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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키운다, 은평구 숲동이놀이터

2014.05.09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은평구 숲동이놀이터,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2013년 공동육아사업(생태육아공동체숲동이놀이터활성화)

 

숲이 키운다, 은평구 숲동이놀이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따라 마음도 급해진다.

3호선 구파발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좀처럼 오지 않아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다.

“비오는 데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알겠어요, 조심히 오세요.”

조금 늦겠다는 말에 알겠다며 너그러운 인사를 건네 온다.

동동 구르던 발을 한시름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었다.

 

‘물푸레 카페’, 은평 뉴타운 내 생태공원 옆에 위치한 곳이다. 비오는 날씨에 우산을 받쳐 들고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도심과 자연이 생생하게 어우러져 탁 트인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어서 오세요!!”  상냥한 인사로 안쪽으로 안내를 해주는 버들 숲동이 놀이터 대표를 따라서 함께 자리하신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어느덧 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숲유치원 ‘숲동이’. 이 날은 마침 숲동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위한 편집팀 회의가 있어서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숲동이의 역사를 함께 한 초창기 멤버들과 지금의 주역들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괴물, 버들, 말로, 민들레, 풀벌레. 아이들과의 친근한 소통을 위해 별칭을 쓴다.

아이들을 사교육 대신에 자연에 맡기기로 하고 엄마와 아이들이 매주 월, 수, 금 숲으로 등원하고 있다. 도시에서 자연을 교육의 모토로 선택한 그들의 남다른 실천은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그 속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가고 있는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버들 우리 모두 생태보전시민모임 회원이었어요. 거기서 괴물이 우리 숲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그거 너무 좋다고 동의한 4명이 마음을 모아 처음 시작을 하게 되었지요. 장소는 여기 북한산 주변으로 해서 매주 월, 수, 금 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숲에서 밥 먹고 놀러 다녀요. 숲에서 키우기로 맘먹고 시작한 모임이기 때문에 비오는 날이든 눈 오는 날이든 신경 쓰지 않고 자연에서 뒹굴며 자랍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해야하기 때문에 엄마의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맞벌이로 돈 주고 애만 맡기는 시스템이 아닌 아이와 엄마가 함께 숲에서 자연을 배우며 자라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어요.

민들레 맞아요, 엄마가 가장 훌륭한 양육자인데 기관과 선생님만 양성하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어요. 저도 우연히 “유치원을 숲에서 하고 싶다”고 하는 말씀을 듣고 꼭 연락을 해달라고 해서 중간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그 때 마침 뜻을 모은 사람들이 비슷한 지역이었고 이곳에 북한산이 있어서 바로 함께 하게 되었지요 . 풀벌레는 숲동이로 들어왔다가 생태보전시민이 된 사람이에요. 우리 원칙 중에 하나가 숲동이 회원이 되고 나면 생태보전시민 모임에 가입을 하고 시민활동을 의식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말로 숲유치원을 처음으로 제안했던 괴물의 경우, 오래전부터 생태교육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생태보전시민모임 회원들의 만남에서 “우리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숲에서 풀어놓고 키우면 좋겠다.”고 해서 같이 뜻을 모았던 거죠. 결국 괴물은 숲속놀이터의 씨앗이 된거죠. 그 이후 멤버가 늘어나고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 거예요.

 

본격적으로 숲동이 활동을 시작했을 때 각자의 마음은 어땠는지 궁금한데요.

말로 저는 제도와 시스템에 완전 반기를 드는 사람이므로 쌍수를 들어 환영했습니다. 괴물 의견에 완전 추종하고 믿고 따랐지요. 어쩌면 거의 맹신에 가까웠던 거 같아요. 그냥 기존의 틀과 사고를 깬다는 점에서 그냥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요.

민들레 저는 1기가 시작되고 한 달 뒤에 함께했어요. 1기 활동을 보면서 언제 들어갈 수 있을까 엄청 기다렸고 활동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던 사람이었어요. 처음부터 맘에 와 닿았고 이 속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를 고민했었지요.

