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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행복하면 모두 다 행복해진다, 송파구 줌마놀이터

2014.05.13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송파구 줌마놀이터, 마을공동체사업 참여현황

2013년 공동육아사업(마을이 엄마가되는 줌마놀이터)

 

엄마가 행복하면 모두 다 행복해진다, 송파구 줌마놀이터

 

 

힘든 육아로 지친 엄마들의 쉼터 ‘줌마놀이터’

“언제부터 이런 일을 하겠다고 맘 먹으셨어요?”

 

“흠~ 거의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죠. 결혼하고 나서 덜컥 임신이 되었을 때, 기쁜 마음보다 어깨가 무거웠어요. 이 험한 세상 내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부터 그냥 앞이 막막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뭐 주변에서 조언을 해주기나 하나 알아서 잘 키우라고 하는데!! 엄마 혼자 육아를 모두 도맡아서 하는 건 너무 힘들고 외로워요. 그나마 아이 또래 엄마들과 함께 어울리며 우리 집도 오픈해서 같이 모이기도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고 어느 때는 도리어 더 힘들어지는 느낌이 들었죠. 아무래도 애들이랑 엄마들이 모이다보니 집이 금세 엉망이 되니까. 어쨌든 그렇게 여차저차해서 애들을 다 키웠는데 3년 전 카페를 열면서 전전긍긍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가는 엄마들을 보게 됐어요. 내가 옛날에 아이들 키울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엄마들에게 물어보니까 내가 애들 키우던 그 시절이랑 지금이랑 달라진 게 전혀 없더군요.”

 

송파구 마천동에 위치한 줌마놀이터의 김영경 대표는 자신이 아이들을 키울 때 힘들었던 마음을 되새기며 올해 9월 본인의 건물 2층에 엄마들을 위한 공간을 열었다. “계속 엄마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근데 그때 마침 2층 공간이 비게 되었고, 한번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맘 맞는 엄마들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실제로 아이 셋을 둔 그녀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의 막막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면 지금 어린 아이를 키우느라 고생하는 엄마들 모습이 남 일 같지 않다.

 

“나는 그때 우리 애들 키우면서 애들 키우는 것도 키우는 거지만 엄마들끼리 맘 편히 모일 공간도 없을뿐더러 매일 애들이랑 남편 끼니 챙기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줌마놀이터는 임산부부터 만 3세 아이를 둔 엄마와 아이를 위한 공간이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세 살이 될 때까지 엄마와 깊은 교감을 하고 애착형성을 잘하면 아이의 앞날은 건강하고 순탄하기 마련이라는 것이 그녀의 육아철학이다. 하지만 그 시기가 엄마로서 육아로 인해 가장 힘든 때이기에 줌마놀이터가 그런 엄마들이 함께 모여서 아이를 키우고 때로는 편히 쉬는 그런 공간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줌마놀이터 (9)  줌마놀이터 (2)

“엄마들끼리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도 하고 여기서 애들이랑 남편 반찬 같이 뚝딱 만들어서 집에 들어가면 여기 줌마놀이터에서 육아와 살림의 대부분이 모두 원스탑으로 해결되지 않겠어요?”

 

사실, 김영경 대표는 본인 건물 2층을 줌마놀이터에 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공사를 시작한 직후 공동육아 활성화지원사업을 알게 되어서 예산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녀가 오랫동안 이 일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섣불리 실천으로 옮길 수 없었을 일이었다.

 

“이 공간을 아이들과 엄마가 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고 맘먹고 꾸준히 마을공동체 관련 교육을 2년 가까이 받아오다가 올해에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선정되어 지난 7월 4일부터 공사를 해서 9월초에 개방하기 시작했죠.”

 

공간을 만든 기쁨 그리고 남은 과제

처음엔 창고같이 적막하고 썰렁했던 공간이 이제 제법 엄마와 아이가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안락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한쪽에는 언제든 밥을 해먹을 수 있는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전기밥솥 등 부엌기구들이 구비되어 있고 다른 한편은 아이들이 맘껏 책을 읽고 뒹굴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렇게 안락하고 편안한 줌마놀이터의 하루 사용료는 고작 2,000원이다. 김영경 대표는 엄마들이 하고 싶은 거면 뭐든 해 보라고 하고 싶다. 쉬고 싶은 대로, 놀고 싶은 대로 맘껏 이곳을 활용하기 바란다. 지금은 하루 사용료 2천원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사용료에 대한 정확한 금액과 이용 룰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다. 단체이용 시에는 인원수에 상관없이 3시간에 1만원이라고 뭉뚱그려 정해 놓았을 뿐이다. 시간을 재는 일도 없다. 그냥 맘 편히 아이와 엄마랑 놀다 가면 그뿐이다.

 

“오늘 생일파티 한다고 한 팀이 오기로 했어요. 지난번에는 다른 팀에서 여기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갔는데 그거 청소하느라 진땀 뺐다니까요. 그래도 규제하고 싶지 않아요. 원하는 건 뭐든 다 하라고 하고 싶으니까(웃음)”

 

생일파티에 몇 명이나 오는지 알지 못한다며 그냥 3시간에 만원 받고 도움 줄 거 있으면 주고 편히 놀고 가게 해줄 거라는 김영경 대표. 그런 대표 옆에는 줌마놀이터의 첫 운영 기반을 돕고 있는 양선 씨가 있다. 다소곳하게 바느질을 하며 곁에서 나지막이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줌마놀이터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 막내가 9살인데요. 원래 샘 많고 욕심 많았거든요. 근데 여기서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과 어울리며 돌보면서 나눌 줄 아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도시에 살다보니 아래 동생들을 만날 기회도 없고 맨날 집에서 애기처럼 행동했거든요.”

