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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오지라퍼들이 협동으로 일구는 마을, 희망동네네트워크(성대골)

2014.05.12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 성대골마을, 마을공동체 사업 참여현황

2012~2013년 에너지 자립마을(성대골사람들, 성대골절전소, 에너지 자립을 꿈꾸다)
2012~2013년 부모커뮤니티(성대골사람들, 아이들과 함께 크는 마을)
2013년 주민제안사업(꿈꾸는 성대골, 자라나는 성대골마을학교)
2013년 마을기업(노나매기 단체급식 협동조합)
2013년 우리마을프로젝트(동작구 사회적경제 자원조사를 통한 호혜경제생태계 구축사업)

관련글 : 동작구 "성대골 협동조합의 거리"(클릭)  
             
에너지 자립마을 성대골 사람들(클릭)
             아이들과 함께 크는 마을, 동작구 성대골마을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의 시작, 동작구 성대골 에너지카페 
             성대골 공동체 이야기, 동작구 성대골사람들 
             동작구 "성대골 협동조합의 거리"   
             불을 끄고 별을 켜다, 동작구 상도4동 주민센터 
             마을 오지라퍼들이 협동으로 일구는 마을, 희망동네네트워크(성대골) 
 

관련영상 : SBS모닝와이드- 마을공동체 동작구 성대골마을(클릭)   

 
마을 오지라퍼들이 협동으로 일구는 마을, 동작구 성대골

 

 

그러니까, 순전히 이건 ‘마을 오지라퍼’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오지라퍼? 감이 오시죠? 직역하면, 오지랖이 넓은 사람입니다. 윗옷의 앞자락이 넓어서 다른 옷을 감싸버리는 모양새. 즉, 오지랖이 넓다는 말, 무슨 일이고 쓸데없이 참견하고 간섭한다는 뜻인데요. 그렇다면 나쁜 의미가 되겠습니다만, 지금 말씀드린 마을 오지라퍼는 그렇지 않아요. 오해하지 말고 들어보세요.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성대골. 그곳엔 마을 오지라퍼(들)가 삽니다. 마을공동체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성대골, 그 속살을 들춰보니 그렇습니다. 마을에서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짠~하고 나타나는 사람. 마을의 필요와 요구를 끌어내고 현실화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사람. 마을살이하면서 마을공동체를 함께 꾸리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마을 오지라퍼입니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퍼를 올리는 노릇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지퍼를 올림으로써 패션이 완성되듯, 마을 오지라퍼가 종횡무진하니, 마을공동체라는 꽃이 핍니다. 성대골이 그렇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성대골이 자라고 있는 곳, 행정구역상 상도동입니다.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1번 출구에서 채 5분도 걷지 않는 지점, 성대골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상도3동과 상도4동에 걸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성대골인데요. 아파트와 다세대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이 공존하고요. 누구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시끌시끌한 재래시장도 등장합니다. 왕복 2차선 도로를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언덕배기를 오가는 풍경도 정겨운 그곳, 성대골. 전직 대통령의 이름과 함께 거론되곤 하던 이곳에 나타난 새로운 아이콘입니다. 아마도 곧, 전직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더 유명한 곳이 될 텐데요. 마을공동체를 향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내 마을’이라는 소속감, ‘서로 이웃’이라는 연대감 덕분이겠죠.

 

성대골 마을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이것입니다. 서로의 필요와 욕구를 발굴하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 그래서 혼자였다면 할 수 없는 일도 마을에서는 가능해진다는 것을 성대골에서 확인합니다. 영화 <친구>의 카피를 빌자면, 함께 했을 때 우린 두려울 것이 없었다! 성대골은 그래서 자연스러운 연대가 강점이에요. 마을 오지라퍼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불씨를 지피면, 마을사람들이 뭉쳐서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듭니다. 이것이야말로 말로만 듣던, 환상의 콤비플레이. 마을공동체는 ‘팀플레이’가 핵심인 이유죠.

 

 

마을 오지라퍼, 마을을 헤집다

성대골의 자랑이 있어요. 성대골어린이도서관. 2012년 6월, ‘서울시 환경상’ 대상에 빛나는 이 마을도서관은 마을공동체가 낳은 옥동자입니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던 2009년, 어린이집이 휴원했어요. 이에 아이를 둔 엄마들이 뭉쳐 체험교실을 열고 있었는데요. 지역에 귀 쫑긋 세우고 있던 마을 오지라퍼, 그 소문을 듣고 슬쩍 나섭니다.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어요?” 엄마들, 귀가 솔깃합니다. 오, 그거 괜찮다아~ 멋진 걸~

1_성대골도서관 전경

 

이 마을 오지라퍼, 상도동 주민 주축으로 지역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이하 희망동네, http://cafe.daum.net/hopedongjak)입니다. 성대골 마을공동체 형성에 팔 걷어붙이고 뛰고 있는 지역밀착형 단체이기도 한데요. 그들이 바람을 넣자, 마을에 입소문이 퍼집니다. 마을 사람들, 내 아이, 우리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 하나로 주머니를 엽니다.