괴물 캬아~ 민들레, 저런 마인드 너무 좋아요. 인재예요, 인재!!

숲동이 (6)  숲동이 (5)

 

기존에는 정부지원이 전혀 없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꾸려올 수 있었나요?

버들 이 모임의 강력한 메리트가 그것입니다. 그냥 숲과 아이들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임대료도 필요 없고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최소한의 활동비로 월 3만원만 있으면 충분해요. 더군다나 그것을 모아서 한 학기가 끝나면 1박 2일 캠프도 가는걸요(웃음). 아이들이 캠프를 너무나 좋아해요. 첫 졸업생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어요. 처음 대상은 5세에서 7세였는데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도 숲놀이를 계속 같이 하고 싶다고 해서 방과후 활동으로 ‘오후의 놀이터’와 5세미만 친구들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에 따라 ‘꼬마 숲동이’ 반이 함께 개설되어 진행되고 있어요.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인원은 15명 내외인데 인원수는 사실 그렇게 많은 것보다는 이렇게 소수가 아이들에게 더 좋아요.

괴물 0세부터 4세 중심의 꼬마 숲동이의 경우,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숲동이 놀이터에 비해 활동이 매우 저조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특성상 기다리고 봐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들레 매번 품앗이로 도시락을 싸 오고 필요한 비용은 그때그때 준비해요. 반찬을 하나씩만 싸가지고 와도 풍성한 한 끼 식사가 되죠. 애들이 식사만으로도 큰 나눔을 배워요. 저희 딸의 경우 도시락을 쌀 때 누가 좋아하니까 이거 많이 가져가라고 말하곤 하거든요.(웃음)

괴물 그러고 보니 요즘 애들은 나눠먹을 줄 몰라요.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보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나눠먹을 줄도 함께 먹을 줄도 모르더군요. 그래서 옆에서 같이 먹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하곤 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숲동이 아이들은 가장 큰 것을 배우고 있네요.

 

숲놀이에는 돈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네요. 그렇다면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된 연유는 무엇인가요?

버들 누구나 숲에서 즐겁게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취지하에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사업 참여를 통해 다른 마을이야기도 듣고 싶었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해온 것들을 알리고 싶어서 하게 된 것이죠. 근데 솔직히 크다면 크지만 인큐베이팅으로 받은 300만원의 보조금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큽니다. 담당공무원이나 지자체는 우리 단체에 대한 이해도 없이 서류만 요구하고 급작스럽게 미팅을 하겠다고 할 때는 정말 멘붕이 따로 없어요. 하지만, 관계의 망을 넓혀간다는 부분에서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 참여는 나쁘지 않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괴물 우리도 별 거 아닌 아줌마들이 모여서 만들었으니 한번 만들어보세요. 그런 마음으로 지원하게 된 거죠.

민들레 실제로 2년째 우리와 함께 활동하고 계신 분이 이야기인데요. 이런 숲유치원을 하고 싶어서 곳곳에 전단지를 붙여가며 광고도 해봤데요. 근데 사람이 모이질 않았다고 하더군요. 결국 어찌어찌 알게 되어서 같이 활동하시고 독립문에서 이쪽 은평구로 4개월 만에 이사를 오셨어요. 대단하죠.(웃음)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 참여로 숲동이놀이터가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 각 동네에서도 숲에서 자라는 엄마와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라요.

숲동이 (17)  SONY DSC

 

숲동이를 5년 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운영 노하우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버들 숲동이의 가장 좋은 점은 ‘공동체로 함께 간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서류상 대표이기는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대표이예요. 의견수렴을 위해 놀이터의 터장을 뽑기도 해요. 그러나 지금은 모듬별 장도 없이 당번제로 하고 있어요. 누구나 좋은 의견을 동등한 위치에서 내고 수용하기 위해서죠.

민들레 각자 원하는 포지션을 알아서 정해요. 3년 동안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버들은 주로 오후의 숲동이 초등학교 2학년 활동을 리드하고 있어요.

