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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아는 마을공동체의 풍경

2013.11.14
마을공동체담당관
전화
02-2133-6341
아파트의 모든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 아는 마을공동체의 풍경
[마을캠프4회] 아파트에 층간소음 문제가 다야?

 

 

매번 색다른 주제로마을공동체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에게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주고 있는 마을 강연! 어느새 4회차가 되었는데요. 매회 다른 주제만큼 강연때마다 달라지는 참석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지난 11월 7일, 4회차 강연에서는 "아파트에 층간소음문제가 다야?!"라는 주제로 아파트 게임의 저자 박해천 교수와 송파구 파크리오 아파트에서 주민과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고 있는 파크리오맘 임유화님이 오셔서 아파트의 사회학과 재미난 아파트 살이를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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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국 사회, 아파트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사는 이의 모습을 반영함을 감안하면, 아파트는 지금 한국인의 욕망과 갈등을 압축해서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공간이 삶의 모습을 강요하지 않아야 하나, 우리는 아파트의 지배, 정확하게는 토건회사 자본의 지배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아파트는 ‘사는(living) 곳’이라기보다 ‘사는(buying) 것’이 됐습니다. 삶이 담긴 공간이 아닌 재테크로 전락했고, 재산증식의 수단이 됐습니다. “당신이 사는 아파트가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는 터무니없는 광고가 판을 칩니다. 그러니 어느 동네, 어떤 브랜드 아파트에 살며, 평수가 얼마인지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아파트에서 어떤 활동과 삶을 꾸리느냐가 아니고 말이죠.

 

사람이 땅에 남긴 무늬를 ‘터무니’라고 합니다. 신석기시대 농경이 시작된 이후 땅에 정착하면서 무늬를 남겼고, 인류 문명은 그렇게 터에 무늬를 새기는 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터무니없다’는 것은 허황하다 혹은 근거 없다 등의 말인데요. 아파트가 터무니없어진 것은 토건자본과 금융자본이 공간뿐 아니라 삶을 공유하는 공적인 공간으로서의 공동주택인 아파트를 사적 정열(욕망)이 지배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 우리는 아파트를 삶의 결이 함께 묻어나는 공동 공간이 아닌 ‘평당 얼마’와 같은 일차적 소통방식에 의한 사적 재산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그렇다면 아파트를 향한 지금의 욕망은 어떻게 형성됐으며 아파트 공동체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을까요? 지난 11월 7일 서울시청 9층 하늘광장, ‘[마을캠프] 마을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네 번째 시간 <아파트에 층간소음 문제가 다야?>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종휘 성북문화재단 대표의 사회로 박해천 교수(《아파트 게임》 등 저자)와 임유화 매니저(송파 파크리오아파트 거주자, 인터넷카페 파크리오맘)가 함께 했습니다.

 

강연 1.  아파트, 한국 사회의 욕망을 반영하다_ '아파트 게임'의 저자 박해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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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천 교수가 먼저 등장했습니다. 아파트라는 주거상품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도시중산층’이라는 계층을 어떻게 만들어냈고, 그렇게 만들어낸 게임의 과정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들려줍니다. 그는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줍니다. 50~60%가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요? 중산층이 아님에도 그렇게 믿고 사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여하튼 소득불평등의 편차는 과거로부터 컸습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도 크게 변하지 않다가 1987년 민주화항쟁 등을 거치며 소득차가 조금씩 줄었습니다. 그랬던 격차는 IMF이후 다시 예전처럼 벌어졌습니다. 지금 한국은 어엿한 ‘격차사회’입니다.

 

“궁금했어요. 이런 소득 수준 차이에도 불구하고, 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정의하는지 문제의식을 가졌던 거죠. 거기에 아파트가 가진 신비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을 해서 버는 근로소득이 있고, 집이나 주식을 사서 파는 이득을 자본소득이라고 한다면, 한국은 1960년대 후반부터 10년 주기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높아진 호황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아파트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 얘기해보죠.”

 

박 교수가 언급한 10년 주기의 호황과 아파트 개발은 이렇게 맞물리고 있습니다.