 

1년 동안 부지런히 십시일반, 2000여만 원이 모였습니다. 그 중에는 아들이 칠순잔치에 한복을 사 입으라고 준 100만원을 기증한 어르신도 계시고, 틈틈이 모은 돼지저금통을 깬 아이도 있습니다. 어른, 아이, 아줌마, 아저씨, 소녀, 소년, 청년 할 것 없이 마을도서관 하나 만들자고 힘과 마음을 모았던 거죠. 더불어 뜻을 같이하는 출판사에서 4000여권의 책을 기증하기도 했고요. 마침내, 2010년 10월의 햇살 좋은 가을날,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이 탄생했습니다. 주민 200여명이 월 5000~2만원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 됐고요. 작지만 뿌듯한 우리마을 도서관이 행복하게 문을 열었습니다.

 

아, 듣기만 해도 뿌듯하지 않으세요? 한 사람만 꿈을 꿨다면 이루지 못했을 마을도서관, 마을 사람 여럿이 함께 꿈을 꾸니까, 어느덧 현실이 됐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도서관으로 현현한 성대골의 꿈. 도서관 건립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소영 성대골어린이도서관 관장은 말합니다. “나를 아는 사람들도 아니고, 내가 도서관을 만든다는 확신도 없었을 텐데 모금 통장에 돈이 쌓여가는 것을 보고 이건 나만이 꾸는 꿈이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가 꾸고 있는 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때요? 이런 꿈! 일확천금 대박을 좇는 허황된 꿈보다 훨씬 값지지 않나요? 그것이 내 아이를 위한 것이면서 우리의 아이를 위한 것이라면 더욱. 그러고 보면, 신종플루라는 위기도 이런 형질 전환이 될 수 있네요. 형질 전환의 좋은 예. 신종플루여, 다시 한 번? 농담이고요. 누군가 이렇게 마을을 헤집고 다니면, 서로의 필요가 결합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네요.

 

 

에너지자립마을, 성대골이 꾸는 꿈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은 계속 진화를 하고 있어요. 앞서 서울시 환경상 대상 수상이 말해주듯, 이곳에선 절전소 프로젝트가 가동 중입니다. 성대골이 에너지자립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든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어요. 도서관에는 착한 에너지지킴이들이 있습니다. 역시 누군가 ‘뽐푸질’(펌프질)을 했고, 마을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시발이었죠. 계기는 역시 위기로부터 찾아왔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 성대골의 오래된 격언?

 

2_성대골절전소2011년 3월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우려와 에너지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스멀스멀 성대골을 휘감습니다. 마을 사람들, 생각합니다. ‘아, 우리도 지금 이대로는 안 돼!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안 돼!’ 어린이도서관을 사랑방처럼 이용하던 1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결의(!)를 했습니다. 2011년 9월, 전기와 수도를 아끼는 쉬운 것부터 생활화하기로 했습니다.

 

에너지지킴이들, 곧 ‘에너지 절약이 곧 생산’이라는 기치를 들고 성대골 절전소를 만들었어요. 자체 교육을 위해 강좌를 조직하고, 워크숍을 실행하며, 전북 임실의 현장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도서관에는 회원들의 전기사용량 현황판이 붙어 있는데요. 각 가정마다 전기사용량을 그래프로 표시, 절전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내부의 에너지는 게이지를 올리고, 현실의 화석에너지 게이지는 줄이는 두 마리 토끼잡기! 15명에서 시작한 에너자이저들은 50여 가구 이상으로 늘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아울러 학교 등 다양한 지역 내 주체들과 연계를 맺거나 추진하고 있고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착한에너지합창단’도 꾸렸습니다. 노래를 통한 에너지절약의 전도사로 자리매김한 거죠. 이들은 지난 4월20일 그린피스의 ‘희망에너지투어’ 개막행사 무대에도 올랐을 정도로 실력(!)도 인정받고 있어요.

 

곧 성대골은 에너지 비만이 없는 마을이 될 거예요. 에너지자립마을, 성대골이 꾸는 꿈. 응원할게요. 그것이 현실이 되는 날, 원전도 다이어트에 들어갈 수 있을 테고, 마을공동체는 다른 꿈을 향한 에너지를 발산할 겁니다. 그 에너지가 마을을 반짝반짝 빛나게 합니다.

 

 

