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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꽃”, 아차산 배움 공동체

2014.04.16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아차산배움공동체 누구나꽃,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2013년 부모커뮤니티(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아차산 배움 공동체)
2014년 주민제안사업(문화로 通하는 아차산마을 프로젝트)

 

“누구나 꽃”, 아차산 배움 공동체

 

1.누구나꽃

 

어린아이를 키우고 떠나는 동네

아차산은 광장동, 구의동, 중곡동 세 개 동에 걸쳐져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10년 전부터 공동육아 방식으로 운영되는 구의동 산들 어린이집, 중곡동 즐거운 어린이집이 있으며, 동의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마법 방과 후’가 육아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육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키워야 하나? 주변 어린이집을 찾아봅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찾아오면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안을 찾던 분들이 아차산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던 중 지역에 친구가 생깁니다. 공동3~4세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10년여를 사시던 분들이 이 지역을 떠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이후를 생각하면 더욱 불안해집니다.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만한 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자력갱생입니다. 함께 해 오다가 따로 떨어지니, 아이도 부모도 새롭게 적응해야 합니다.

 

분노, 시작과 혼란

세상에서 가장 폭발적인 힘은 분노와 미움의 힘입니다. 적어도 단기간에 걸쳐서는 그렇습니다. ‘누구나 꽃’은 분노와 미움의 힘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터전을 마련하였습니다. 마법 방과 후에서 구성원 간의 의견대립 끝에 조합을 탈퇴한 가구들 중심으로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를 만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을 케어할 공간이 필요하였습니다. 내심 번듯한 터전을 만들어 보란 듯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여섯 가구가 모여서 특별 출자금을 내서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가입비를 별도로 내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매달 운영비를 내서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적자 분은 연발에 N분하여 책임지기로 하였습니다. 무모한 시작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단 저질러 놓았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분노도 때로는 힘이 됩니다.

2.터전입주33.터전입주4.터전입주1

2013년 2월 13일 터전에 입주하였습니다. 전 조합원이 모여서 아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였습니다. 막상 공간을 꾸리다 보니 필요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각자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가져오고 지인의 도움을 얻어 대략 구색을 맞추었습니다. ‘누구나 꽃’ 발기인 모임과 창립총회를 거쳐 3월부터 터전 운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미 전년도부터 4개월 동안 준비모임을 하면서 운영 및 세부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터전을 열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줄 알았습니다.

곧이어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속담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조직을 새롭게 만들고 운영해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구성원 각각의 이해와 욕구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문제, 실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나타나는 적용상의 문제가 연이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름 준비하였다고 하지만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였습니다. 논의하고 합의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느슨한 공동체

‘누구나 꽃’은 아이들에게는 학교 수업 후에 친구들을 만나는 공간이며 어른들이 모여 수다 떠는 동네 사랑방입니다. 주요 사안을 협의하고 서로가 인정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요일별로 마련된 프로그램(독서토론, 택견, 생태놀이, 연극놀이)에 따라 활동합니다.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는 아이도 있지만 특정 프로그램에만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의 욕구에 따라서는 학교 방과 후 수업을 듣습니다. 학교 수업과 방과후를 마친 아이들이 터전에 모여 간식을 나눠 먹고 자유놀이를 하다가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7.터전생활18.자유놀이19.생일잔치

 

어른들은 터전에서 독서토론, 강연회, 밥상공동체 등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자전거 모임이나 번개 등의 형태로 터전 밖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11.독서모임212.밥상공동체13.자전거2

 

배움 공동체에서 생활공동체로

지난 일 년은 고된 과정이었습니다만 우리 스스로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였습니다. 마법에서의 갈등, 탈퇴, 누꽃의 시작, 운영을 거치면서 모든 갈등의 이면에는 욕구의 충돌이 있으며, 욕구의 차이는 다름일 뿐이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누꽃 구성원은 대부분 1970년을 전후한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이 세대는 경쟁에 익숙한 세대이며, 욕구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한 경험이 적습니다. 민주적 절차와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자각하고 있으나, 합의 과정에는 익숙하지 못합니다. 감정의 대립 속에서 수많은 논리적 설명은 설득력을 잃기 마련입니다.

합의를 위해서는 본인의 욕구를 충분히 표현해야 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상대의 욕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기반을 두어 서로가 동의하는 선에서 합의해야 합니다. 지난 마법에서의 갈등도 사실은 민주적 합의에 미숙하였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 지금 세대는 저희보다 더 경쟁에 익숙합니다. 승자와 패자의 행동방식을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가 정말 걱정입니다.

‘누구나 꽃’은 아차산 배움 공동체로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라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분노와 미움으로 시작하였지만 이제는 이해와 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이곳에 많이 배우고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배움은 종종 쉽게 잊혀지게 되는 한시적 깨달음일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생활로 체화된 배움만이 비교적 오랜 기간 삶의 나침반 구실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누구나 꽃’은 배움에서 생활로, 터전에서 지역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이 지역이 더 이상 아이를 키우고 떠나는 곳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보지 않은 길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킵니다. 저희는 설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책 '더불어 사는 광진 마을이야기'(광진구, 2013)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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