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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벗과 함께 걸어온 시간들', 광진구 나루벗 활동

2014.04.25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광진구 나루벗,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2013년 광진구 자체 마을공동체사업(다문화워킹투어)

관련글 :  * 다문화 가정과 함께 걷는 동서울 워킹투어, 광진구 나루벗

 

'나루벗과 함께 걸어온 시간들', 광진구 나루벗 활동

 

 

이웃 사촌이란 말도 옛말, 출퇴근 시간대가 다르면 마주칠 일이 없어 옆 집 사람 얼굴도 모른 채 몇 년씩 지나기 십상인 아파트 생활. 우리 동네라는 말조차 추억 속에나 존재하는 말이라고 느껴지던 나에게 지난 한 해 마을 공동체라는 생소한 활동은 신선하고 참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루벗1광나루의 친구들이라는 의미로 ‘나루벗’이라 정하게 된 우리 마을 공동체의 시작은 구의 3동 도서관에서 주최한 나의 이야기, 나의 그림책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대부분 강사가 주도하는 강의방식과는 다르게 돌아가며 자신의 소개를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서 불과 10회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 웃음기도 없이 굳은 표정이었던 사람들의 얼굴에 서서히 미소 꽃이 피며 서로 반갑게 안부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그냥 헤어지기가 못내 아쉬웠던 우리는 우연히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유학 시절 경험을 통해 현지 이웃들과의 교류와 따뜻한 환대가 너무 고맙고 소중했다는 배 대표님의 제안으로 다문화 가정과 함께 우리 동네 걷기, 7개국 언어로 우리 동네 지도 만들기라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림책 수업을 들으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광진구의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공유했는데 우리만 알고 있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공부하며 이왕이면 우리 나라에 온 손님인 외국인 특히 다문화 가정에게 우리 동네, 나아가서 우리 나라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고 함께 걸으며 이웃의 정을 나누자는 것이다.

 

마을공동체라는 개념 조차 생소하고 경험도 없었던 주부들이 뜻을 모은 것이라 시행착오도 서툰 점도 많았지만 열정 그리고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마음 하나 만으로 소중한 기억들을 만든 것 같아 지나고 보니 내가 한 일은 없지만 새삼 뿌듯하고 감사하다.

 

6월 한국학중앙연구원 정구복 명예교수님을 모시고 "한강의 추억"을 주제로 한 무료 특강을 시작으로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는 웃음치료 프로그램에 나루벗이 함께 참여를 하여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교류하고 7월에는 처음으로 일본, 중국, 가나, 미국에서 온 외국인 참가자들과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희망씨앗 봉사자들과 함께 우리동네 투어를 개최했다.

 

아차산 생태공원의 유적 전시관에서 시작해서 향토사학자 김민수 선생님을 모시고 아차 산내의 삼국 유적지를 둘러보았다. 사실 운동 삼아 동네를 걸으며 이웃도 만나면 좋겠다 라는 가벼운 마음에 특별한 기대도 별 생각도 없었던 나로서는 우리 나라 사학계의 거물이신 정구복 교수님의 강연도, 아차산 탐방도 정말 기대 이상의 선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냥 우리 동네 뒷동산 정도로 생각했던 아차산에 그렇게 풍부한 역사와 이야기들이 있었다니! 매일 보고 지나는 한강의 유구한 역사와 의미, 그리고 우리가 사는 동네 이름이나 흔히 쓰는 단어에도 그 유래와 뒷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 나라, 우리 동네를 조금이나마 알려주자고 시작했지만 사실 나조차 처음 알게 된 이야기가 많았고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차산의 아름다움이나 우리 동네의 좋은 점들이 새삼스러웠다.

광진구의 역사에 대한 자료들을 일일이 영문으로 번역하여 준비하고 또 탐방 내내 영어로 통역하느라 애쓰신 배명숙 대표님에게 학자로서 한국인으로서 자긍심과 열정이 느껴져 마음이 뜨거워졌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 라는 말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고, 장소도 마찬가지다.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는 ‘남’이었던 이들이, 한 번 두 번 만나고 인사를 하니 따뜻한 정을 나누는 반가운 이웃이 되었고, 그냥 주소로만 존재하던 광진구가 내가 사는 정겨운 우리 동네가 된 것이다. 무엇이든 애정 있는 대상에 대해 자랑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동서울 터미널, 테크노 마트, 어린이 대공원 등 외국인 유동인구도 많은 우리 동네가 얼마나 멋진 곳인지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8월에는 어린이들 위주의 한강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많은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생태해설가 김연정님의 안내로 곤충, 식물들 한강의 생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함께 한강 산책을 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기념 목걸이 만들기, 대학생 형님들이 준비한 물총싸움은 어린이 참가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좋은 일이라며 세종대 레포츠 과에서 흔쾌히 수상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해주어, 모터보트, 윈드 서핑 등을 무료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까지 있어 아이들을 위해 따라온 주부들이 부랴 부랴 집에 전화해 빨리 나오라고 식구들을 독촉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워킹맘, 전업맘 모두 정신 없이 바쁜 일상에서 무려 7개국 언어로 우리 동네 지도를 멋지게 제작하고, 매월 크고 작은 행사들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는 않았다.

 

마을공동체라는 개념자체가 아직 생소한 분들도 많았고,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요즘 마을공동체로서 다문화 가정과 이웃에 우리의 의도를 알리고 모이는 것도 큰 일이었다. 나루 벗을 이끌어 온 배 대표님의 열정과 헌신이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불가능했을 일들이다.

 

만삭의 몸에도 전문 웹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발휘해 각종 홍보물을 멋지게 만들어주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더운 여름날 무거운 몸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고생이 많았던 너무나 고마운 수미씨, 엄마처럼 행사진행을 챙겨주신 김정희 선생님, 주부로 작가로 정신 없이 바쁜 와중에서도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고문으로 물심양면 도움 주신 김지연 작가님, 의욕만 앞서 행정이라고는 서툰 나루벗에 늘 친절하게 도움을 주신 구청과 구의3동 사무소 마을 사업 담당자분들, 우리 모임이 생길 수 있게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그리고 오갈 때 마다 늘 반가운 미소로 반겨주시고 도움 주신 구의3동 작은 도서관 사서 분들, 더운 여름 고생한 희망봉사단 학생들, 흔쾌히 도움을 주신 여러 강사님들,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격려해준 정겨운 이웃들, 무엇보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나루벗을 이끌어 오신 배명숙 대표님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한 분, 한 분 고개 숙여 감사 드리고픈 고마운 분들이고 소중한 이웃들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이라고 하면 안 그래도 바쁜 와중에 왠 시간 낭비냐며 타박하는 지인들도 있었고, 요즘 세상에 왠 이웃사촌 운운이냐면서 이상한 의도를 가진 수상한 사람들 아니냐면서 의혹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행사에 참가해서 모두 활짝 웃는 얼굴로 돌아가는 모습, 한국에 와서 이런 대접은 처음이라며 눈물까지 보이신 조선족 어머님, 우리나라 역사이야기에 눈을 휘둥그렇게 뜨던 외국인의 표정을 보면 나루벗의 일원으로 함께 한 것이 너무 뿌듯하다.

약간의 관심, 한발 다가가는 용기, 손만 내밀면 아직 우리 주위에 좋은 이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알면 알수록 우리 동네가 너무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을 느꼈으니 말이다.

 

* 이 글은 책 '더불어 사는 광진 마을이야기'(광진구, 2013) 중 김선아님의 글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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