, 자리값만 받고 회도 쳐주고, 매운탕도 끓여줍니다. 우리가 그걸 벤치마킹했어요.”

 

마장동시장은 도매시장이었다. 새벽 3시부터 오전 8~9시면 일을 끝내고, 오후 2~3시면 파장이었다. 오후부터 밤까지 고요와 어둠이 시장을 감쌌다. 그러다 수입개방으로 인한 영향들, 인터넷 활성화 등 소비 패턴의 변화를 겪으면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시장을 보다 친근한 곳으로 바꾸는 일, 일반인을 고객으로 끄는 일, 브랜드를 만들 필요도 생겨났다. 그런 움직임의 선두에 ‘고기익는마을’이 있었다.

 

“우리 시장에 주차장이 부족합니다. 지금 새 주차장을 공사중이죠. 그런데 시장 특성상 저녁에는 골목길이 비어요. 퇴근을 하니까. 그래서 협조를 얻어 거기에 주차를 하자 했어요. 매장 직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도록 교육하고요. 3정(정품, 정량, 정가)도 철저히 지킵니다.”

 

젊은분들, 먼 데서도 자주 오세요

서문 3구역에 있는 ‘고기익는마을’ 주변에 여러 정육점이 있다. 도축된 소돼지를 받으면 직접 해체작업도 하는 곳이다. 그러니 생간, 천엽, 곱창 같은 온갖 부속도 자연스레 함께 취급한다. 고객들에게 이런 부위를 서비스한다. 손님들에겐 특별한 경험이다. 「고기익는마을」 회원사들도 한 달에 한번 모아 교육과 협의도 한다. “10시부터 9시까지는 문을 연다. 위생에 철저하자. 정품, 정량, 정가 3정도 지키자.” 듣고 아는 이야기지만 반복하고 반복한다. 문제점도 이야기하고, 해결방안도 낸다. 고기익는마을은 마장동 시장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예전에 젊은 사람들이 통 없었어요. 지금은 대학생들도 꽤 많이 보여요.

시장이 활기도 넘치고, 확 젊어진 것 같죠. 직장인분들도 많으세요.

근처 한양대병원 의사들, 근처 공무원분들, 선생님들도 많이 회식하러 오시구요!”

 

친절하고 인심 좋을 것 같은 생화축산 여주인도 ‘마을기업 고기익는마을’의 협력업체다.

“소매가 많이 늘었어요, 다양한 사람도 만나니 만족스럽죠.”

고기익는마을 매장의 방음이 잘 안되어 시끄럽고, 그래서 조용히 회의를 하거나 대화가 필요한 이들은 찾지 않는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고기익는마을 (2)고기익는마을 (4)고기익는마을 (3)

 

자부심을 갖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간다

손님들을 위해 더 쾌적한 주변 환경도 필수적이라 판단했다. 협동조합에선 성동복지관팀자원봉사 학생들과 함께 효소(EM)를 이용한 냄새 제거와 청소를 한 달에 한 번 진행한다. 시장사람들과 함께 대청소도 두 번, 둘째 넷째 금요일 3시에 한다. 새마을지도자분들과 소독 등 방역활동도 한다. 자연스레 ‘마을’과 교류가 늘었다. 주변 아파트촌과 지역주민들의 민원도 우려스럽지만, 무엇보다 상인들 자신들이 쾌적한 작업환경을 갖기 위해서다.

 

“상인 의식도 바뀌어야죠. 예전에는 4류, 5류 이런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2류, 1류 이런 생각을 해야죠. 고등교육을 받은 상인 2세들도 많이 참여했고, 후배들도 많아요. 상인들 스스로도 의식이 많이 바뀌었죠. 자식들 결혼시킬 때, 자기 직업을 숨기기도 했던 게 사실입니다. 귀천 없이, 자기 직업의식을 가져야지요!”

 

정육업은 가장 오래된 직업, 혹은 가장 필수적인 직업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미국 시카고의 도축장은 포드에게 자동차 조립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의 영감을 주었다. 이 일을 낮게 보았던 역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인식을 성찰하고, 스스로 바꿔가야 한다는 점을 이민형 이사장은 강조했다. ‘자부심’과 ‘희망’을, 그는 자주 이야기했다. 어떻게?

 

10월쯤 시장사람들은 모여 ‘자신들의 일’을 축제로 승화시킨다. 서문과 동문에서 크게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고기에서 뼈를 발라내는 발골 우승자도 뽑고, 갈비 포뜨기 대회도 연다. 팔씨름대회도 하고, 노래자랑도 한다. 축제란 본래 이런 것이다. 자신들의 삶을 다시 보는 일, 생의 정수를 뽑아 형상화해 내는 일. 그것을 타인들과 나누는 일. 가수와 연예인들로 대신 치루는 그 무엇도 행사일 뿐, 축제는 될 수 없다. 시장사람들은 매달 ‘디딤돌 사업-고기 나눔의 날’에도 참여한다. 상점마다 고기 한 근 두 근씩(실은 더 듬뿍듬뿍 담아주는 일이 흔하다) 내면 매달 200~300킬로그램 정도씩 고기가 모인다. 구청지역복지사회협의체 직원들이 그걸 모아 저소득가정의 아이, 독거노인 등이 식사하는 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등으로 나눈다. 아직은 미미한 시작이지만, 이미 이 사업은 금남시장 등 성동구 주변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지역분들이 저희를 찾아주시니까, 그만큼 지역에도 기여를 하자, 그 뜻입니다. 50년을 왔으니, 앞으로 또 50년을 가야할 거니까.”

 

고기익는마을 (5)고기익는마을 (6)

 

시장의 일은 고되다. 소돼지를 져 나르고, 소머리를 발골하고, 내장을 손질하고, 썰고 무게 달고 포장하는 일.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할 일. 그러나 인간의 손과 칼이 아니면 해내지 못할 일들이다.

 

이 안에서 시장 사람들은 꿈꾼다. 마장동 철로변을 벽화와 그림으로 칠 하는 꿈, 50년 마장동축산물시장의 역사를 담은 소박한 박물관을 만드는 일, 이 일을 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교육장을 열어주는 일, 시장을 찾아주는 주변의 젊은 대학생들(마장 지역으로 10개의 대학이 있다고 이민형 이사장은 말했다)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답할까를 생각하는 일, 그 젊은이들이 짝을 찾아 아이들과 다시 이곳을 찾도록 하는 일, 그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고 함께 어울리는 꿈, 꿈들….

 

‘고기익는마을’에는 정(情), 꿈도 함께 익는다.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함께 둘러앉아 좋은 품질의 고기를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우리들의 마을’, 손님들과 ‘함께 하는 마을’을 꿈꾸는 것. 소셜다이닝이 별 건가. 고기익는마을이 소셜다이닝이다. 함께 먹는 즐거움이다!!.

 

고기익는마을은

마장동축산물시장은 정품, 정량, 정찰제가 의무화되어 있다. 소와 돼지 오로지 두 종류만 취급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기 부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또한 매우 전문적인 솜씨로 위생적이고, 다루기 편하게 정리해 판매한다. 또 신선하다. 적어도 고기 구경(아이들에게 자신들이 먹는 고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포장지에 쌓인 고기가 아니라 진짜 고기를 보여주고 싶다면)을 목표로 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시장이라는 얘기다.

 

* 이 글은 책 '성동아, 마실가자'(성동구, 2014)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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