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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희망을 키워가는 성동구 하늘나무사랑방

2014.05.09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성동구 하늘나무사랑방,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 자체활동

2012년 우리마을프로젝트(즐거운청년커뮤니티 이끌림, 우리마을 독거노인 반찬봉사를 위한 20,30대 청년 모임)

 

마을의 희망을 키워가는 성동구 하늘나무사랑방

 

 

사랑방 하늘나무에 들르는 모두가 묻는 질문은 “어디서 지원받았어요?”이다.

“100% 주민들의 출자로 만들어졌다.” 고 대답하고, “출자한 주민들의 대부분은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임대아파트 주민들이다.”라고 덧붙이면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이건 주민들이 스스로 협동조합을 만들어온 경험과, 마을에 대한 애정이 빚어낸 결과다.

 

‘당신이 마을의 희망이듯, 사랑방 하늘나무도 당신의 희망으로 키워가겠습니다.’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한 출자증서에 적힌 다짐이자 약속의 문구이다.

한 집에 사는 부부가 두 개로 나누어 낸 개인 출자금에서부터 회원들의 마음을 모은 단체 출자금까지, 하나의 희망을 위해 모아진 소중한 돈이다.

 

그 돈을 모아 우리는 하늘나무를 만들었다.

사랑방 하늘나무에서 우리가 따 먹는 것은 사람-희망-만남이다 .

이보다 더 남는 장사를 우리는 본 적이 없다.

 

하늘나무사랑방 (1)마을에 지금 필요한 건? 공간!!

금호동과 행당동 사이 일대를 논골이라 불렀다. 산비탈에 논들이 자리를 잡았던 곳, 산에서 흐르던 물들이 고이던 곳, ‘논골’이었다. 지금은 가파른 언덕길 끝에, 곧게 뻗은 왕복 4차로에 ‘논골 사거리’의 표지판만이 흔적 아닌 흔적으로 남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정겨운 이름만큼이나 이 일대는 오래된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이름이 나있다. 서울의 여느 아파트단지 같지만, 이 동네에서는 뒤집어 놓은 양말의 실밥들처럼 크고 작은 활동과 모임이 벌어지고 있다. 달동네 시절부터 함께 만들어온 협동조합들(신협, 생협 등)부터, 매달 열리는 어르신 국수잔치, 17년을 넘게 이어온 마을축제까지. 대단하지 않아보여도 순전히 마을주민들이 모임을 통해 스스로 일구어온 것들이다.

 

덕분에 마을은 참 많은 모임과 회의들로 북적인다. 무엇인가를 만들고 기획한다는 것이 즐겁고 의미있는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한 주 걸러 잡히는 회의는 부담스럽다. 장소가 회의실이나 사무실처럼 딱딱한 곳이면, 나누는 이야기도 딱딱해졌다. 그래서 즐거운 공간이 필요했다. 편하게 자주 여럿이 만날 수 있는 곳. 저지르고 보자!! 2009년 12월, 주민들은 전체모임을 통해 ‘제 1사랑방-만남과 교류의 공간 만들기’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조성에 착수했다.

 

스스로 말하게 하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개인이 집을 짓는 데는 비용(돈)과 결정(디자인, 규모 등)이 있으면 된다. 하지만 공동체의 공간은 다르다. 비용 조성부터 디자인, 이용하는 데까지 논의와 결정이 필요했다. 귀 기울이고 , 배려를 통해 조정하는 지루한 과정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원칙은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고, 말하는 대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런 원칙은 조성과정을 더디게도 만들지만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지만, 마을에서는 사공이 백 명이어야 배를 산으로 옮길 힘도 있다.

 

장소는 자칭 우리 동네 ‘배달의 기수’ 채혁 사장님(중화요리 블랙 앤 압구정)이 미리 봐둔 곳으로, 수 년간 방치된 호프집 자리였다. 지하라 아쉬웠지만, 높은 천장과 가격 대비 널찍한 공간을 갖고 있었다. 동네와도 가깝고 행당역과 인접해 손님이 오기도 편했다. 공간 계약을 마치고 한겨울 콘크리트 벽 냉기가 싸늘한 지하에서 디자인 워크숍을 벌였다. 만든 후 “짠!”하는 게 아니라, 대상 공간으로 주민들을 불렀다. 조악한 간이 테이블에 플라스틱 의자라지만, 자기 눈으로 공간의 크기와 높이, 위치와 분위기를 살펴봐야 의견을 낼 수 있으니까.

 

아줌마, 아저씨, 청년들과 아이들로 나뉜 4개 그룹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모아졌다. 분수대를 만들자는 원대한 포부(?)에 모두가 쓰러져 버렸고, 복층형의 구조와 마을부엌 아이디어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합의와 조율의 과정이었다. 디자이너 정미숙님건축을 하시는 임근정님은 이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듣고 메모했다. 진행될 과정에 대해 안내해주고 질문에 답해주었다. 이 두 분은 진행과정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중 하나이기도 하다. 며칠 뒤 에 잘 빠진(?) 디자인과 입체적인 미니어처를 가지고 마을을 다시 찾은 두 사람은 신이 나서 설계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신기할 정도로 모두의 바램이 빠짐없이 담긴 디자인과 설계에 놀라워했다.

 

하늘나무사랑방 (2)하늘나무사랑방 (3)하늘나무사랑방 (4)

 새참을 앞세워 공사장 ‘감리’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공사 기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공사 와중에 매일 방문하는 주민들로 귀찮기도 했지만, 부침개며 삶은 감자며 만두에 막걸리에 정성껏 차린 새참을 보고 인부들도 서울에서는 받기 힘든 대접을 받았다며 감사해했다. 새참을 앞세운 아줌마들은 현장을 꼼꼼히 살폈다. 2층 난간 높이를 두고도 안전을 위해 높아야 한다는 사람, 미관상 낮아야 한다는 사람…. 한바탕 토론이 벌어졌다. 즐거운 고민이었다.