성대골, 협동조합의 거리

3_희망동네 유호근사무국장 4_협동조합 마을카페 사이시옷

가만히 들여다보면, 성대골 마을 사람들의 별난 짓은 ‘협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조곤조곤 속살거림을 놓치지 않는 마을 오지라퍼가 불씨를 지피면 마을 사람들이 힘껏 부채질을 하는 모양새. 그렇기에 성대골 마을공동체에는 주인의식이 배어납니다. 자기 것을 좀 더 알차고 내실 있게 만들기 위한 협동적 결합. 자발적으로 주민이 나서고 모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 기원을 보면 희망동네의 기원과도 맥이 닿습니다. 지난 2004년 3월,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발족한 마을 오지라퍼들의 모임. 지역을 자세히 알고, 지역을 바꿔보겠다는 그들의 마음이 곧 바이러스였던 거죠. 무엇이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성대골이 지금 꾸고 있는 또 다른 꿈은 ‘협동조합 거리’입니다. 한국에도 상륙한 협동조합 열풍. ‘협동도시 서울’을 향한 꿈틀거림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성대골은 좀 더 실천적인 계획과 협동적 방식으로 이를 가꾸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 역시 자신들의 필요와 요구를 끄집어냈고, 출자를 바탕으로 생활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을카페와 마을목공소. 각각 ‘사이시옷’‘성대골별난목공소’라는 이름을 단 그것입니다. 마을카페 사이시옷(상도동 256번지)은 2010년 12월, 문을 열었어요. 성대골어린이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마을공동체의 사랑방 노릇을 하는 카페입니다. 이 공간에선 동아리모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무엇보다 마을의 소식이 모여요. 뜻하지 않게 한 공간에서 만난 마을 사람들이 수다도 떨고 정(情)도 나눕니다. 사이시옷,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이. 참, 종로구에 자리한 마을공동체 서촌의 소식지 이름이 ‘시옷’인데, 비슷한 이름이네요. 시옷 이름을 지을 때 ‘사이시옷’도 물망에 올랐다는 사실. 두 마을공동체, 재밌게도 그런 비슷한 점이 있네요.

 

2011년 3월 문을 연 성대골별난목공소(상도동 256-41)는 마을이 필요로 하는 것을 뚝딱뚝딱 만들거나 교육도 이뤄집니다. 마을카페에 필요한 것도 만들고요. 마을 사람들을 위한 목공강습을 비롯해 청소년들을 위한 가구만들기 교실도 엽니다. 아직 수입이 많진 않아도, 마을의 필요가 만든 협동의 공간이죠.

 

희망동네는 이밖에도 행복나들이 프로그램을 운영, 마을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좀 더 잘 알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성대골에서 바라보이는 국사봉을 오르면서 자연과 마을공동체의 합일을 생각할 수 있는 ‘우리동네 환경여행’을 비롯, 사육신공원과 같은 역사시설을 방문하는 역사여행, 문화여행과 직업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주말의 마을공동체를 깨어나게 합니다.

 

그런 희망동네가 협동조합의 씨를 뿌린 그 곳, 상도동 255번지와 256번지. 유호근 희망동네 사무국장은 말합니다. “협동조합 거리를 조성해 보려고요. 거리 곳곳에 마을 사람들의 출자는 물론 땀과 노력이 담기고, 일자리까지 제공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10개까지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협동조합 거리가 형성되겠죠.”

 

성대골은 그렇게 협동이 마을공동체의 동력으로 작동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동작구청에서도 마을공동체 취지에 맞는 사업이라면 서울시 지원 근거에 의해 사업비 지원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요. 하긴 그런 지원에 의존하지 않아도 성대골은 꿈을 향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길 것 같아요. 그만큼 마을 사람들의 열망과 필요가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 스스로 정주의식을 갖고 또한 그것을 고양하는 덕분에, 성대골은 ‘이사 가지 않는 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아요. 육아를 위해 김포에서 이사도 오고요. 떠났던 주민이 다시 이사를 오는 등 지금 성대골에는 마을공동체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사람 냄새나는 마을

성대골, 다른 것 없습니다. 사람 냄새나는 마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시발입니다. 그러면 내 아이, 우리의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 거라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 그들은 그 생각으로 모였습니다. 마을도서관에 모이고, 마을카페에서 만났습니다. 그렇게 엄마들이 모이니, 현실적인 것이 보이고,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뭔가를 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주민이 모이면 된다는 증명이었던 거죠.

 

‘성대골 마을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최경단 씨는 말합니다. “거창한 목표는 없어요. 사람냄새 나는 동네를 만들겠다는 게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 성대골 아줌마들의 ‘이념’이에요.” 그 이념, 참 좋네요. ‘돈만 많이 벌면 최고’라는 지배 이념을 벗어나 다른 삶이 있고, 마을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현하는 공간, 이곳은 성대골입니다.

 

마을 아줌마들은 지금 또 다른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만들기. 지난해 2월부터 700여 명의 서명도 받았지만, 부지 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가 녹녹치 않자, 당장 할 수 있는 대안부터 실행에 옮기고 있어요. 마을공동체 및 환경교육을 할 수 있는 ‘성대골 마을·에너지 학교’를 세웠습니다. 역시 십시일반, 200만원의 자금을 모아 지난 4월, 상도3동 예닮교회 2층에서 개교식을 열었어요. 이 학교는 15명의 엄마들이 마을교사로 참여하는 생활공부방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요. 엄마들은 마을학교 운영경험을 토대로 공립형 대안학교를 세우는 꿈도 꾸고 있습니다.

 

역시나 그 꿈, 응원합니다. 마을 오지라퍼와 아줌마들이 마을을 휘저으면 뭐가 돼도 된다는 말씀. 성대골은 그 명백한 증거. 협동했을 때, 성대골은 두려울 게 하나도 없는 마을입니다. 서울의 마을공동체에는 성대골이 있습니다.

 

 

* 이 글은 책 '서울, 마을을 품다'(서울시, 2012.9)에서 발췌해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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