말로 괴물은 생태교육전문강사라서 대외적인 강의를 많이 다니는 편이고, 우리에게는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사람이죠. 그래서 본인이 다른 아이들 수업해주느라 정작 본인의 아이들은 잘 돌보지 못해요.

 

이런 회의는 얼마나 하시고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시나요.

버들 회의는 매주 화요일마다 5년 동안 쌓아온 활동내용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말로 회의 시간은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 누구나 이렇게 모일 수 있어요. 숲동이를 오랫동안 해왔고 아이들을 학교에 다녀서 숲동이는 하지 않아도 모임을 위해 좀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지요. 모임에 대한 애정헌신 마인드가 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 주로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버들 맞아요, 이 분들이 함께 현재 사업과 미래 프로그램을 구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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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동이와 물푸레 카페가 하고 계신 사업인가요.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세요.

민들레 그렇죠. 숲동이를 하다 보니 공간이 필요해서 물푸레 카페도 같이 운영하게 되었어요. 숲동이를 3년 정도 하다 보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게 됐고, 그 후 같이 모여서 관계를 유지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공간이 필요했죠. 때마침 물푸레 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함께 도모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물푸레 카페도 ‘여성행복 북카페’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구요. 공간지원 공모사업에 저희가 선정되어서 3년 위탁운영을 하게 되었지요. 운영단체는 ‘생태보전시민모임’이랍니다. 이 공간이 있으니 앞으로 모이는 데 전혀 문제없지요.(웃음)

 

사교육이 팽배한 도시에서 숲에 아이를 맡겨 키운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요.

민들레 보통 책으로 아이들에게 자연을 알려주려 해요. 하지만 자연에서 실제로 놀아보고 아이들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이 진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 모습에서 부모가 함께 배울 때 부모도 아이도 함께 성장하게 되는 거죠.

말로 사실은 엄마들을 위한 모임에서부터 가치관이 출발된 것이기도 해요.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닌 엄마를 위해서요.

버들 맞아요. 숲속자연학교는 주체가 아이지만 , 엄마들이 재미있는 곳이 기도해요.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면서 자연에서 키우는 게 주요한 것이니까. 엄마들도 자연 속에서 쉬고 함께 어울리며 즐거움을 누리거든요.

말로 아니죠! 그건 진정한 용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 지금의 교육현실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가는 것이 용기 있는 일이며 도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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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관두고 싶을 때가 한 번도 없었나요.

풀벌레 오히려 떠나는 사람들은 울면서 가요.(웃음)

괴물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버들 이게 운동과 비슷한 거 같아요. 운동을 하다가 안하면 안 되겠다고 느끼는 것처럼, 2년 정도 됐을 때 그만둘까 하다가도 그럼 뭐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오게 된 거 같아요.

괴물 물론 힘든 일이 왜 없었겠습니까. 어쨌든 이런 꿀꿀한 날에도 애들을 데리고 나와야 하고, 날씨가 안 좋아도, 애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내가 어떤 사정이 있어도, 모임을 위해 나가야 한다는 게 힘들었던 거 같아요. 특히, 처음 시작할 때 한두 명 빠지면 모임의 분위기가 휑해지니까. 모임을 위해 애들을 끌고 가야하는 것들이 그렇지요.

버들 맞아요, 그렇게까지 기운내서 갔는데 ‘난 이만큼 하는데 다른 이들은 요만큼밖에 안 하네’라고 느껴질 때 불만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죠. 그런데 그런 생각을 내려놓게 된 것이, 결국 사람은 각자 자기 그릇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차를 인정하게 된 거 같아요.

민들레 서로 힘든 거를 인정하게 되고 도와주게 되고 그런 거 같아요. 말로의 경우, 교통편이 불편한 다른 멤버를 1년 동안 계속 바래다줬거든요.

버들 맞아요, 그런 배려들을 보고 배워요. 나는 이만큼이니까 요만큼이지 않나 하다가도 다른 상대가 나보다 많이 줄 때 나도 ‘그렇구나’ 하며 더 많이 주게 되면서 균형이 맞춰져 가는 거 같아요.