 

줌마놀이터 이용대상은 0세에서 3세이지만 그 위 또래 아이들도 함께 어울리며 나누면서 함께 배울 게 많아서 좋을 거 같다고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알음알음 회원들이 조금 생겨서 공간관리당번제로 하루하루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이 좀 더 모여서 더욱 원활하게 운영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의 오랜 비전이었으니까 공간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무척 기뻐요. 주변 사람들이 이 공간을 맘껏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또 기분이 너무 좋고요.”

 

이렇게 장소를 기꺼이 내어놓기까지 오랜 소망도 한몫 했지만, 삶에서 모토가 된 사람들이 있었다. “청렴한 정치인들이 겪은 고난과 역경을 생각하면 서 나도 다시 자세를 곧추 세우게 됩니다. 국민이 주인의식을 가지면 모든 이슈에 참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공동육아 활성화 지원 사업이 참여의 기반이 되길 정말 바래요. 살기 좋은 세상, 사람과 어울리는 세상이 되기 위한 일환이 마을공동체사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줌마놀이터가 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

“3년 전 처음 마음을 모았던 사람들을 토대로 ,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복지관 담당자가 우리 멤버를 중심으로 부모커뮤니티 사업에 지원해서 선정이 되었어요. 당시 아무것도 모르고 그 분의 진두지휘 하에 교육과 회의만 주구장창 해야 했던 멤버들은 결국 지쳐서 떠나게 되었죠. 물론 그분은 좋은 의도로 한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냥 맡기고 마을공동체교육에만 쫓아다닌 제가 정작 우리 내부를 살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시행착오였습니다.”

 

이제 와서 느낀 것은, 만들어진 공간에서 뭔가를 시작하는 것도 좋으나 엄마들이 함께 십시일반해서 밑바닥부터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조금씩 준비해서 만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다. 지금은 그냥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회원들의 애정과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서인지 오랫동안 마음을 함께 나누면서 만든 공간이었다면 어떠했을까하고 생각해본다. “꾸준히 해서 차곡차곡 만들어졌다면 회원들 스스로 애정이 듬뿍 담겨서 참여율도 당연히 높아지지 않았겠냐” 는 말이 아직도 그녀의 가슴에 박혀있다.

 

어쨌든 그렇게 2년 가까이 마을공동체교육에 올인하여 많은 사례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서 힘들고 어려워도 감내해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가치와 비전을 품고 이 일을 계속 해야겠다고 맘먹고 있다.

1  줌마놀이터 (3)

 

줌마놀이터의 앞날을 생각하며

“앞으로 엄마들이 쉴 수 있는 공간 줌마놀이터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싶어요. 엄마들이 아이가 만 3세까지 가장 힘들잖아요? 0세에서 3세는 동네에서 엄마들끼리 뭉쳐서 같이 놀게끔 하면 되는 거예요. 사회적 비용을 기관에 투자하지 않고 이런 공간에 투자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줌마놀이터를 통해 육아와 살림의 힘듦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되길 바랄 따름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하게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되기를. 동네에서 같이 키우고 나누는 마을이 되는 것, 그것의 가치가 얼마나 크고 귀한지 잘 알기에 천천히 걸어가며 확산시킬 것을 다짐하고 있다.

 

궁극적인 꿈은 농사꾼이라는 김영경 대표. 지금은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사람농사를 짓기 위한 씨앗을 뿌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처럼 이런 일을 한다고 할 때,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고 서로 가치관을 공유하고 나누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은 이제 아이들을 다 키우고 연배가 있지만, 결국 정말 필요한 사람들끼리 뭉쳐서 서로 맞는 또래가 같이 도움을 주고받으며, 연대하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줌마놀이터가 생기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이제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다해낸 거 같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주변에 알리고 확산시켜야 하고, 그 과정에 세워야 할 원칙과 룰, 프로그램, 소통방법 등에 여러 가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영경 대표는 이에 대해 고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결국 고민은 해결방법도 같이 가져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꾸 파다보면 결국에는 해결방법이 생기기 마련이죠. 물론 해결 안 되는 고민도 있어요. 그럼 그거 그냥 털어버려요. 안 되는 일을 어떻게 해요. 그냥 털고 다른 일 생각해야지. 자꾸 물고 늘어지면 해야 할 일도 못해요.”

엄마들이 십시일반해서 함께 꾸려가는 줌마놀이터가 되었으면 하지만, 그들이 힘들면 기꺼이 그들의 방패막이 되어 줄 것이라며 힘있게 말하는 김영경 대표. 줌마놀이터에 들어갔을 때 테이블에 놓인 삶은 고구마 한 바구니가 그런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힘든 육아를 함께 할 사람과 공간이 필요한데 이 도시에선 그게 참 어렵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줌마놀이터는 외로운 육아로 몸과 마음이 바짝 말라가는 엄마들에게 한 줄기 기름부음을 해 줄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엄마들과 아이가 언제든 와서 쉬고 놀 수 있는 곳이다.

 

친정 엄마 같은 김영경 대표의 마음이 가득 담긴 줌마놀이터에서 무한 쉼을 받게 될 엄마들의 모습을 그리며 그런 엄마들의 행복한 기운을 잔뜩 받고 멋지게 자라게 될 미래의 주역들을 한껏 기대해본다.

 

* 이 글은 책 '함께라서 행복한 공동육아이야기'(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2013) 중 안세정님의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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