 

· 제2차 경제개발계획이 성공한 60년대 후반

· 제1, 2차 오일쇼크 사이의 70년대 중후반 - 강남개발

· 3저 호황의 80년대 중후반 - 목동, 과천, 노원(상계) (평당 130만원 미만)

· 샴페인을 터트린 90년대 중반 -과천,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평당 180~200만원대)

· IMF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중반

 

이런 경제적 호황, 경제규모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말인즉슨, 돈이 시중에 엄청나게 풀렸습니다. 인플레, 당연한 수순이었고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흘러들어간 곳, 바로 아파트였습니다. 10년 주기의 경제호황, 10년 주기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설이 맞물려 있는 이유입니다. 박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버블의 기운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경로가 아파트였던 거죠.

 

“강남개발은 4·19세대의 성장과 긴밀한 연관을 맺습니다. 1930년대 중반~1940년대 초중반 태생으로 산업화 흐름에 실무자로서 참여했고, 내 집 마련을 할 시점에 강남이 열렸습니다. 목동 등은 유신세대로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90년대 초중반 내 집 마련 시점이 됐을 때와 맞물리죠. 아파트라는 공간은 아파트에서 가장이 된 세대를 정치적으로 보수화하는데 유의미하게 쓰였습니다. 중산층의 중요한 습속인데, 아파트를 통해 자본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한 거죠. 90년대는 이전보다 경제성장률에 비해 아파트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던 시기에요. 정부에서 투기 억제 정책을 폈고, 엄청난 아파트 공급으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어요. 그러다 노무현 정권 때 아파트 가격이 미친 듯이 뛰었죠.”

 

박 교수, 여기서 중요한 지점을 강조합니다. 10년 주기의 호황, 아파트 건설 등의 과정을 통해 개인과 가정은 아파트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중산층 흐름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아파트라는 공간이 가진 특이성 때문이었던 거죠. 그랬던 것이 IMF 이후 2000년대 초중반에 접어들면서 이전의 아파트 게임과는 다른 룰이 펼쳐집니다. 분양가 자율화 시대가 열리고, 아파트는 포드주의적 주거모델에서 복합 금융-토건 상품으로 변신합니다. 정부-건설업체-소비자로 엮인 관계가 은행-건설업체-소비자의 관계로 변화합니다.

 

정부가 분양가를 폐지하는 것은 중요한 변곡점이 됐습니다. 정부가 빠진 자리에 은행이 들어섰습니다. 은행은 발 빠르게 변신했습니다. IMF 이전 은행의 주요 대출고객이 기업이었죠. 그러다 IMF 이후 대기업의 대출 비율을 낮추라는 압력이 생기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이름으로 건축에 뛰어듭니다. 아파트, 복합금융토건상품으로 바뀝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건설사뿐 아니라 아파트를 사려는 개인에게도 빌려주는 구조를 구축한 거죠. 이 구조에선 은행이 왕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합니다.

 

“이 시기, 아파트 브랜드 광고는 사회악이었어요. 한국사회 전반이 재테크라는 자본소득에 눈 먼 시점이고요. 이 흐름 속에 재건축을 거쳐 이전과는 다른 아파트 게임의 규칙이 생겼죠. 최근 가계부채가 1천조를 넘어섰는데, 내 집 마련이 자기 힘으론 불가능한 시점이 됐어요. 중산층 진입이 어려워지고 중산층조차 양극화가 일어났습니다. 다만 중요한 변수가 있어요. 저출산이 본격화 된 시점은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과 맞물려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을 못하니 애를 안 낳는 거죠.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르지 않고 떨어질 수 있는데요. 저출산 1세대 부모들이 서울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맥락이 이전 30년 동안의 아파트 커뮤니티와는 다르게 갈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강연 2. 아파트공동체 ‘파크리오맘’의 함께하는 즐거움_ 파크리오맘 임유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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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파크리오아파트에 사는 임유화님이 <파크리오맘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고 미달이라는 별명을 가진 유화님은 인터넷카페 파크리오맘을 만든 카페매니저입니다. 2008년 6월 개설한 카페는 현재 회원 수 1900명이 넘어선, 기혼 여성만을 회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주연령층은 30~40대에요. 파크리오맘은 그렇다면 뭐가 특별할까요. 우리가 공감대를 이룬 것은 ‘너도 ‘엄마’ 나도 ‘엄마’’였어요. 제가 첫 아이를 낳고 2006년 분당에 살면서 주위에 친구가 없어서 굉장히 우울했어요. 그때 주변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입주 전에 인터넷카페를 개설했어요. 아이를 낳으면서 예전 친구를 만나기 어려운데, 이웃에 있는 사람은 매일 만날 수 있더라고요. 가장 가까운 친구를 만나게 된 거죠.”