풀벌레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게 없었던 거 같아요. 사실은 일상생활 자체 가 힘들어서 숲동이는 휴식 같은 곳이었고 지금도 그래요.

말로 저도 숲동이 오면서 기타 들고 와서 노래 연습도 하고 너무 행복해요.

민들레 두 가지인 거 같아요. 복잡한 게 있으면 집에 있거나, 힘들면 여기 나와 있는 것. 두 가지의 길이 있어서 그래서 너무 좋아요.

 

보통, 사람들은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내려놓고 숲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일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괴물 우리 교육이 최선이거나 최고라고 생각지 않아요.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한 방법일 뿐이죠. 우리가 좋아서 선택했고 좋아서 하는 일일뿐이에요. 스펙이나 결과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런 가치관 속에서 아이들을 키울 뿐이죠. 그리고 간혹 ‘숲’이라는 조건이 맞지 않는 아이가 있어요. 숲과 아이가 동화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치관이나 관점이 다른 부모의 경우 활동에 제약이 생기기 마련이죠. 그래서 처음에 원칙을 말하고, 읽어야 할 책 등을 미리 알려주고 그것을 인식하고 들어올 것을 독려하고 있어요. 특히 아이들을 숲에서 방치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때가 많으니까요. “우리 숲에서 잘 키우고 있고 지난 5년 동안 잘해왔으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돼요.”

말로 아이들이 맘껏 놀아야 잘 큰다는 점에 대한 가치관을 기반으로 숲을 중심으로 키우는 것뿐이에요.

 

앞에서 가치관과 관점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 그것은 숲동이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나요.

괴물 부모의 가치관이 맞지 않다면 아이가 이곳에서 함께 할 수 없어요. 보통은 맞벌이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아이만을 위해 뭘 하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흔치 않죠. 더군다나 요즘은 웬만해선 다들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아이와 자신의 커리어의 두 길에서 이 일에 대한 가치관이 명확한 사람만이 남는 거 같아요. 간혹 숲교육이 아이들에게 좋다고 하니까 선행학습의 일환 또는 창의력 학습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오신 분들도 있어요. 우리가 세운 원칙이나 가치관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체험학습의 하나로 생각하고 왔다가 그냥 가는 분들이죠. 아마도 이 길이 긴가민가하지만 ‘길을 한번 믿어보자. 엄마들과 함께 하니까 행복하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지속하고 있는 거 같아요.

말로 사실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어떤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기보다는 이렇게 함께 무언가를 해가면서 결속력을 가지는 것이 믿음의 연장선이 되어, 새로운 비전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엄마들이 인생의 동지를 만들어 가다보니, 그 속에서 아이를 키우다보니, 어느 순간 아이도 잘 커가는 거 같아요.

괴물 숲에 그저 풀어 논다. 이게 방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고 굳이 말한다면 저희들은 원칙 있는 방치를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그들에게 자율권을 주는 것이지요. 많은 교육을 하러 가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에게 전하는 지식이 아니에요.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은 ‘어른들의 태도’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른들은 어떤 태도를 가지는가를 아이들은 본인이 배운다는 생각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배우면서 자라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 태도를 결정하는 가치관과 관점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정말 힘들게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 해주세요.

괴물 힘든 거 말할 수 없죠. 도시락 싸는 거? 또 저의 경우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도 힘든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 이렇게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그리고 그런 생각의 결과로 나오는 방향에 의한 갈등을 곁에서 많이 보게 되는 것이 저로서는 무척 힘든 거 같습니다.

민들레 장점이 크기 때문에 힘든 게 묻히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가끔 체력적으로 받쳐주지 않을 때, 아이들이 아플 때 정말 힘들긴 합니다. 그 외로는 본인은 좋은데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이 반대하는 경우를 많이 봐요. 이제 7살인데 공부 시켜야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걱정과 시선에 힘든 거 같아요. 그리고 매년 새로운 기수의 분들인 엄마들의 적응도 쉽지 않죠.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것 말이죠.