 

사랑방 하늘나무의 본래 이름은 느티나무였다. 예전 마을 어귀 느티나무처럼 나그네가 쉬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담소도 나누고, 한바탕 마을잔치가 벌어지는 마당이며 마을 대소사를 논의하기도 하는 회의장, 그런 곳이 되길 바랐다. 의미는 공감하지만 너무 밋밋하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공모를 통해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결정은 싱겁게(?)이루어졌다. 공간의 상징인 산벚나무 옆 하늘을 본 주민이 “이건 하늘나무네!” 하면서 결정났다. 입에 착 붙고 공간이 탁 머리에 떠오른다. 모두 찬성했다.

 

2011년 4월 16일 사랑방 하늘나무를 알리는 동네잔치를 했다. 아이들은 떡을 돌리고 아줌마들은 음식을 준비했다. 현관을 가득 메운 손님들의 신발들을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잔치였다. 공간의 상징인 ‘하늘나무’에 술을 올리고 절을 해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토크 콘서트처럼 편안하게 둘러앉아 조성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기대도 이야기했다.

 

하늘나무사랑방 (5)하늘나무사랑방 (6)

공간은 사람이 채운다.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모으다.

공간이 마련되자 사람들이 채워졌다. 내가 나누고 싶은 것들, 할 수 있는 것들이면 충분했다. 그 많던 책장들은 사람들이 가져다 준 책들로 차곡차곡 채워지기 시작했다. LP판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음악 매니아 이재원 아저씨는 황학동으로 함께 가서 하늘나무 음향 설치를 손수 마무리 했다. 성동두레생협 이사님들은 하늘나무에 냉장고를 쾌척하고 생협의 생활재를 가득 채워 넣었다.

 

컴퓨터가 한 대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컴퓨터가 생기고, 전자렌지며 청소기며 휑~ 하던 공간이 날마다 달라졌다. 하늘나무의 탄생과정에 감동받은(?) 해피브릿지라는 곳에서는 아예 주방용품 일체를 후원하겠다고 나서, 두 명 아줌마가 신나게 주방용품을 골라 보는 호사도 누렸다.

‘사랑방에서 하고 싶은 활동’ 설문조사도 해 생활문화동아리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원칙은 간단하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3인이 모이면 마을에서는 지원(연결, 홍보, 정보제공, 공간, 강사)한다. 이렇게 통기타/ 풍물동아리-하늘소리/ 도시농업-텃밭/ 엄마와 아이사이/ 반찬봉사 –다찬/ 맥주, 막걸리 만들기 등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종류는 동주민센터나 복지기관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없고 지원은 열악하지만, 자발적인 주민들의 소통은 다른 색깔의 동아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다시 만난 마을, 새로 만난 사람들

지난해 가을쯤. 하늘나무에서 처음 칠순잔치가 벌어졌다. 가끔 학생들의 생일파티는 있었지만, 고희연은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마을사람들이 함께 모여 준비한 칠순잔치! 마을사람들도 낯선 광경이었다. 주인공은 김종수 선생님으로, 산동네 시절부터 함께 살아온 ‘마을의 어르신’이시다. 연회장 뷔페가 아니라, 귀엽게 풍선으로 장식한 식탁에 정성 가득한 요리와 과일, 떡들이 올라왔다. 장수를 축원하는 이웃들 덕담이 이어지고 술도 몇 잔 돌아가니 노래가 절로 나와 흥겹게 잔치를 했다.

 

사랑방 하늘나무는 저녁에 술자리가 종종 있는데, 그 자리에서 아예 우리가 술을 담가 먹자는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왔다. 마을에 두어 개 홍보물을 걸었더니 예상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우리 동네 주당들이 모일 줄 알았는데 정작 모인 사람은 가지각색. 동네로 새로 이사 온 신혼부부에서부터 동네 청년, 아줌마에서 할머니까지…. ‘술’이라는 주제로 마을 사람들이 이렇게 모이리라곤 기대도 안했다. 함께 만든 맥주를 병에 담으며 이야기 나누고, 술 선생님(?)으로부터 안주로 어울리는 음식을 배웠다. 시음하는 날에는 잔을 바꿔가며 볼이 발그레 취해서 서로가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사람들은 잊고 있던 마을을 다시금 떠올리기 시작했고,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모두가 공간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물론 공간이 없다고 해서 할 수 없는 일은 아니지만, 공간은 사람들을 만나게 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은 마을에 희망을 일구고 있다.

 

하늘나무사랑방 (7)하늘나무사랑방은

하늘나무사랑방은 2011년 봄에 문을 열었다.

지하철 5호선 행당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길을 하나 건너고 50미터쯤 전진하면 만날 수 있는 곳에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하늘나무 회원이 아니면 공간사용료를 일부 지불해야 한다.

 

이곳에선 모든 사람이 만나고, 모든 사람이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서 청년모임 ⓔ끌림은 동네 어르신께 반찬봉사를 할 음식조리를 했다. 어느 방에서는 통기타를 치고, 어느 방에서는 풍물동아리 모임이 벌어진다. 물론 회의라든가, 독서모임 같은 것도 일상다반사다. 공간은 늘 거기에 있고, 시간을 달리해 여러 사람들이, 여러 생각을 가지고 모인다.

우리 동네 만남과 교류의 공간 사랑방 하늘나무, 전화 02)2296-0464.

 

* 이 글은 책 '성동아, 마실가자'(성동구, 2014)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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