 

이후 2009년 ‘새봄 초록 파티’라는 파크리오맘 제1회 정모를 했고, 4년 만인 지난달 제2회 정모도 가졌습니다. 파크리오맘에는 다양한 소모임이 활발하게 열리는데요. 아이를 중심으로 한 모임을 비롯해 ‘엄마 놀이터’ 모임도 수시로 가집니다. 카페에 등급이 있는데, 같은 등급끼리 만나 파티도 엽니다.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공동 구매라고 하네요. 벼룩시장은 봄가을에 정기적으로 오프라인으로 열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뤄집니다. 회원 수만큼 거래도 상당히 활발하다는 것이 유화님의 설명이고요. 상가의 주체가 소비자, 즉 파크리오맘 회원들이 되는 ‘상가점령’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엄마들이 모이니 정말로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음을 사진을 통해 보여줍니다. 아파트 커뮤니티가 어떻게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어요. 물론 커뮤니티 활동(유화님은 그것을 ‘메뚜기떼’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파크리오맘은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우리는 착한 일도 합니다. 기부 릴레이드림, 나눔 벼룩시장, 기부벼룩, 오픈마켓, 장보기 기부, 공동구매 기부, 엄마 재능 기부, 나눔 음악회 등을 비롯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공유하는 행사도 열고 있어요. 나눔 음악회는 이 모든 것을 다 결집한 행사이고요. 파크리오맘들이 각자의 재능을 기부해서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요. 파크리오맘은 연 2500만 원 이상 기부금을 모으고, 해외 반, 국내 반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유화님은 마지막으로 아파트공동체의 힘과 삶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은 일화를 소개합니다. “마을의 아이는 모두의 아이”이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을 몸소 체험한 것. 유화님이 어느 날, 너무 피곤해서 집에서 깊은 잠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온 아이가 초인종을 누르고 전화를 걸었지만 잠은 그것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엄마가 없다고 여긴 아이는 울면서 놀이터로 갔습니다. 아이가 울면서 오자 놀이터에 있던 다른 엄마들이 아이를 달래고 함께 있어주면서 저녁까지 먹이며 돌봐줬습니다. 뒤늦게 잠에서 깬 유화님,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그 공동체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달은 거죠.

 

“마을이라는 곳은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집 아이가 어떻게 커 가는지 관심을 두고, 아이들의 이름이 뭔지도 아는 곳이 아닌가 싶어요. 삭막한 아파트지만, 파크리오맘은 서로를 알고 아이의 이름을 알고 같이 키워간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도 그런 활동이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놀이터 얘기가 나오니, 관계가 맺어지는 공간으로서의 놀이터에 대해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놀이터는 즉, 공적 공간입니다. 함께 만나고 공유하는 장소. 우리가 아파트 공동체에서 생각할 수 있는 무엇, 놀이터에서도 가능합니다.

 

“시간과 공간으로 제한될 수 없는 사회적 관계가 놀이터에서 발전한다.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학부모가 바비큐 파티에 다른 학부모를 초대하고 그들은 또 그 파티에 친구를 데려간다. 그 관계는 지역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우연한 친목이 그 지역의 지속적인 정체성과 안전을 위한 기본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밀접할수록 공적 공간의 의미는 더욱 중요해진다. 주민들 사이의 우연한 만남은 그들의 동선이 겹치는 모든 도시 공간에서 발생한다. 교차로, 상점 앞, 뒷마당은 물론 놀이터에서도 말이다.”(《도시를 보다》, p.77)

 

아파트, 묻고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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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화님의 두 아이가 20대가 돼도 ‘파크리오맘’은 건재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성장시킨 엄마들의 네트워크가 될 건데, 그런 상상을 해봤나요?

 

(파크리오맘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됐네요. 이미 조금씩 진화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그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많은데, 커뮤니티의 성격이 바뀌고 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아이들 인품을 어떻게 하면 좋게 할까, 어떻게 즐겁게 함께 놀까가 주제였다면 초등학생이 되니 교육에 더 초점을 두면서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자기 주도 학습을 하게 할지로 바뀌더라고요. 그러면서 예전에 활발하게 했던 상담 내용 대신 ‘아이가 삐뚤어졌어요’와 같은 상담이 많아지고 있고요. 한편으로 새로 들어온,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예전에 우리가 했던 고민을 하면서 카페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공동주택 활성화 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공동주택의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데, 박해천님께는 정치경제학적으로 아파트의 가치(값어치)를 향후 어떻게 전망하는지, 임유화님께는 지금과 같은 커뮤니티 활동이 아파트 가격을 향상시켰는지 궁금합니다.