말로 맞아요!! 특히 저 같은 경우, 대인공포증이 있어서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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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 점점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했는데 어떻게 성장하길 원하나요.

버들 우리가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것은 내년을 내다보고 한 거였어요. 지금 열린 숲동이 활동을 서울시 지원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이 날은 오고 싶은 사람이 모두 와서 참여를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오픈수업이죠. 그렇게 해서 각 동네마다 숲동이가 곳곳에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민들레 그렇게 생태감수성을 가진 삶의 가치관을 확대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괴물 2기 모임에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어요. 은평뉴타운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했는데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말로 예비모임을 통해 가치관과 비전 공유를 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요인이었어요.

 

숲동이 운영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것 또는 현재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말로 회원들에게 원칙에 대한 다짐정신 재무장이 꼭 필요한 거 같아요.

민들레 숲동이가 원활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모임 초기에 숲동이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해야 할 거 같아요.

괴물 근데 가치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어필되면 부담 더 느낄 수 있어요. 사실 막상 직접 해보면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이런 것을 말로 전달하니까. 쉽지 않고요. 그래서 전달방법에 대해 섬세하게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에요.

버들 꼬마 숲동이, 숲동이, 오후 숲동이 세 개의 모듬이 잘 운영되는 게 현재 가장 중요합니다. 이들이 함께 소통하고 원활하게 교류해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 왜냐면 사람들마다 자기 포지션이 있어서 각 모듬별로 색깔이 달라지면 균형을 잃기가 쉽거든요. 서로 원활한 교류를 해가는 것, 이것이 우리 하반기의 과제이지요.

괴물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요. 천천히 가는 것도 방법이구요.

민들레 모임 단위가 나눠지니까 각기 운영하기 바쁜데 전체를 보고 함께 만들어내는 사람이 필요한 거 같아요.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을 통해 전체 틀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괴물 앞으로의 전망으로 ‘학교’도 언급했는데, 이런 일말의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학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버들 지금은 과도기적인 시기입니다. 최근에 이야기한마당을 진행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였거든요. 그동안 숲동이 활동이 이야기도 들려주고 생태 감수성과 관련 축제를 연 것이었지요. 매년 12월에 새로운 기수가 모집되고 1월, 2월에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시작이 됩니다. 그 안에 정비할 것들이 많네요.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들과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말로 달리기를 잘해요.(웃음)

풀벌레 우리가 잠깐 이사를 가서 숲동이를 못하니 밖에서 뛰어놀 기회가 없어지니 바로 아이 몸이 무거워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버들 우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하고 다른 점은 엄청 많아요. 하지만, 지금 현재 비교를 하려고 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이 있으니까요.

괴물 상대적으로 우리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 힘이 있어요. 또래 아이들을 보면 산에 올라가면 힘들어하고 균형감각도 부족해요. 행동반경도 굉장히 적고 도전정신도 매우 약하죠. 무엇보다 완성품을 지향하고요. 선생님이 옆에서 지도하고 도와주는 것에 의존하는 모습이 많이 발견됩니다. 그런 것을 보면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를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봐주는 숲동이에서의 생활은 아이들에게 굉장히 큰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말로 우리 아이는 7살 때까지 글을 몰랐고,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도 몰라서 3월에 학부모 상담을 했어요. 선생님께서 한글을 왜 모르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학교에서 가르쳐주실 거 아니냐고 되물었죠. 그럼 나머지 공부를 시켜도 되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바로 “너무 좋죠!”라고 흔쾌히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부모님이 이런 마인드라면 자신이 주눅 들지 않게 잘 가르치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지난 9월에 다시 상담 갔더니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받아쓰기나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월등히 높다고 하셨어요. 그때 우리 숲동이의 육아방식을 다시 확신하게 됐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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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동이에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버들 숲동이의 바람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숲동이 활동을 위해 이사 오는 분들이 종종 계세요. 그런데 저희가 진짜 바라는 것은 자신이 사는 동네 가까운 숲에서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이런 자연학교가 생기는 것이에요.

