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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치과, 노원구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2014.04.28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노원구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 자체 활동

 

마을 치과, 노원구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1.마을치과2003년 노원나눔의집에서 일할 때 공부방 아이들 10여명을 데리고 신촌 세브란스 치과를 다닌 적이 있었다. 노원에서 그 곳까지 굳이 다닌 이유는 의료 봉사했던 치과레지던트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었고 아이들 치과치료지원이 병원차원에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었다.

 

무척 더웠던 여름, 아이들 방학을 이용해 한 동안 그 병원을 다녔으나 그 병원에서는 치료비 지원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말만 듣게 되었고 무척 당황했다. 세브란스 병원장에게 간곡한 호소의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나눔의 집 후원자분들에게 후원요청을 하여 모두 갚았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데리고 다녔던 아이들 중 지영이가 있었다. 지영이는 당시 초등학교5학년, 아래로 동생들이 셋이나 있었고 엄마는 지적장애, 여동생 한 명은 언어장애가 있어서 구리 쪽으로 언어치료를 데리고 다니던 때였다. 지영이는 이빨이 심하게 썩은 상태였는데 치료시기가 늦어 하악골까지 썩어 들어가 치아가 있던 부위 악골이 일부 내려앉은 상황이었다. 그 아이의 나이 12살이었다.

 

병원 갔다가 동네로 들어와 지영이가 쩔뚝거리고 걷는다. 왜 그러냐 묻고 유심히 보니 산 모기들이 물어 뜯어 긁은 곳이 거뭇거뭇 흉터가 지고 샌들신은 발은 불그적적 진물이 나고 있었다. “지영아, 다리 아프면 내가 좀 업어줄까? 했더니 그녀석이 말없이 내 등에 업혔다. 당고개역 도깨비 시장 통에서 부터 언덕꼭대기 나눔의 집 근처까지 지영이를 업고 갔다. 녀석의 몸무게 때문에 좀 힘이 들었지만 계속 업고 갔다. 시골서 데려온 다섯 살 된 나를 업고 상계동 꼭대기까지 걷고 또 걸었던 우리 아버지가 느꼈을 막막한 마음이 지영이를 업고서 느껴졌다.

 

12살 어린나이의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감당해야할 무게를 생각해 보았다. 어릴 적에 우리 집은 너무나 가난해서, 때가 되어 이가 빠졌는데 빠진 자리에 치아가 나지 않았음에도 치과를 갈 수 없었다. 치과 가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지금도 나는 그 자리에 이가 나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다. 가난으로 인한 아픔이 내 치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셈이다.

 

사람 사는 일이 꼭 뜻대로 되는 법은 없다. 살려고 애썼으나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 아버지도 그랬다. 아이들 5남매 데리고 살아보려고 무진 애를 썼던 분이었다, 노래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정도 많았던 분이었는데 48세, 한창의 나이에 하늘로 가셨고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지영이 데리고 치과 다닌 지 10년쯤 지나 나는 지금 함께 걸음에 있다. 어르신들과 장애를 가진 이웃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 어른들을 만나면서 보니 어쩌면 그렇게 고생만하며 살아오셨는지, 그런 세월을 어떻게 감당하고 살 수 있으셨는지, 그 분들이 없고서야 지금의 우리들이 있을 수 없는데 이제는 그 분들에게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듯 세상이 좀 살아볼만한 곳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어쩔 수 없는 가난은 생활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상처를 준다. 돈이 있으면 자존감을 지키고 없으면 뭉개지는, 적어도 그런 세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해야할 의료적 필요가, 있는 사람은 누리고 없는 사람은 접근조차 어려운 그런 세상은 정말 아니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마을치과를 만들려고 한다. 우리들의 치과는 내가 겪고, 지영이가 겪었던 불가능과 막힘을, 선한 뜻을 가진 사람들의 협동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막힘을 소통으로 변화시키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개인적인 경조사가 없었다. 가족의 경조사에 어느 누구에게도 부조를 요청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의 치과개원에는 사람들에게 요청할 생각이다. 나의 어린 시절 일이며 지금도 그런 아이들과 어른들이 도처에 많아서 꼭 해야 하는 일이다.

 

함께 걸음한의원의 진료활동, 지역 활동, 요양센터의 어르신 돌봄과 가족돌봄, 장애인주간보호센터의 활동을 통해 지금껏 해 왔듯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거듭나면서 새로이 만드는 치과개원을 통해 따뜻한 지역을 건설하는데 든든한 기둥으로 굳건해지기를 바라면서 뜻있고 착한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는 8개월이 될 것을 기쁘게 기대해 본다.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위 치 : 상계2동389-356

대 표 : 고재환

회원수 : 842명

누리집 : healthcoop.or.kr / ☎ 937-5368

조합원의 민주적 운영과 협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 실현, 건강 증진활동 전개, 취약계층 의료&돌봄 서비스 제공, 지역중심 장애인재활사업 실현을 통해 건강한 지역공동체 만들기 활동(‘93년 ~)

★ 사업소 운영(한의원 및 요양센터)

★ 보건예방사업

★ 조합원 건강증진과 주치의 사업

★ 장애인 재활사업

★ 건강마을만들기 사업

 

* 이 글은 책 '나무들의 이야기'(노원구, 2013) 중 이경희님의 글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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