 

(임유화) 카페가 계속 커지고, 주변에 도울 일이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신랑은 행사가 있으면 동네에 현수막을 달러가고. (웃음) 이렇게 열심히 할 거면 아파트 밸류를 높일 정도로 커뮤니티를 발전시키라고 했어요. 어떤 엄마들은 파크리오맘 때문에 여길 못 떠나, 이런 말도 하세요. 아파트 가격은 몰라도 전세 가격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근처에 있는 분들이 파크리오로 굉장히 오고 싶어 하거든요. 같이 살 수 있는 게 많고 정보가 많아서요.

 

(박해천) 아파트에서 커뮤니티 활동이 의미가 있으려면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을 수 있고, 여유분을 외부와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아파트 커뮤니티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거라고 보고요.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향후 아파트 값어치와 관련해 두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우선 아파트 가격이 앞으로 크게 오를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이건 더 좋은 곳으로 옮기기보다 지금 여기서 더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토대가 돼 줄 겁니다. 아파트에서 커뮤니티가 형성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잦은 이주에요. 그 대가로 시세차익을 얻는 거죠. 그런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니 아파트 커뮤니티를 이전과 다른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요인은 한국에서 중산층하면 사교육과 아파트입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20~30대가 사교육 투자를 많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빠 월급보다 자본소득 여유분, 즉 아파트 시세 차익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저축률은 떨어지고, 집이 대신 저축, 즉 돈을 벌어주니까, 근로소득의 상당부분을 자식의 사교육에 썼어요. 그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입니다. 그러나 저출산이 부각되고, 자본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사교육이나 아파트에 자본을 투자할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우리 또래의 부모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커뮤니티 발현도 그런 한 양태이고, 70년대 생은 이전 세대와 달리 서울의 성장과 함께 한 세대입니다. 고향이 서울인 세대가 1970년대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음을 자각하고 있을 거예요. 기존의 중산층 문화와는 다른 희망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파크리오맘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임유화) 입주자대표와 부녀회, 파크리오맘이 어떻게 공생하는지 많이 궁금해 하세요. 제가 생각하기엔 책으로 써도 될 정도로 우호적이고 좋은 관계에요. 자생적인 공동체이고 커뮤니티가 잘 되니 설문조사가 필요하거나 의견을 들을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부탁을 하세요. 우리도 도움을 얻고요. 오프라인 벼룩시장을 봄가을에 열면 주차때문에 민원이 많은데, 너무 힘든 거예요. 그때 관리사무소에 나와서 주차 관리를 해주세요. 또 지금 부녀회장은 파크리오맘 멤버예요. 카페에 부녀회의 일 홍보도 하고 그래요. 그저께 우리는 아파트 커뮤니티가 잘 된다고 상도 받았습니다. 갈등이라면 초반에 있었는데, 대화를 많이 하면서 이를 풀었어요.

 

아파트에 사는 삶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청년들은 아파트에 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파트의 삶을 추천하는지요?

 

(박해천) 제가 적산가옥을 비롯해 기숙사 등 한국에 존재하는 주거 형태에 골고루 많이 살아봤는데요. 아파트가 가장 편했어요. 서울이라는 도시에선 아파트가 가장 쾌적합니다. 왜냐. 남자들이 할 일이 없거든. 2층 양옥집이나 정원을 가지면 남자가 다 가꾸고 손을 봐야 하거든요. 제 아내는 2층 양옥집에 살고 싶어 하나, 해야 할 일 많다며 농담 삼아 말합니다. 한국에 이케아가 들어오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겁니다. 한국의 남편들은 집을 가꾸거나 수리하는 시간이 적고, 하기에도 일이 힘든 거지. 저는 아파트에서 조금 더 살 생각을 하고 있고, 아파트가 좋습니다. 젊은이들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생활양식과 지불 비용, 공간 등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겠죠. 어떤 주거형태가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고, 개인의 선택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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