괴물 우리가 1년을 지내고 난 후 앞으로 어떻게 할까를 고민한 적이 있어요. 그때 새로운 사람 모집하고 하는 게 너무 귀찮다 하지말자 라는 말도 나왔었죠. 하지만, 궁극적으로 다른 데도 이렇게 생기면 좋겠고, 만일 실패를 한다고 해도 실패를 통해서도 분명히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다음 기수를 열게 되었어요.

버들 1기가 있고, 2기도 함께 주축이 되며 가고 있는 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끝났다고 떠나지 않고 아이가 클 때까지 그 나름에 맞게 포지션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성장하면 좋겠어요. 이미 지금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요.(웃음)

 

숲동이와 같은 것을 시도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버들 육아기 동안 엄마가 행복한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 시간을 어두운 터널을 지나듯 빨리 보내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으로 함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괴물 저는 큰 딸이 있고 작은 아이 때 숲동이를 시작했어요. 어느 날 큰 딸이 아파서 한 달 넘게 입원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우리 회원들이 작은 아이를 한 달 동안 돌아가면서 봐줬어요. 그때 엄청난 힘을 느꼈고 엄청나게 든든했어요. 함께 기른다는 이 경험이 너무나 큰 감동이었어요. 숲동이 활동을 하면서 함께의 삶으로 개인의 삶을 다시 디자인하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열었으면 해요.

풀벌레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건, 내 아이를 나의 주관으로 보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에요. 여러 아이들 속에서 내 아이를 보게 되는 것, 다른 사람들이 함께 관심 갖고 내 아이를 바라봐주는 것이 너무 큰 배움이에요. 우리 아이가 셋인데 두 아이는 너무 조급하게 키웠고 그냥 육아 자체를 힘들다고만 생각하며 지냈어요. 셋째 딸을 데리고 숲동이를 하면서 비로소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자세히 보고 관찰하게 되었지요. 심지어 아이가 걷다가 뛰는 모습, 그 성장과정을 보면서 아이를 보는 눈이 달라졌으니까요.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그것이 제게 가장 큰 배움이에요.

말로 제도와 시스템은 모두 가짜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믿을 것은 바로 옆에 따뜻한 심장을 가진 인간이라고. 그리고 내 옆에 완전무결하고 순수한 아이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이 숲동이가 그런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민들레 학교 가기 전까지의 육아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요. 분명한 것은 아이와 함께 하는 유일한 시간이고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거죠.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얻는 소중한 시간과 깨달음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 무엇보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지금 이 소중한 시간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숲동이를 하면서 아이가 예뻐 보인다는 다른 분들 이야기 들으면서 ‘숲’이야말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해지는 공간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 에피소드

바로 어제 일이예요. 아이들과 진관사 쪽으로 가며 공원을 빠져나갔죠. 콘크리트 포장길과 숲길인데 그때 마침 사마귀가 지나가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안보고 뛰어갈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사마귀를 발견하고 그 녀석이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거예요. 저는 그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이라면 신경 쓰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는 모습, 그를 대하는 태도. 특히, 아이들이 보는 눈높이가 다르고 세상을 보는 크기도 다른데 각자 발견한 세상을 서로 공유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

근데 간혹, 어른들이 개입하면 웃겨지는 일이 있어요. 한번은 북한산 계곡길을 가는데, 돌탑길이 있었거든요. 우리도 돌탑을 쌓아볼까 하고 쌓기 시작했죠. 한 엄마가 납작하고 넓은 것을 찾아라 했더니 모두 정말 약속이나 한 듯 그런 것들만 찾아오는 거예요. 사실은 여러 가지 모양이 모여서 쌓인 탑이 진짜인데 그 때 일로 어른들의 고정 관념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때 오히려 해가 되지 않나 생각하게 되었죠.

 

* 이 글은 책 '함께라서 행복한 공동육아이야기'(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2013) 중 안세정님의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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